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을 나로 살아왔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가끔은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고, 생각 속에서도 나는 나와 싸울 때가 있다.
마치 러시아 인형처럼 속을 열고 또 열어도 또 다른 내가 자꾸 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과연 나는 나를 충분히 인식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
타인과 관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 속에서 나는 나보다는 타인을 더 의식하면서 살았는지도 모른다. 부모, 형제, 배우자, 자녀, 친구, 동료, 이웃, 하루에도 숱하게 만나는 타인들의 마음은 헤아리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나는 내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냥 착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다 보니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라는 책을 통해 내 안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영혼 사용 설명서를 펴낸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장 권수영 교수를 연세대학교 원두우 신학관에서 지금 만난다.

취재 김재원 정리 이승연 사진 김주경

 

 

교수님께 책 읽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일단 책 읽기는 세상을 보는 창문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좁은 집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창문을 많이 만들고, 자주 열고, 더 먼 곳을 바라보면 내 삶도 풍성해지고 다른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가 책 읽기에 있어요. 요즘은 책보다 디지털 이미지를 많이들 좋아하는데요. 책 읽기의 독특한 의미는 틈이 있다는 겁니다. 활자와 나 사이에 있는 틈은 잠시 머무르면서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죠. 디지털 이미지는 빠른 흡수력을 갖고 있어서 보는 즉시 내 생각을 지배하지만, 책은 활자를 통해 보는 의미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의미 사이에 간극이 있어서 내가 다른 뭔가를 만들어 내는 작업도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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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재창조 작업이 이루어지는군요. 책을 꼼꼼하게 읽으시나 봐요?
정독을 좋아해요. 같은 책을 두세 번 읽기도 하죠. 학생들에게도 비판적 독서 보고서를 쓰게 하는데요. 단어를 줄 쳐가며 읽는 것보다 한 번 훅 읽고, 두 번째 읽을 때 머리에 남는 단어 몇 개를 가지고 곱씹어 보는 겁니다. 시편에 주야로 묵상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묵상이란 말에는 단어 한두 개를 곱씹어 본다는 의미가 있어요. 소가 되새김하듯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서 상상하고, 여백에서 재창조하는 작업들이 책 읽기를 통해 나오는 거죠.

 

생산적인 책 읽기네요. 그러면 교수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예전에는 나만의 주 전공을 찾아보려고 애썼어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언가 생각할수록 어떤 한 영역에서 대단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곁눈질을 하고 있어요. ‘옆길 학습’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요즘 같은 융복합 시대에는 학문과 학문의 접점에서 더 많은 깨달음이 있다는 거죠. 깊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학문들을 곁눈질하면서 그 접점에서 생기는 통찰력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더군요. 그런 통찰력으로 글을 쓰면 훨씬 풍성한 글이 나옵니다. 결국 제 전공인 ‘기독교상담학’, ‘목회상담학’도 그런 통찰에서 나온 학문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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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신학과 상담학이 무슨 상관이 있나 궁금해하잖아요?
거슬러 올라가면 철학을 공부한 신학자가 정신분석을 만난 거예요. 정신분석을 공부해 보니, 기독교를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다 싶었죠. 누군가에게 거부당하고 상처 입은 사람이 심리치료사나 정신분석가를 만나서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거든요. 내 능력 때문에 삶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마음이 자유해지고 치유받는 거예요. 신학자가 봤을 때는 칭의 개념과 비슷했던 거죠.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받아들여지는…, 신학에서는 용납이라고 하잖아요. 심지어 심리치료사도 인간적인 한계는 있는데, 영원히 나를 용납하실 분, 하나님은 다 용서하시고 수용하시더라는 거죠. 실제로 목회에 상담학을 접목시키기도 하면서 기독교상담학, 목회상담학이 생긴 겁니다. 앞으로는 학문과 학문의 접점이 더 다양해질 거예요. 최근에 관심 있는 분야는 신경과학인데요. 예전에는 인지과학이라고 해서 ‘사고’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요즘은 ‘정서’에 대한 관심이 늘었죠.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종교성, 도덕성, 영혼, 이런 것들도 과학으로 설명하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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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학문의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경계와 틈새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과정이군요. 앞서 말씀하신 책 읽기의 여백과도 일맥상통하는군요.
깊이보다는 접점에 더 관심을 가지는 거죠. 이것이 제가 이해하는 옆길 학습이고, 또 지금 시대는 깊이가 없다고 뭐라고 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새로운 통찰, 우리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사고를 요구하니까요. 제가 원래 이과 출신이고 미술이나 건축에도 관심이 많았고, 클래식 음악을 하는 아내와 살다 보니까 관심의 폭이 넓어져서 여러 곳에 곁눈질을 하고 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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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길 학습의 최적화된 학자시군요. 하하. 이 책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어떤 마음으로 쓰셨어요?
언젠가는 영혼에 대한 책을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독교를 겉으로 강하게 표방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스며들게 하고 싶었어요. 기독교 출판사에서 책을 내지 않은 이유죠. 일반 도서로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결국은 하나님 이야기를 하는 방법으로 책을 썼죠. 「거울 부모」나 「공감 육아」도 부모 교육을 이야기하다가 결국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마무리되거든요. 일반 독자에게 하나님 이야기로 직접 접근하지 않고, 하나님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늘 고민하면서 글을 많이 썼어요. 그런데 이번 책은 대놓고 책 제목을 ‘영혼 사용 설명서’로 하려고 했어요. 자기를 찾는 데 가장 중요한 핵심이 ‘영혼’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잊고, 혹은 잃어버리고 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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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도 나를 모른다고 하셨는데, 실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잖아요.
요즘은 사람들이 기계에도 영혼이 있다고 봐요. 좋아하는 로봇이 생명을 다하면, 그 로봇을 하늘나라로 잘 보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대요. 일본에는 감성 고양이 로봇을 장례하는 동영상도 있어요. 또 두 발로 서는 로봇의 성능 실험을 위해 밀고 넘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왜 불쌍한 로봇을 괴롭히느냐고 반응하는 것이 현대인입니다. 로봇 안에 생명이 있다고 인식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내 안에 영혼이 있다는 건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생의 마지막 날, 영혼이 쑥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서, 평소에는 우리 안에서 영혼이 뭐하고 있는지, 영혼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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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잃어버렸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면 우리가 찾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숨은 영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스스로 부족한 존재로 느끼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린 것도 사실입니다. 인공지능이 나보다 더 똑똑해 보이는 거죠. 언론에서는 앞으로 사라질 직업들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는 건데요. 동시에 그런 이야기에 젊은이들이 쉽게 동의해요. 요즘 젊은이들이 부르는 ‘자살송’에서, 나는 밥만 축내는 벌레 같은 존재라고 본인을 노래해요. 상대방도 나를 낮춰 볼 거라고 생각하죠. 남의 눈으로 보면 숨 쉴 필요도 없는 존재라고 말이죠. 문제는 우리가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고 산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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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자존감이 낮아진 시대에서 우리는 뭘 놓치고 사는 걸까요?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 있다는 거예요. 모든 생명체에게 주신 선물이 바로 ‘숨’입니다. 이건 어떤 과학자도 못 만듭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을 다 가져다가 노벨 의학상 탄 사람에게 갖다 줘도 숨을 만들 수는 없어요. 숨은 하늘이 주신 선물입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생기를 불어 넣으셨다고 나오죠. 숨과 영혼은 어원이 같아요. 결국 우리 안에 하나님의 숨을 주셨다는 건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혼이라는 신적인 자원을 주셨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모르고 살아요.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힘도 숨에서 나옵니다. 숨의 특징은 전염성이 있고, 혼자 독차지할 수 없어요. 영혼은 나의 삶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과 연결할 수 있기도 하죠. 영혼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영혼 없이 사는 사람들, 영혼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영혼을 활용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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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영혼을 인식해야 한다는 건데요. 책에서 보면 ‘말숨’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믿지 않는 사람들은 창세기에서 말씀으로 세상을 지었다는 것을 이해 못 한다고 해요. 실제로 손으로 만드셨다, 빚었다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 말씀이 저는 ‘말숨’ 같아요. 말에도 숨이 있다는 거죠. 밥 실험 아시죠? 밥을 병에 담아서 이쪽에는 고맙다고 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저쪽에는 밉다면서 차가운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게 밥이 알아들은 것처럼 이쪽에서는 예쁘게 누룩이 피는데, 저쪽에서는 썩은 내가 나고 시커멓게 타들어 가듯이 썩어요. 이렇게 말에도 숨이 있어요. 사람을 살리는 숨이 있고, 죽이는 숨이 있어요. 말 한마디가 우리를 아프게 하고, 심지어 그 말이 결국 나를 진짜 죽이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에 살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자신을 불필요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거절된 사람으로 몰아가고, 목숨을 끊게도 만드는 겁니다. 반대로 따뜻한 말숨은 다른 사람을 살리는 거죠. 자기한테도 적용이 되는 거예요. 어떤 심리학자가 환자들에게 감사일기를 억지로 쓰게 한 거예요. 실제로 몸이 좋아져요. 그런데 실험이 끝나서 안 쓰니까 다시 안 좋아져요.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도 내 안에 있는 영혼에게 말을 거는 거죠. 내가 내 안에 말을 통해서 숨을 불어넣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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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주문의 개념이 아니라 그야말로 말숨에는 긍정적 순기능이 있다는 거군요.
실제로 하인츠 코헛은 인간에게는 숨이 하나 더 있다고 해요. 모든 생명체가 산소를 필요로 하잖아요. 산소가 끊어지면 죽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숨 말고 독특한 숨이 있는데, 바로 심리적 산소가 필요하대요. 산소 없는 곳에서의 생존 가능성보다 심리적으로 다른 사람이 나에게 공감해 주지 않는 공간에서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거죠. 심리적 공간에서 내가 공감을 받는 일이 새로운 숨을 쉬게 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반대로 공감을 잘 못 받는 경우에는 숨이 안 쉬어지는 거죠. 코로 숨 쉬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고 해도 내 영혼이 숨을 쉬지 못하면 내 안에 있는 불안과 공포를 견디기 힘드니까 못 버티는 거예요. 호흡이 나를 지켜주는 겁니다. 그만큼 숨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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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감 욕구는 타고난 본능으로 봐야겠네요. 책에서 말씀하신 ‘내재된 거울’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군요.
갓난아기가 공감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험이 있어요. 갓난아기 하나가 울면 전부 따라 울잖아요. 울음소리가 나니까 그냥 따라 우는 것인지, 함께 마음이 움직여서 아픔을 나누는 것인지는 몰랐죠. 신기한 것이 자기 울음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줄 때는 울지 않는다는 겁니다. 단순히 소리가 난다고 따라 운 것이 아니라는 거죠. 공감 능력은 타고난 것으로 보고 있어요. 신경과학자들은 머릿속에 인식되어 있다고 해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입장을 경험해 보지 않아도 추측할 수 있고 감으로 알 수 있는, 7번째 감각이 다른 사람의 느낌을 마치 내 느낌처럼 알아내는 거예요. 뇌과학자들이 연구해 보니, 실제로 뇌 여러 부문에 마치 거울처럼 다른 사람의 입장, 상황, 느낌을 내 느낌처럼 인식해 내는 신경세포가 있더라는 거예요. 우리 안에 거울과 같은 기능을 하는, ‘거울신경세포’라고 이름 붙은 세포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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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기 위한 기본 장치는 하나님이 처음부터 주신 거였군요.
그렇죠. 그런데 안 쓰면 없어진다는 거예요. 실제로 어린 시절에는 공감을 받고, 나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이런 상호작용을 누구나 하게 되어 있어요. 거울 역할을 해주는 부모 때문이죠. 이걸 제대로 받지 못하면 공감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요. 어린 시절에 중요한 대상을 상실한 경험을 한 후에, 충분한 공감을 주고받지 못하면 나중에 반사회적인 행동을 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해요. 공감 못 하는 사람을 보면 어쩌면 어린 시절에 그런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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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받지 못한 자는 공감할 수 없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하신 대상의 상실은 누구나 경험하잖아요.
그렇죠. 우리는 어린 시절에 대상을 잃어버려요. 태어나면서 엄마가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했다가 결국은 분리를 경험하게 되죠. 그때 엄마를 대신하는 물건을 찾아요. 보통 인형이에요. 인형을 물고 빨면 우리는 더럽다고 하지만 이 아이는 인형을 통해서 하나의 엄마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제3의 영역이라고 하는데, 이 중간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신앙에서도 하나님은 객관적인 분이지만 나만의 하나님으로 인식하기도 하죠. 금발의 곱슬머리 예수님은 서구화된 분이지만 지역에 맞게 토착화된 예수님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해요.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 있는 제3의 영역, 창조성의 영역에서 그 하나님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 하나님은 나만의 하나님이에요. 그러니까 만민을 위한 하나님이고 우주의 하나님이지만, 나와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제하시는 하나님, 나에게 위로와 따뜻함을 주시는 하나님을 우리가 재경험해야 한다는 거죠. 바로 내 영혼이 직접 만나는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은 내 영혼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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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나는 나만의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본질은 훼손되지 않는 개념이군요.
그렇죠. 모든 하나님이 그런 하나님일 때 의미가 있다는 거죠. 모든 만민의 하나님이고 객관성을 담보한 하나님이지만 결국 주관적으로는 나만의 모습을 가진 하나님, 나와 친밀한 나의 하나님이신 겁니다. 나와 일대일 관계를 형성하시는 하나님이죠. 제3의 영역에서 창조성의 주인공은 영혼이에요. 제3의 영역에서 영혼의 힘 때문에 우리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 만민의 하나님, 나와 상관없는 하나님 같지만, 그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만들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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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잊고 사는 내 영혼을 어떻게 하면 작동시킬 수 있을까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가 가훈이라며 이 말씀을 하시는데, 세상에 그렇게 어려운 가훈은 처음 봤어요. 기본적으로 너무 어려워요. 쉬지 말고, 항상, 말이 안 되잖아요. 왜 ‘항상’이라고 했을까? 왜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을까? 저는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에너지를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숨을 안 쉬고 싶다고 안 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숨은 우리도 모르게 쉬고 있어요. 하나님을 상상하고, 하나님과 연결될 수 있도록, 그것도 쉬지 않고 말이죠. 중요한 에너지원을 우리에게 숨으로, 영혼으로 주셨다는 겁니다. 먼저 깨닫고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놀랍게도 우리 기독교에도 영적으로 풍성한 삶을 사신 분들을 보면 숨을 먼저 중요하게 생각했더라고요. 우리가 마음을 주장한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고 있다고 인식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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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 영혼을 의식하고 호흡하는 것처럼 기도하라는 뜻인가요?
예수 기도, 즉 호흡 기도라는 것이 있어요. 우리가 항상 기도한다는 것은 호흡을 주신 분, 호흡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하는 것이죠. 예수 기도는 숨을 들이마실 때 “주여” 내뱉을 때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용은 달라져도 돼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 내 안에 하나님이 출입하시고, 내 안에 채워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다른 사람과 연결하기 위해 영혼을 활성화시키는 데 가장 기초 훈련이 숨쉬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호흡이 우리의 영혼, 즉 제3의 영역에서 상상하는 능력과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님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영혼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영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으면, 지금 우리가 내 자신을 너무 비하하고, 어떤 면에서는 기계보다 못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뒤처진 인간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죠.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혼의 강점을 우리가 훨씬 더 많이 향유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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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내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발견하고 기회를 줘야겠네요. 끝으로 「빛과소금」 독자들이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질문 하나 해주세요.
당신은 지금 당신의 영혼을 느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