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은 책이다. 그 인생에는 많은 경험과 성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살아낸 인생 자체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감동과 교훈이 된다.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들어 있다. 그의 생각과 느낌과 경험이 담겨 있다. 그 책에는 그 인생을 만드시고 개입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도 하다. 우리는 마음으로 독서하면서 그 인생에 함께하신 하나님을 느끼고자 한다. 인생에는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가 있다.
죄, 자아, 염려. 우리는 오늘도 이 굴레의 쳇바퀴를 돈다. 그런 다람쥐 인생에서 벗어나 우리를 사람으로 만드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다람쥐인 줄 안다. 예수님은 얼마나 답답하실까? 여기 나는 이미 죽었다고 외치는 소리가 있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의 유기성 목사를 만났다.
취재 김재원 정리 이승연 사진 한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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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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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이 책 처음 쓰실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요?
오래전 이야긴데요. 한국교회는 십자가 복음 하면 속죄의 복음을 강조했어요. 예수 믿으면 죄 사함 받고, 하나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얻어 천국에 간다는. 그런데 제가 목사가 되고 보니까, 로마서 6장에서 걸리더군요. 우리가 예수와 연합하여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우리도 같이 죽었다는 말씀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런 설교를 제대로 못 들어봤으니까요. 그 후로 ‘예수님과 내가 죽었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주석도 보고 묵상도 했어요. 그러다 조심스럽게 설교하기 시작했죠. 예수를 믿으면 자아가 예수님과 함께 죽는 거다, 그래서 새 생명을 얻는다. 처음에는 교인들도 생소해 하더니 점차 마음에 와 닿는다고 하더군요. 부흥집회에서도 설교했더니 반응이 상당히 강하더라고요. 솔직히 제가 설교를 잘하는 목사는 아니잖아요. 내성적이고, 쇼맨십도 없고, 특별한 재주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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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설교는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냥 이야기 형태로 설교하는 유형이죠. 아무튼 교인들이 이 설교에 은혜를 받는 거예요. 그래서 이 내용을 가지고 교재를 만들어 제자 훈련을 시작했고, 책도 쓰게 된 거죠.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원고를 다 쓰고 난 후 4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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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그즈음 돼야 교인들이 이 복음을 받아들였을 테니까요.
맞아요. 한국교회가 십자가 복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던 때에 이 책이 나왔어요. 제목도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으로 하겠다고 했더니, 출판사에서 그런 제목의 책은 잘 안 팔린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복음의 핵심은 이 제목이니까, 그냥 하자고 했더니 출판사에서 양보를 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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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체가 곱씹게 돼요. 표지 사진이 참 마음에 들어요. 어떻게 보면 제목 필체와 사진이 장례식 분위기 같기도 하고요.
하하. 제목에 ‘죽는다’는 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었거든요. 표지 사진도 이 느낌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골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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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말하는 바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를 꼽을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시죠. 그분에 대해 성경적으로 눈뜨게 해주는 책이에요. 스탠리 존스(E. Stanley Jones)라는 인도 선교사님이 간디를 비롯한 인도 지식층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해요. 성경이 말하는 예수와 교회가 보여주는 예수가 다르다. 예수는 좋은데 기독교인은 될 수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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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의 삶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삶과 다르다는 거군요.
자기들이 본 영국교회, 미국교회는 예수를 믿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분 책이 「인도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수」 거든요. 저도 같은 고민이 생겼어요. 결국 정말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고 예수를 믿는다는 건 뭘 어떻게 하는 건가를 말하고 싶었던 거죠.

 

인생의 세 가지 굴레 1.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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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책을 통해 예수님과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제가 짊어지고 있는 인생의 세 가지 굴레가 명확해졌어요. 죄와 자아, 염려. 이것들로부터 자유롭지 않는 한 행복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죠. 이 굴레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우리가 죄의 열매를 맺는 죄의 나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거죠?
그렇죠. 성경이 말하는 예수님은 크게 둘이에요. 하나는 예수님이 누구시냐? 또 하나는 예수님이 어디 계시냐? 한국교회는 예수님이 누구신가에만 관심이 많았어요. 예수님은 그리스도시죠. 정확해요. 그런데 그 예수님이 지금 내 안에 계시다는 거에 대해서는 취약해요. 사실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한 주님이 되시려면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신 걸 분명히 알고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야 해요. 내가 예수님과 함께 이미 죽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생명이 되셨다는 것을 믿고 고백한 순간에 이미 예수 믿는 삶이 시작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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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는 죽은 거군요. 그때가 출발점이 된 것을 모르고 있었네요.
맞아요. 나는 존재 자체가 죄인이거든요. 전에는 옛사람이 육신의 죄성을 갖고 내 안에 살았지만 예수 믿고 그 옛사람은 죽어요.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안 해도 되는 자유를 얻었어요. 예수님이 내 안에 오셔서 내가 죽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부터 예수 믿는 삶이 시작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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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옛 습관이 남아서 가끔 종처럼 살긴 하지만 결코 종은 아니라는 거죠.
마귀가 나에게 유혹해 오면 전에는 대책이 없었어요. 그런데 예수 믿고 나면 나는 죄의 종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믿음이거든요. 종노릇하던 유기성은 죽었어, 나는 이제 예수님의 종이야,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셔. 이게 나는 죽었다는 고백이에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고백을 안 하니까 실제로 예수 믿는 삶을 못 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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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는 고백이 실천으로 나타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저도 이 책을 일주일 내내 읽으면서 묵상했어요. 그러던 중에 다른 사람 실수로 제가 큰 피해를 본 거예요. 평소 같으면 한마디 했을 텐데, 나는 죽었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그 상황을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일상 속에서 복음을 확인하는 거죠. 십자가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과거 사건이에요. 그런데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에게 십자가는 항상 진행 중인 현재예요. 내가 이미 죽었음을 끊임없이 고백하고 누리는 거죠. 1만 달란트 탕감 받은 사람이 100데나리온 빚진 자를 용서 못하는 사건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 두 사건 사이에 ‘30년이 지난 다음’이라는 시간을 개입하면 충분히 가능해지죠. 과거 사건은 쉽게 잊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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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아니라 석 달만 지나도 잊겠죠. 책 중에서 군목 장교로 임관하실 즈음에 고관절 부위를 크게 다치면서, 어린 시절 목회자 가정에서 자라면서 율법대로, 원칙대로 살아온 죄의 깊이를 깨달았다고 고백해 주셨는데요. 특히 모태신앙이나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전적으로 성령님의 역사예요. 요즘 복음을 압축해서 전하다 보니까 자신이 죄인이라는 회개도 축소하는 경향이 있어요. 복음의 핵심은 죄인임을 인정하는 거예요. 이것을 깨닫는 사람이 비로소 주님의 십자가를 붙잡아요. 가끔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의 메시지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요. 안 죽고도 지금까지 예수 잘 믿었는데, 교회 봉사도 많이 하고 헌금도 많이 했는데,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도 안 해봤는데, 하시는 분들이죠. 잘 믿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죄인임을 인정하기 힘들어해요.

 

인생의 세 가지 굴레 2.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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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가 자아인데요. 책에서도 목사님께서 석사학위를 목전에 두고 포기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백해 주셨는데, 우리가 예수 믿어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잖아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것도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해요. 더 좋은 것을 보기 전에는 포기 못 해요. 빌립보서 3장을 보면 사도 바울이 자기에게 유익하던 것을 다 해로 여겼어요. 뱀이나 배설물처럼 말이죠. 그리스도를 알게 됐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눈이 제대로 안 열렸기 때문에 여전히 세상 자랑에 마음이 가는 거예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눈을 뜨면, 사도 바울 같이 되는 거죠.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데 그 복음을 아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고 예수님으로 사는 게 핵심이에요. 열심히 공부해서 교수가 됐을 때 그걸 하나님 주신 복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사명으로 여겨야 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내 욕심은 저절로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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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 일에도 욕심이 생길 때가 있어요. 저도 더 간증하고, 교회에서 더 봉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거든요.
그렇죠. 그런데 김재원 아나운서에게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일은 교회 가서 간증하고 봉사하는 거보다 예수 믿는 사람으로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는 아나운서가 되는 거예요.

 

인생의 세 가지 굴레 3.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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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 염려인데요. 왜 염려는 끊이지 않을까요?
​핵심은 똑같아요. 염려는 복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예수님과의 친밀함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여럿이 함께 식사하러 갔을 때 돈 낼 사람이 있으면 걱정 없이 식사를 즐기잖아요. 근데 내가 내야 되는데 돈이 부족하면 걱정돼서 식사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죠. 그것과 같아요. 예수님은 나와 늘 함께 계시는데 그분이 느껴지지 않는 게 문제인 거예요. 영성일기 쓰면서 매일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실제로 기록하다 보면 친밀함이 깊어져서 그분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느껴지죠. 저는 김재원 아나운서를 잘 알지만 그렇다고 친밀하지는 않잖아요. 그만큼 같이하는 시간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주님과 친밀해져야 염려가 줄어요. 주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뚜렷하게 믿음이 달라요. 어떤 문제를 만났을 때 보이는 반응도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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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온 대로 집회 앞두고 사모님께서 암 선고 받으셨다는 소식 접하셨을 때 정말 막막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둘째 날 저녁 집회 직전이었는데 설교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아내가 암이라는데, 내가 여기서 설교를 해야 하나….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기도했더니, 너 죽었다며? 그렇게 두려우냐? 오늘 저녁에 너 같은 심정으로 오는 사람이 있을 텐데 넌 그들에게 뭘 전하겠느냐? 그러시더라고요. 그날 설교 제목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이었어요. 하나님이 나를 또 한 번 복음 안에서 다루시는구나 생각하고 답을 얻었어요. 집회 끝나고 집에 갔더니 참 놀랍게도 하나님이 아내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셨더군요. 십자가의 복음을 분명히 붙잡으면 삶이 바뀌어요. 그래서 평소에 주님과 동행하고 십자가 앞에 분명히 서 있는 훈련이 필요해요.

 

예수를 의식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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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나님과 친해져야 하는데, 세상 직업을 갖고 사는 우리는 24시간 예수와 함께한다는 개념이 조금 막연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그 문제로 어려워하죠. 어떤 분은 예수님을 24시간 바라보면 예수님도 부담스러우실 거라고 그래요. 하하. 이건 내가 예수님의 생명으로 사는 존재라는 것을 삶 속에서 믿음으로 실천하자는 뜻이에요. 그렇게 살다 보면 누구를 만나도 무슨 일을 해도 모든 순간에 항상 주님을 의식하게 되거든요. 내가 주님을 바라볼 때 비로소 주님으로부터 모든 것이 공급되기 시작해요. 이것이 처음에는 이론처럼 느껴져도 그렇게 한 달 살고, 1년 살고, 3년을 살면 점점 달라져요. 그렇게 주님과 함께 살아본 사람은 누구와 대화하다가도 금방 주님 생각이 나요. 생각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저절로 생각이 나는 거예요. 정말 한번 해보세요.

 

우리 서로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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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이 원론이라면 「우리 서로 사랑하자」는 실용서가 아닌가 싶어요. 앞서 말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을 터득하면 바깥으로 표현되는 것이 ‘사랑’인데요. 우리가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고 있을까 생각할 때 아쉬움이 많아요. 교회가 사회를 변혁시켜야 되는데, 사회가 교회를 바꾸려고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요. 요즘 같은 난국에 어떻게 세상을 이길 수 있을까요? 사실 십자가의 복음도, 영성일기도, 한국교회 개혁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에요.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이길 수 있을까? 저도 늘 고민하는데요. 그 답은 요한복음 15장 5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이 말씀을 실제로 믿고 살아내느냐에 있어요. 개혁을 위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돼요. 대안 제시도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죠. 먼저 한국교회 공동체 안에서 주님의 임재하심이 함께 일어나는 경험을 공유해야 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님을 아는 정도를 넘어서 공동체 전체가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고백을 해야 하는 거죠. 그래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안 하게 되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힘이 거기서 와요. 이때 중요한 영적 에너지가 바로 사랑이에요. 요한 사도가 요한일서에서 말하고자 했던 핵심이에요. 제가 신학교 채플에서 엄청난 체험을 했어요. 요한일서 4장 7절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이 말씀을 목사님이 읽으시는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저는 어려서부터 교회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가 목사님이고, 저는 어려서부터 목사가 될 사람이라고 운명 지어진 사람이었어요. 교회는 무서운 곳이었고, 어른들 싸우는 곳이었어요. 또 교단 정치 문제를 어려서부터 듣다 보니 내가 왜 목사가 되어야 하나, 생각하며 상심하곤 했죠. 그런데 그날 하나님께서 이게 하나님 뜻이고, 우리가 받은 복인데 ‘서로 사랑하자’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혼자서 엄청 울었어요. 그 다음에는 변했죠. 억지로 목사 되는 거라는 생각이 없어지고 교인들이 서로 사랑하는 교회를 만들겠다는 소명이 생긴 거죠. 요한일서 강해를 바탕으로 한 책이 바로 「우리 서로 사랑하자」예요. 
 

목사님은 지금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하세요?
하나님이 정말 나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믿는 거라고 생각해요. 영성일기를 쓰는 것이 제게는 공개적인 일이고, 사람들이 유기성 목사 하면 ‘영성일기’나 ‘24시간 주님 바라보기’를 생각해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공개된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부목사님, 장로님들과 영성일기를 공개하고 살거든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실족하지 않게 하시려는 거구나 싶어요. 지도자의 십자가 중에 하나가 투명성이거든요. 계속 주님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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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은 지금 하나님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어떤 때는 이 일 때문에 내가 돌을 맞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왜냐하면 24시간 주님 바라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이번에도 SNS에서 지금과 같은 시국에 무슨 영성일기냐, 무슨 기도냐, 이런 공격을 받았거든요. 하여튼 때때로는 돌 맞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예수만 바라보자고 말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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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은 왜 이렇게 사세요?
사도 바울이 고백한 내용들이 점점 제 삶에 실제가 되는 것이 마음 한편으로는 기쁘고 또 갈급하기도 해요. 사도 바울도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사실 사도 바울은 신약성경 1/3을 썼고 세계 복음화 문도 열었던 대단한 분인데도, 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의 고백이 저를 먹먹하게 하더군요. 저도 지금까지 누린 은혜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은혜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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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독자에게 인생을 성찰할 수 있는 질문 하나 해주세요.
저는 항상 나 자신이 지금 정상적인 영적 상태에 있는지를 물어요.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이 질문은 예수님과 관계를 묻는 거니까요. 예수님과의 관계가 올바르면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내적인 행복은 확보가 돼요. 내가 어느 순간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면 상황 때문이 아니고 주님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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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에게 죽음은 끝이다. 하지만 믿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다.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고, 이 땅에서도 예수 안에 사는 삶이 시작된다. 죽음이라는 단어마저도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 예수님이 지금 살 곳을 찾고 계신다. 바로 내 안에서 그분은 살기 원하신다. 아니 내가 믿음을 고백한 그 순간부터 이미 내 안에서 살고 계신다. 다만 아직 내가 드러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