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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 영혼을 위한 영화, 그 선한 영향력
영화감독 '유대얼' | 2011년 11월호
  • ‘기독교 영화’라고 하면, 아마도 간증, 혹은 선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생각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독교 영화 대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유대얼 감독의 . 이번 달에는 유대얼 감독을 만나 그의 영화, 그리고 미디어 분야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사진을 보고 누군가를 연상했을 것이다. 감독님은 가수 나얼과 쌍둥이 형제이기도 하다.   

     

    준비시키신 하나님, 그가 준비해놓은 길

    유대얼 감독은 소위 모태신앙인이다. 하지만 그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건 중학교 1학년 때 수련회를 통해서다. ‘왜 교회에 다녀야 하는가’를 알게 된 그날 이후, 그의 활동 영역은 학교와 학원, 집이 아니면 언제나 교회였다. 고등학교 때는 기독 중창단 활동을 하면서 선생님께 “제 정신이냐?”라는 핀잔까지 들었지만, 그는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고3이 되어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등수가 30등이나 떨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이한다. 그것이 그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 혹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타이밍’이지 않았을까? 

     

    “고3 때‘내가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예능계열 쪽으로 마음이 쏠리더라고요. 사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중창단 포스터를 만들곤 했거든요. 아마 하나님께서 예술 쪽으로 준비시키셨나 봐요. 그런데 미술 기초나 실기 공부를 하지 않아서 예술대학에 지원도 하지 못할 상황이었는데, 우연히‘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곳을 알게 됐어요. 수능도, 입시미술도 보지 않고 독특한 전형으로 학생을 뽑더라고요. 그 무렵 하나님께서 그 학교 입시를 위해서 저를 가르쳐줄 크리스천 선배도 붙여주셨죠. 그래서 선배와 함께 한 2-3달 정도 정말 재미있게 입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 친구들은‘수능 공부 안 하냐? 미쳤냐’라고 했죠.”

     

    광고쟁이, 영화감독 되다!

    ‘디자인’이라는 단어에만 꽂혀 ‘영상디자인과’에 지원하고 떡하니 합격한 그.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부터 그의 눈에 ‘영상’이라는 영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졸업과 함께 자연스레 광고쟁이가 되었다.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한 광고쟁이 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주 7일 근무에 출퇴근 시간도 없이 바쁘게 보낸 7년. 그렇게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치며 지쳐있을 때쯤,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영화’였다. 

     

    “물론 좋은 광고들도 많이 있지만 대체로 상업 광고는 상품을 보기 좋게 포장하고 홍보하는 일이라 영혼을 살찌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항상 강조하는 것들도‘모던’,‘럭셔리’,‘최신 유행’같은 것들이고요. 그런 점에 있어서 조금씩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영화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고, 주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담을 수 있죠. 특히 단편영화에서는요. 그래서 단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 만든 <더 브라스 퀸텟>은 작업 과정도 정말 재미있었고, 결과도 좋아서 정말 감사했어요”

     

    유대얼 감독의 첫 기독 단편영화‘DUO’

    <더 브라스 퀸텟>은 유대얼 감독이 군복무 시절 소속되어 있던 군악대의 경험을 끄집어내 만든 영화이다. 그런데 그를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한 이 작품은 수많은 수상 경력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까지 가져다주었다. 바로, 이 영화를 본 크리스천 문화사역 단체에서 그에게 기독교 영화 제작을 제안한 것. 그래서 탄생한 것이 두 학생이 서로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음악 영화 이다.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그가 고민한 것이 있다. ‘기독교 영화라고 해서 교회를 꼭 전면에 내세워야 하는가’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그는 이 시대를 위한, 또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의 교회를 그려낼 수 있었다.

     

    “대부분 영화에서 교회나 목사님에 대한 이미지가 촌스럽게, 혹은 부정적이게 묘사되곤 해서 저희도 교회를 전면에 내세우기가 걱정이 됐었는데, 결국엔 교회를‘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회복이 있는 장소’로 아름답게 그리기로 했어요. 그 과정에서 이 영화의 소재인‘음악’이라는 요소가 좋은 다리 역할을 한 것 같고요. 메인 곡으로 찬송가(십자가를 질 수 있나)를 사용했는데, 편곡도 잘 됐고 연주도 잘 되어서 정말 감사해요.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을 위해 하나님께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붙여주셨는데요. 재미있는 건 한명 한명씩 모아놓고 보니 신기하게도 각자 다 다른 교파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우리 교회’,‘우리 교단’을 떠나 하나님의 일은 이렇게 합력해서 선을 이루는 것이라는 걸 경험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작업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은혜로운 시간이었죠.”

     

    ‘한 생명’을 위한 영화 만들기

    크리스천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까지 이 물음은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이고 타락한 세상을 반영하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인정받는 요즘, 소위 ‘착한 영화’를 내놓는 것이 어쩌면 시대에 동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그 혼란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의 영화를 본 한 관객이 직접 찾아와 “요즘 신앙생활이 너무 안 좋았는데 영화를 보고 너무 감동받았다.”고 하는 통에 말이다. 그때,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이 한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이 영화를 만들게 하셨구나. 내가 만족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만족하시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솔직히 숨 가쁘게 광고나 영화 작업을 하다보면, 이게 하나님을 위한 일인지, 나를 위한 일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깨달은 게 있죠. 누구든지 각자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복음전파의 시작이라는 사실을요.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명령이‘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거잖아요. 그게 바로 모든 크리스천의 비전이 되어야 하죠. 우리가 사람들에게‘예수님 믿으세요’라고 직접적으로 전하지 않아도 각자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나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알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선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꼭 기독교 영화가 아니더라도 예배로 준비하고 한 영혼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특히, 이 시대는 미디어가 사람들을 좌지우지 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아무리 메시지가 좋다 해도 담는 그릇이 좋지 않으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니까요. 그만큼 책임감이 커요.”

     

    광고와 영화, 그 사이에서

    어찌보면 영상, 미디어 분야는 가장 변화에 민감한 곳이다. 특히, ‘광고’는 그 문화를 선도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영화’는 최신 트렌드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교적 긴 숨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같은 듯 서로 다를 것 같은 이 두 분야에 몸담고 있는 유대얼 감독이지만, 그는 흥미롭게도 ‘광고 일은 나에겐 일종의 훈련’라고 말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긴 했지만, 광고를 통해서도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것 또한 보람된 일이죠. 그리고 이 광고 작업을 통해서 얻는 노하우와 스킬들을 영화 작업이나 제가 하는 다른 작업들에 적용한다면 하나님께 더 크게 쓰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만약 영상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어떤 기술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꿈을 잃지 말고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저 역시 광고 일이 조금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 자리에 안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여러분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말고 항상 처음에 내가 꿈꾸던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도전하기 바라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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