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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들이 남기고 간 선물
탤런트 이광기 | 2011년 06월호
  • 지난 5월에 열렸던 ‘아이티 어린이를 위한 자선음악회’를 앞두고,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 탤런트 이광기 씨를 만났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석규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간 이후, 절망과 슬픔으로 소위 ‘은둔’한다 해도 누구 하나 그에게 손가락질 할 수 없었을 텐데, 그는 그렇게 슬픔 속에만 빠져 있지 않았다. 하나님 나라에 가기 전, 석규가 그린 아빠의 얼굴을 티셔츠에 새기고, 그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석규가 아이티 아이들에게도 그에게 전해주었던 기쁨과 사랑을 다시 보여주기를 소망하면서…….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한치문 기자, 월드비전 홍보팀

     

    ……… 울고 싶다…… 보고 싶다…… 

    하지만 남은 가족 위해 울지 않을 거야 

    석규야~~~ 하나님 저에게 힘을 주세요…… (2009. 11. 18)

    석규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그 아이가 천국으로 갔을 때,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고, 모든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로웠죠. ‘왜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런 아픔을 주시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아이를 보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 석규는 하나님이 7년 동안 내게 맡겨주셨던 거고, 이제 다시 하나님께로 간 거야.’라고 말이에요. 사실, 석규는 하나님의 아들이잖아요.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우리에게 잠시 보내주신 거고, 아이를 통해 저희 가족에게 행복과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셨던 거죠. 

    그래서 석규가 하나님 나라로 간 뒤에는 제 기도제목이 바뀌었어요. “하나님, 석규가 우리 곁에는 없지만 이제 다른 누군가에게 기쁨과 사랑을 전하는 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해 주세요.”라고요.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셨고, 그 후로 아이티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힘들게 가져간 300여 벌의 석규 옷. 

    이 옷 하나 하나가 이 아이들에게 갑옷이 되어 조금이나마 고난과 슬픔을 막아주길... 

    개인적으로 소망한다. (2010.2.21)

    2010년 1월에 아이티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곳에서 가족을 잃고 갈 곳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아이티를 위해서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직접 제가 그곳에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더라고요. 사실, 막상 아이티에 가게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나 혼자도 힘든데, 왜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를 보내려고 하실까’ 하는 마음 때문에요. 하지만, 무작정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티로 향했죠. 우리 석규가 입던 300여 벌의 옷들 가지고요. 

    실제로 제가 아이티에 도착해보니 상태가 너무 심각하더라고요. 모든 것이 폐허로 변했고, 사람이 제대로 잠을 자고 지낼 수 있는 곳조차 전혀 없을 정도였어요. 나라 전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워낙 큰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복구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런 곳에서도 아이들의 눈망울은 너무도 순수하고 예뻤어요. 

     

    자식을 잃은 부모와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 위해서… 떠난다……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2010.2.11)

    아이티에 가서 지진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만나 석규가 입던 옷들을 입혀주었어요.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자기에게 닥친 슬픔이 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선물을 주니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유독 한 아이가 눈물을 촉촉하게 적신 채로 절 쳐다보고 있었죠. ‘세손’이라는 아이였는데, 다가가서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글쎄 우리 석규와 동갑인 거예요. 어린 나이에 큰 아픔을 겪고, 동생과 서로 의지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 아이를 보고, 저는 제 안에 있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 또한 아픔과 상처가 있고, 가족들 역시 예전 석규가 있던 행복했던 때로 돌아갈 순 없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자고 결심하게 됐죠.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아이티에 계신 선교사님께 전화가 왔는데 세손 형제가 배식을 받던 중에 총상을 입었다는 거예요. 너무나 충격을 받았죠.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을 또 주시나’하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당장 달려갈 수도 없기 때문에 그저 하나님만 붙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어요. 며칠 뒤에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을 받았는데, 세손이 동생과 함께 붕대를 감고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는 사진이었어요. 제가 걱정할까 봐 그런 사진을 보낸 거예요.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제가 그 아이티 아이들을 품고 기도하면서 뭔가 하기 원하신다는 것을 느꼈죠.

     

    주님과의 통로역할을 해주는 석규야, 고마워.

    아빠도 주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하실 거라 믿고 기도할게.파이팅 하자!! (2010.5.3) 

    아이티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안 뒤로 과연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해마다 <자선 미술 경매> 같은 행사를 통해 아이티를 위한 일들을 시작했죠. 지난 5월 14일에는 <We Believe Haiti>라는 콘서트도 열었어요. 기왕이면 아이티를 돕는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향해 시간을 드리고, 믿음을 더 단단히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감사하게도 소향, 헤리티지, 추가열, 송솔나무 등 바쁘신 분들이 흔쾌히 동참해 주셨고, 무엇보다 저와 친한 ‘부활’의 김태원 씨도 함께해 주셨죠. 

    사실, 모든 게 쉽지 않았어요. 모두 바쁘신 분들이고, 콘서트를 열기 위해서는 비용도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행사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만약 제가 하려고 했다면 이 중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거라는 점이에요. 제 뒤에 누군가 계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하나님 말이에요.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나 기업들에게서 도움을 받게 하시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다 채워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느낀 게 있어요. 제가 하나님이 주신 열정으로 이것저것 일을 저질러 놓으면 하나님이 알아서 다 수습해 주시고 채워주신다는 걸요. 

     

    하나님 아버지, 이곳이 사랑과 축복의 땅이 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드리옵나이다. (2010.2.11)

    ‘고난은 위장된 축복’이라는 말이 있죠? 저는 그 말을 확실히 믿어요. 사실, 이런 믿음을 갖기 전에 저는 신앙생활을 했지만 사실 내 편의에 맞춰서, 내 시간과 형식에 맞춰 하나님을 대하면서 살았어요. 기도를 해도 ‘잘되게 해 주세요’, ‘이것을 주세요’라고 바라는 기도만 했죠. 그런데 우리 석규를 통해 살아 계신 하나님을 체험하게 됐고, 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죠. 아마 저에게 이런 고통이 없었다면 아직도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당한 아픔과 고난이 축복이라고 확신해요. 

    무엇보다 저에게 아이티에 대한 마음을 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요. 이제 8월에 다시 아이티에 들어갈 예정인데, 여러분도 아이티가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기도와 후원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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