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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님과 그의 이야기는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뮤직비디오&CF 감독 오세훈 | 2013년 12월호
  • 오세훈 감독은 올해로 10년 차 된 베테랑 감독이다. 김범수, 제국의 아이들, 용감한 형제를 비롯해 우리나라 가수들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가수가 없을 정도라고. 대중문화, 그것도 가장 화려해 보이지만 그만큼 위태롭게 보이기도 하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과연 크리스천 오세훈 감독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예전엔 알지 못했던 하나님을 만난 요즘, 엄청나게 삶이 바빠졌다는 오세훈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한경진 기자·사진/ 한치문 기자, 오세훈 감독

     

    오세훈 감독의 학창시절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재미는 있지만 의미는 없는 시절’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과목 별로 과외 선생님이 따로 있을 정도로 여유있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의 관심은 오로지 공부가 아닌 노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 출석 일수가 절반도 안 됐었어요”라는 말이 당시 그의 상태를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고2 때, 부모님 몰래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산 오토바이로 큰 사고를 당한 후, 다리를 쓰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고 그는 생각했다. ‘내 인생을 이런 식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뒤늦게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헤맨 끝에 그가 생각해낸 건 ‘개그맨’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무대에 나가서 MC를 보던 화려한 과거(?)가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지금과 같은 연출가가 아니라 개그맨이 되기 위해서. 하지만 학교생활이 영 체질에 맞지 않았을까? 학교 교수님조차 ‘주인공을 시키면 학교에 나올까’ 싶어 특단의 조치를 생각하실 정도로 그는 자유분방했다. 하지만 많은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렇듯 그 역시 ‘군대’ 밥을 좀 먹은 후에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게 된다.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생이 된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에 ‘서태지와 아이들’, ‘HOT’, ‘SES’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했던 ‘홍종호 감독’의 조연출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연예계라는 곳은 그에게 완전히 신세계였다. 감독의 말 한 마디로 5-60명의 스텝이 움직이고, 연예인마저도 좌지우지 하는 그 모습에 완전히 매료된 것이다. 비록 담배 심부름, 커피 심부름으로 시작한 조연출 생활이었지만 그는 머지않아 그 현장에서 홍 감독과 같은 ‘갑’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결국 그는 갑의 길로 들어섰다. 그 과정에서 호기롭게 조감독직을 버리고 회사를 열었다가 1년에 고작 2편을 제작할 정도로 폭삭 망하는가 하면, 자존심 다 버리고 아무도 반기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찾아가 싼 값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주겠다고 영업을 다니는가 하면, 성향에 안 맞는 영화를 하겠다고 나섰다가 개봉도 해보지 못하고 엎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오세훈의 맛’을 본 사람들이 그를 찾기 시작하면서 그는 어느새 연예계라는 신세계 안에서 화려하게 자리를 잡아갔고, 지금의 오세훈 감독이 되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서 자만과 교만, 거만이 가득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깨가 귀에 붙을 정도’였다고. 심지어는 ‘성격 까칠하기로 유명한 3대 감독’ 안에 그가 들어간다는 말까지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과거형’으로 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 때문이다. 

     

    그는 친한 연예인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만난 한 포토그래퍼 덕분에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던 교회에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됐다. ‘교회에 오면 여자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는 말에 넘어가서…….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가 그를 위해 ‘믿는 동역자를 만나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매일 새벽마다 하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어머니의 기도 때문일까? 사회에서는 누구도 두려울 것 없었던 그가 한순간에 7주 동안 얌전히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새신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서서히 그를 만나주셨다. 그래서 그가 겪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정말 사소한 일조차도 하나님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살아왔던 ‘대세 오세훈 감독’이, 이제는 하나님께 무릎 꿇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어린 양 오세훈’이 된 것이다.

     

    지금 그는 섬기는 교회에서 ‘문화사역 팀장’을 덜컥 맡았다. 그래서 요즘은 본업을 하는 시간보다 교회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농담 삼아 “교회에다가 집을 지어놓고 잠깐 일하러 나가는 게 나을 정도”로 말이다. 주위 사람들도 그를 ‘오 감독’이 아니라 ‘오 전도사’라고 부르기 시작했지만 그는 그런 소리들이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을 즐기며 원없이 놀아보기도 하고, 사람에게 배신도 당해보고, 폭삭 망해보기도 하고,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만큼 높이 서 보기도 했던 그의 삶이 지금처럼 변해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이 저를 보고 얼굴이 바뀌었대요. 힘들어서 피곤해 하는 건 보이는데 너무 밝다고요. 성령 마사지를 받아서 그런가? 솔직히 예전에는 매사에 찌들고 예민한 상태였지만 지금은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은 교회에서 맡은 일이 많아서 기도를 더 하게 돼요. 마태복음에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는 말씀이 있는데, 저에게도 그런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회에서 맡은 문화사역에 대해서도 부담감이 있지만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교회 밖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요즘 ‘교회’라고 하면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마음을 허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바로 ‘문화’인 것 같아요. 이 일을 위해서 저에게 문화계에서 일하게 하시고 이런 재능을 주셨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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