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하기

믿음의 사람들은 모두 예수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한다. 평생을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 어떤 이는 성전을 지어 바치기도 하고 많은 금액의 헌금을 내기도 하며, 삼 사대에 걸쳐 헌신하고 수고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모습이 참 아름답고 귀하다. 

하지만, 한 번은 꼭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있다. 

나의 헌신과 수고가 순수한 믿음과 하나님을 사랑해서 나온 것인가? 어쩌면 나의 헌신 속에 내 욕심과 교만이 들어 있지는 않은가? 

주님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헌신을 통해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주는 것을 즐기고 나 스스로 만족해하면서 교만을 키워갈 수 있다.

심하면, 평생 주님을 위해 일했다고, 수많은 헌신과 수고를 했다고 느꼈지만, 그 결과가 좋지 못하고 열매 없이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더 심하면 오히려 주님을 위한 헌신이 아니라 죄를 계속해서 쌓고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의 마지막 열매를 보면 나의 신앙이 어떤 신앙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오늘 솔로몬의 예를 들어보면 더욱 분명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솔로몬을 위대한 왕, 지혜의 왕, 세계 최고의 부자 등 으로만 안다. 하지만 솔로몬은 아름답지 못한 삶을 열매를 맺었고, 솔로몬의 잘못된 신앙과 통치는 이스라엘을 두 나라로 쪼개어 버리는 비극을 낳았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 하나님께 일천 번 제를 드리며 지혜를 얻었던 솔로몬, 전무 후무한 성전을 지어 주님께 헌신했던 솔로몬의 말년이 그렇게 되었을까? 

다윗과 솔로몬의 헌신이 달랐던 점은 순수함이다.

다윗은 절대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했고, 그의 헌신은 온전함이었으며 다른 어떤 것도 첨가되지 않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순숨함으 헌신이었다. 

반면 솔로몬은 하나님의 영광 이름으로 자신을 높이고 자신의 지혜를 자랑했으며 하나님을 이용해서 자신의 교만함과 명성을 앞세우는 순수하지 못한 헌신의 사람이었다. 

아마도 다윗은 고통 중에서 주님을 만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일찍 깨달았다. 그의 헌신은 그런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은혜에 대한 보답의 헌신이었따면  금수저 솔로몬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지만, 인격적으로 만나는 신앙의 경험이 부족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성전을 완공하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솔로몬의 연설을 보면 솔로몬이 어떤 생각으로 성전을 봉헌했는지 알 수 있다. 

‘ 내가 참으로 주를 위하여 계실 성전을 건축하였사오니 주께서 영원히 계실 처소로소이다 하고 (13절)’

솔로몬은 ‘내가’ 라는 주어를 잘 사용한다. 성전을 건축한 것은 바로 자신이다.  13절의 내가는 솔로몬이다.

그런데 이 ‘내가’ 라는 단어를 하나님과 동급으로 놓고 있다. 솔로몬이 연설하면서 하나님이 이렇게 하셨다고 말 할 때 역시 하나님의 관점에서 ‘내가’ 라는 단어를 쓴다. 

‘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내 이름을 둘 만한 집을 건축하기 위하여 (16)’
 
‘ 여호와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마음이 있으니 이 마음이 네게 있는 것이 좋도다 그러나 너는 그 성전을 건축하지 못할 것이요 네 몸에서 낳을 네 아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리라 하시더니 (18-19)’

위의 내가는 하나님이 자신을 말하는 ‘내가’ 이다.

‘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내 아버지 다윗을 이어서 일어나 이스라엘의 왕위에 앉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고 내가 또 그 곳에 우리 조상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실 때에 그들과 세우신 바 여호와의 언약을 넣은 궤를 위하여 한 처소를 설치하였노라 (20-21)’

위의 내가는 솔로몬의 ‘내가’이다.

백성들에게 연설을 하면서 하나님의 ‘내가’ 와 자신의 ‘내가’를 함께 사용하면서 솔로몬의 위상을 하나님급으로 올려놓고 있다. 오늘 본문 묵상을 읽는 독자들도 이 ‘내가’ 가 누구를 가르치는지 모호함을 느낄 정도이다. 

물론 솔로몬이 위대한 왕으로 삶을 마쳤고 다윗과 같이 순수한 왕으로 인정된다면 오늘의 이런 문장이나 연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의 결론을 알고 솔로몬이 어떤 마지막을 맞이했는지 알기 때문에 역으로 그의 연설을 통해 왜 솔로몬의 마지막 열매가 그렇게 맺혀 졌는지 유추해 보게 된다.

당신의 헌신과 수고는 순수한가? 혹시 내가 하지 않는가? ‘내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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