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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가 누구냐고? 양떼들의 목사!
양떼 커뮤니티 이요셉 목사 | 2019년 03월호
  • 이요셉 목사는 그 이름도 순수한 ‘양떼 커뮤니티’의 운영자다. 하지만 그 양떼가 그 양떼가 아닌 것이 포인트. 그는 집을 나와 떠도는 아이들, 범죄와 폭력에 빠진, 소위 ‘양아치떼’를 돌보는 그들의 아버지이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김주경 기자

     

    일찍 결혼한 나는 이십 대 초중반의 나이에 서울 한 교회의 전임 전도사로 부르심을 받았다. 청소년부와 청년부, 예배팀과 그밖의 교회 행정을 감당하면서 교회의 많은 일들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 최선을 다해 섬기다 보니 나름 교회 공동체에서 인정받고 칭찬받는 사역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시간에 교회의 잠긴 문을 따고 들어와 본당에서 술 파티를 벌이고 잠이 든 가출 청소년들과 지하 주차장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지역의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교회 문을 따고 들어와 술판을 벌이고는 서로 부둥켜안은 채 자고 있는 아이들, 시도 때도 없이 지하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워대 아무리 치워도 산처럼 쌓이는 담배꽁초와 불법으로 주차된 오토바이들, 그리고 그것을 언짢게 여기며 나를 닦달하시는 어른들…. 그 사이에서 나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교회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참 많이 고민했다.
     처음에는 교회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아이들을 내쫓고, 교회 문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자물쇠도 여러 개 채워 더 단단히 문을 걸어 잠갔다. 아이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계단 밑 어두컴컴한 창고 입구는 철창으로 막고, 지하 주차장에도 자동 셔터 문을 달아 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철저히 방어를 하면서 교인들만을 위한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교회를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흡사 감옥처럼 보였다. 철창과 자물쇠, 자동 셔터 문으로 굳게 닫힌 모습을 보니 마치 주님이 감옥에 갇혀 계신 기분이 들었다. 과연 복음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교회에 속한 교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권 같은 것인가?
     오랜 근심과 고민 끝에 교회에 오는 녀석들을 내쫓지 않고 품기로 결단했다. 이것은 내 개인의 결단이었고, 이 결단의 첫 단추는 단연 손해와 희생이었다. 새벽에 술에 절어 오는 녀석들을 일일이 깨워서 교회 앞 24시간 국밥집으로 끌고 가 밥을 먹이기 시작했고, 담배 피우는 녀석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재떨이를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주일 아침 청소년부 예배에 술에 만취한 녀석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교회는 기존의 청소년들보다 위기 청소년들, 가출 청소년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비록 느리고 미숙하게 흘러갔지만 그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진 것이다. 교회와 예수와 신앙을 철저히 무시했던, 아니 어쩌면 혐오했던 녀석들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예수님을 알아 갔고, 그러면서 그들의 삶에 조그마한 파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녀석들은 현재 예배팀, 영상팀, 전도팀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가장 중추적인 일꾼들이 되어 각자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 이요셉 목사의 책 <지금 가고 있어> 중에서.


    # 어린 시절, 학교에서 같이 잘못을 했는데 대형교회 목사의 아들인 친구는 봐주고 개척교회목사의 아들인 자기만 혼난 것에 상처받은 뒤로 그의 꿈은 ‘대형교회 목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사역지는 대형교회가 아닌 새벽 거리가 되었고, 그의 성도들은 소위 말하는 ‘양아치’, ‘위기 청소년들’이 되었다. 하나님의 계획은 그의 생각과 전혀 달랐던 것이다.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처음에는 경악할 만한 사연들에 충격의 연속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이야기에도 의연하다. 무뎌진 것이 아니다. 이제야 그 아이들의 중심이 보이는 것이지.
     며칠 내내 아몬드 몇 알로 끼니를 때우며 예배 후에 먹일 간식비를 모았더니 홀랑 훔쳐가고, 고기를 사 먹이며 예배에 나오기로 약속을 받았는데 주일이면 잠적하는 일들을 수도 없이 당했지만, 이요셉 목사는 그들 안에서 선교사의 기운이 숨겨져 있음을 느낀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 친구들을 선교사로 키우시기 위해 심어놓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선교사는 어디에 가더라도 스스로 생존하고 개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친구들은 거리에서 지내서인지 생존력 하나만큼은 엄청나요. 그리고 선교사들의 사역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대체로 가족인데, 우리 아이들은 얽매일 가족이 없죠. 게다가 이 친구들이 소년원에서 취득하는 자격증들을 보면 죄다 건물 짓는 것, 배관, 조리 같은 것들이에요. 어디에 가도 터를 잡고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이 있죠.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성향이 선교에 딱이에요. 일반 사람들은 ‘때리고 싶지만 그러면 안 되지’ 하고 마음으로 행동을 절제하지만 이 친구들은 ‘때리고 싶다’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주먹이 나가요. 그래서 잘못을 할 때도 많지만 이런 단순함과 열정이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만나면 파급력은 엄청날 거예요.”

    # 듬직한 체구,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만 보면 그에게도 무언가 아이들과 비슷한 과거가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요셉 목사는 모태신앙인에다 목회를 하시는 부모님을 도와 고3 때 차량봉사에 나설 만큼 정통교회에서 착실한 신앙인으로 자랐다. 그래서 새벽마다 아이들을 모으러 나가는 술집도, 클럽의 조명도, 밤거리도 무언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 그냥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만 싶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며 회의감에 빠져 있을 무렵, 하나님은 아이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하셨다.
     “제가 ‘청소년 사역은 배신과 회심의 연속이다’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그게 하나님 앞에서의 제 모습이더라고요. 애들의 모습과 하는 말들 속에서 자꾸 제가 보여요. 그래서 홧김에 그만두고 싶다가도 ‘그래도 품자. 저게 바로 나야’라는 마음이 생기면 포기할 수 없게 돼요. 제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하나님이 이 일 속에서 저를 다듬어 가시는 과정인 거죠. 하나님께서 오죽하셨으면 이런 귀한 애들을 보내셔서 나 같은 놈을 깎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지금 작은 공간을 마련해 학교를 세웠다. 그곳에서 양떼들을 가르쳐서 선교사로 내보내겠다는 비전을 주셨기 때문이다. 이제 그의 꿈은 사십 세가 되면, 아이들이 정착한 선교지들을 돌며 순회 선교를 하는 것이다. 그의 꿈이자 하나님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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