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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님과 한 문화선교사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요”
개그우먼 정경미 | 2008년 05월호

  • ‘국민요정 정경미’. 한동안 이 단어가 인기검색어 1위에 등극한 적이 있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에서 ‘왕비호’로 활약하고 있는 남자친구 윤형빈 씨가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외친 한마디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새로운 ‘국민요정’으로 등극한 그녀를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만나보았다. ‘터질라’, ‘문화쌀롱’ 등에서 봐왔던 섹시하거나 엉뚱한 이미지와 달리 발랄, 상큼했던 그녀와의 담소현장으로 다같이 떠나보시죠.

    취재/ 한경진 기자, 사진/ 한치문 기자

     

    요즘 ‘국민요정’으로 불리시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아우~ 국민요정은요 무슨…. 국민 요정이 되려면 김연아 급은 돼야 되는데, 나이 먹어서 국민 요정이라고 하니까 민망해요. 주위 사람들이 놀리기도 하구요. 사실, 방송에서 제 얘기를 한다는 건 들었는데 무슨 말을 할지는 몰랐거든요. 그런데 ‘국민 요정’이라고 하는 걸 듣고는 정말 몰랐어요. “어!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요즘엔 좋아요. 오히려 말 안 해주면 조금은 섭섭하더라구요.(웃음)

     

    정경미 씨가 신앙인이라니 참 반가웠어요. 처음에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게 되셨나요?

    원래 집안이 모두 기독교인데, 우리 집만 교회에 나가지 않았죠. 그러다 오빠가 유치원 때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교회에 가면 먹을 것도 주고, 재밌는 것도 많이 했으니까요. 그때 엄마께서 오빠를 찾으러 교회에 가시고, 저도 따라가면서 교회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게 됐죠. 본격적으로 교회에 다니게 된 건 이사를 하면서 큰아버지께서 목사님으로 계시는 교회에 선교원이 있었는데 제가 친척이라는 이유로 공짜 다니게 되면서였어요.

     

    어릴 때 교회에 대한 기억이 많았겠네요?

    네, 저는 교회에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놀러 간 일이나 여름성경학교 같은 것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리고 성극, 율동 같은 것들을 교회에서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교회의 문화적인 면에 많이 끌렸던 거죠. 

    제가 부산 출신인데요. 한번은 부산 시내에 있는 교회들이 축제를 열어서 장기를 겨뤘던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 교회는 성극으로 출전했었죠. 그런데 진짜 놀랍게도 제가 거기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거예요. 여우주연상이라고 하면 예수님 믿는 아이가 핍박을 받아서 힘들지만 이겨내는 뭐 그런 주인공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거기에서 진짜 우스꽝스럽게도 핍박을 하는 역할이었는데, 그 연기를 보고 상을 주신 거예요. 그때 “어?! 이런 게 먹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제 안에 잠재되어 있던 개그본능이 살아나던 순간인 것 같아요.

     

    그럼, 그때부터 본인의 끼를 알게 되신 거군요?

    그렇진 않았어요. 솔직히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교회에서 주는 역할은 매번 깡패, 품바, 불량학생 같은 역할들이었죠. 그 당시에 학생부 전도사님께서 제 재능을 보시고 저에게 개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저는 솔직히 기분이 나빴어요. 그때만 해도 개그를 하는 여성분들은 다 캐릭터가 강해보여서 저는 그런 것보다 예쁘게 보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럼 개그우먼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부산에서 힘들게 서울에 있는 대학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했는데, 저는 연극에 관심이 많았었어요. 그런데 사실 연극이 배고픈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학생 때 조금 현실주의적인 면이 있었던 저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죠.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개그였어요. 사람들 앞에서 웃기고 웃고 하는 게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개그맨 시험에 도전하기 시작했는데, 방송 3사를 통털어서 4년 동안 9번 정도 떨어졌죠. 정말 하나님도 너무하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그럼, ‘이 길이 아닌가’하는 고민도 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나요?

    물론이죠. 계속 시험에 떨어지면서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뭔가를 주실 때 쉽게 주시지 않는구나, 미친 듯이 바라고 기도하고 간구해야 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과정이 저의 교만함을 꺾으시려는 하나님의 작업이었던 거예요. 당시에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 이미 저는 강유미 씨와 이미 ‘폭소클럽’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었거든요. 대한민국에서 여자 개그맨 중에는 우리만큼 웃기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하면서 우리가 떨어지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한번 떨어졌을 때는 ‘뭔가 부족했나보다’하고 생각했는데, 두 번, 세 번 떨어지니까 제가 점점 작아지더라구요. 결국엔 수차례 떨어지면서 포기하려고 할 때, 제가 완전히 작아졌을 때 저를 붙여주셨죠.

     

    당시엔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요. 

    사실, 고등학교 때 하나님을 만나고 기도할 때는 “하나님을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고백했는데,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면서 제 꿈이 하나님을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 되고 있었죠. 가만히 보니까 제 기도제목이 틀렸던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를 돌리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결국엔 10번째 만에 개그맨 시험에 합격을 했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했어요. 하나님께도 “이제 다 하겠습니다. 교회 봉사, 제가 할 수 있는 것 다 하면서 문화 선교사가 되겠습니다”라고 고백했죠.

     

    그럼 문화선교사라는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계신 거네요?

    네, 솔직히 또 다시 개그우먼이 된 후에 나태해져서 하나님과의 약속을 가끔 잊곤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제가 비전을 놓지 못하도록 좋은 환경을 많이 만들어주셨어요. 개그를 하면서 믿음의 동역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감사하게도 같이 <문화쌀롱>을 했던 신고은 씨를 만나게 해주셨죠. 신고은 씨는 정말 열심히 믿는 친구인데, <문화쌀롱>을 기획해서 처음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옥상에서 기도하고 들어갔던 기억이 나요. 개그우먼이 되고 10개월 동안 무대에 올라가지 못하고 커피 심부름만 했는데, 큰 맘 먹고 기획안을 낸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걸 보시더니 선배들이 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쳐주시는 거예요. 정말 너무 감사했고, 그때 코너를 하면서 신고은 씨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항상 기도했었어요. 

    지금도 고은 씨와 봉사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아이들을 좋아해서 한달에 한번은 어린이들이 있는 곳에 가서 공연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남자친구 얘기도 안할 수 없는데요. ‘왕비호’ 윤형빈 씨도 함께 교회에 나가신다면서요?

    네, 아직 믿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와 함께 교회에 나오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진 않아요. 솔직히 교회에 가서 가끔 함께 조는 때도 있지만(웃음) 남자 친구의 마음이 참 순수한 것 같아요.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헌금해야 한다고 알려주면 헌금 봉투에 ‘목캔디’를 하나 넣은 적도 있어요. 목사님이 설교하시느라 힘드신데 드시라구요. 그리고 손 들고 찬양하라고 할 때도 거부감 없이 모양이라도 비슷하게 손을 들고 찬양하기도 하죠. 사실, 남자친구 집안이 모두 기독교거든요. 저와 교회 나간다는 얘기를 듣고 할머님이 그렇게 좋아하셨대요. 모두 든든한 지원군이시죠.

     

    마지막으로 요즘 기도하는 제목이 있으면 독자들과 나눠주세요.

    요즘에는 제 삶에서 우선순위를 잘 결정했으면 하는 기도를 하고 있어요. 때로는 세상이 먼저가 되기도 하고 하나님이 맨 나중이 될 때가 있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고 하나님이 제 삶의 우선순위가 되었으면 좋겠고, 방송생활도 하나님과 약속했듯이 문화선교사라는 마음으로 잘 감당했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이 잘 이끌어주셔야 하겠죠. 아! 그리고 제가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해요. 속옷 사업인데요.(웃음) 이 일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잘 되었으면 해요. 여러분들, 같이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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