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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보람, 그의 드라마
크리스천드라마 감독 이보람 | 2017년 04월호
  • #드라마감독
    #드라마
    #선교단체<케어코너즈>간사
    #교회청년부전도사

     

    그를 부르는 직함은 참 여러 가지다. 감독 이보람, 간사 이보람, 전도사 이보람.
     직함이 여러 개인 만큼 사연도 다이내믹할 것 같다. 실제로 그랬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꼬맹이 시절, 그는 하루아침에 치과 의사의 아들에서 선교사의 아들이 되었다. 난데없이 떠나게 된 아버지의 선교 훈련지 미국, 그리고 파송받게 된 선교지 말레이시아. 어린 나이에 친구를 사귈 만하면 헤어지고, 친해지면 헤어지고 하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다행히도 그는 새로운 곳에 가면 또 그곳에서 잠재된 적응력을 발휘하는 개구쟁이였다. 그의 말레이시아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선교사가 뭘 하는 사람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치과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선교사가 된 그의 아버지를 “대단하신 분”이라고 귀가 따갑게 칭찬하는 걸 보면, 분명 대단한 일을 하시는 것 같긴 했다. 아버지를 통해 치료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 보람된 일을 하시는 것도 확실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건 다 해도 선교사는 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아버지 주변에서 늘 보아 온 선교사님이라는 사람들은 성경책 하나 들고 힘겹게 살아가고, 늘 무언가를 기도로 간절하게 구해야만 하고, 누군가의 후원이 필요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이후 왠지 아버지를 이어 선교사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마음의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는 애써 부인했다. ‘대단하신 건 알겠는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 누구를 위해서 사는 삶이 아니라 좀 더 누리며 살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 뉴질랜드에 있는 한 대학에 입학까지 했다. 물론 카메라 한 번 만져보지 못하고 그만 두긴 했지만.
     그랬던 그가 결국에는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아버지인 이아브라함 선교사님이 대표로 계신 전문인 선교단체 <케어코너즈>의 간사가 되어, 그리고 한 교회의 청년부 전도사님이 되어, 무엇보다 크리스천의 삶에 대한 물음을 계속해서 건네는 드라마 의 감독이 되어 이 자리에 서 있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김주경 기자

     

     

    sena 선교사만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결국 신학교에 가게 되셨네요? 어떤 사연인가요?
    이보람 감독 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 보니 바로 카메라를 들고 영화를 찍게 될 거란 제 예상과 달리, 이론만 실컷 배우고…. 아니다 싶어서 학비도 벌 겸 한국으로 들어왔죠. 당시에 영어 과외를 했는데, 아르바이트 시급이 3,300원 정도 할 때, 저는 시간 당 3-4만원은 벌었어요. 돈 버는 게 정말 쉽더라고요. 그때 완전히 돈독이 올라서 4년치 학비는 물론, 뉴질랜드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거 실컷 하려는 생각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돈을 벌었어요. 그런데 돈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하나님과 점점 멀어지더라고요. 패션에도 신경이 쓰이고, 사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요. 그러던 중에 군대를 갔는데, 군대에 가니까 하루하루 간절한 기도가 절로 나왔어요. 좋은 부대에 가기 위해서, 좋은 선임을 만나기 위해서…. 거의 하루 24시간, 행군을 하면서, 밥 순서를 기다리면서, 매 순간을 속으로 기도하면서 지냈죠. 그런데 하나님이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제 기도에 섬세하게 응답하셨어요. 하나님이 하신 게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요.

     

    sena 어떤 응답들이었나요?
    이보람 감독 추운 날 너무 배가 고파서 “추운데 일찍 밥 먹고 싶어요”라고 하면 맨 마지막 순서였던 저희 조가 갑자기 맨 처음에 먹게 된다든가, 정말 힘든 날 “오늘 정말 훈련 받기 싫어요”라고 기도하면 그 순간 비가 내린다든가. 하나님이 하셨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크고작은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는 거예요.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시구나 싶었죠. 그렇게 순간순간 하나님을 경험하던 끝에 신학교에 가야겠다는 마음까지 주셨어요. 어릴 때부터 선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주셔도 계속 부인했는데, 군 생활을 하면서 마음에 확신이 생긴 거예요. 그 무렵 아버지와 다니던 교회 목사님을 통해서도 제대 하자마자 신학교에 가라는 권면을 받았어요. 제대 날짜는 4월이고 신학교 입학은 3월인데도, 간절히 구하면 다니게 해 주실 거라면서요. 사실 군대에서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sena 그러게요. 4월이 제대인데 어떻게 3월에 입학을 하게 되신 거예요?
    이보람 감독 군대에서 조교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부대에서 영상 제작이 가능한 사람을 찾던 중에 저를 찾게 되신 거예요. 처음에는 영상을 한 편 제작하면 4박 5일 휴가를 주신다고 해서 진짜 목숨을 다해 만들어 드렸죠. 그 영상을 계기로 다른 부대, 다른 부서들, 심지어는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까지 만들게 됐어요. 그때 영상을 하나 제작할 때마다 휴가를 받았는데, 보니까 남은 휴가가 제대 날짜보다도 많게 생긴 거예요. 그래서 군 관계자 분께 말씀드렸더니 선처해 주셔서 제대를 2-3달 앞두고 평일은 외부에서, 주말은 군대에서 지내는 반 민간인 같은 생활을 하게 됐죠. 하나님께서 그렇게도 일을 풀어 주시더라고요.

     

    sena 와, 정말 희한한 경험이네요.
    이보람 감독 재미있는 게, 제가 드라마 를 한 달에 한 편씩 제작했거든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장소와 배우 섭외, 촬영에 편집까지 혼자 하면서 한 달에 한 편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 훈련을 군대에서 시키셨어요. 군에서는 30-40분 되는 영상을 2-3주 안에 만들어야 하고, 콘티부터 촬영, 나레이션, 편집까지 모두 혼자서 했거든요. 당시에 한 6개월 동안 70-80개 넘는 영상을 만들면서 ‘군대는 정말 무식한 곳이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만약 그때 그런 빡센(?)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드라마 작업을 하는 건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또 군대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후임을 만나고, 그 친구를 통해서 보수 없이 헌신해주는 배우들을 만나게 된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은혜예요.

     

    sena 이 순간을 위해서 엄청난 훈련을 시키셨네요. 그럼 드라마 는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이보람 감독 선교단체 <케어코너즈> 대표로 계신 이아브라함 선교사님이 9년 동안 기도하고 선교지를 다니시면서 얻은 선교 현황과 전략들을 글로 남기셨어요. 정말 중요한 내용이었지만, 긴 글을 사람들이 읽을 것 같지 않아서 영상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시도했죠. 그렇게 총 6편의 선교 영상을 만들었는데, 그중에 동성애에 관한 내용의 영상이 여러 곳에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사역의 문이 열렸죠. 내친김에 선교를 위해 청년들을 독려하자는 생각으로 집회를 기획했는데요. 집회를 준비하다 보니 정작 청년들의 관심은 선교보다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 삶의 문제더라고요. 그래서 모인 청년들과 복음적인 삶에 대해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던 끝에 만든 것이 바로 < Life > 예요. 단순히 회사 가고, 돈 벌고, 경쟁하는 인생을 살기보다 우리가 왜 태어났고, 하나님은 어떤 걸 원하시는지 나눠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드라마죠.

     

    sena 무척 생활밀착형 소재인데, 그 안에서 복음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죠?
    이보람 감독 사실, 저희 드라마에는 ‘예수’라는 단어가 나온 적이 없어요. 많은 분들이 크리스천 드라마라고 해서 종교적인 색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죽을 고비까지 갔다가 죽기 직전에 회개하는 내용, 뭐 그런 거요. 물론 그런 내용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보다 청년들의 일상을 그대로 다뤄보고 싶었어요. 단순히 ‘기도해보자’라고 말하기보다는 기도하러 가기까지 갈등하는 내용, 사랑하기를 선택해야 하는데 되지 않아 갈등하는 이야기들, 인간 안에 있는 욕구들과 그것 때문에 갈등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거죠.

     

    sena  < Life > 를 보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크리스천의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제 드라마는 8편으로 잘 마무리되었는데, 앞으로는 또 어떤 사역들을 하게 되실까요?
    이보람 감독 저는 아버지를 보면서 철저하고 완벽한 계획과 준비가 다 옳은 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원래 분 단위로 계획해서 생활하시던 아버지였지만 다 내려놓고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걸 많이 봤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상을 만드는 게 너무 좋으니까 평생 이 일을 하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언젠가는 아버지처럼 선교지로 나가게 될 걸 알고 있죠. 물론 거기에서도 영상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만, 지금은 하나님께서 무엇을 시키시든지 한눈팔지 말고 시키는 일에 순종하도록 모든 마음을 열어놓고 싶어요.

     

     

    * senatv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 https://youtu.be/UEe5jFHCF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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