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앵커에서 목사로 변신한 조정민 온누리교회 목사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꿈은 일을 시작하고 열정은 일을 계속하며 소통은 일을 함께하지만… 일을 끝내는 것은 인내입니다."

"스타 앵커"에서 목사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조정민 목사가 지난 23일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작년 5월 트위터를 시작한 조 목사는 불과 수개월 사이에 "트위터 스타"가 됐다. 그의 글을 읽으려고 팔로워(follower)로 등록한 사람은 4만 7천여 명에 이른다.

조 목사는 매일 아침 새벽 기도가 끝나면 6-7시 사이 묵상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다. 최근에는 트위터에 남긴 글 가운데 365구절을 묶어 트위터 잠언록 "사람이 선물이다"(두란노)를 펴냈다.

며칠전 기자와 만난 조 목사는 ""트위터 광장"에 산보 삼아 나갔는데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통로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홍수에 마실 물이 귀하다는데 샘물 같은 메시지를 전해보자, 또 내가 올린 글을 통해 목마른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트위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영혼은 본질적으로 더 목마른 시대입니다. 물질적으로 풍요해도 탐욕이 (물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인간은 더 목마르게 되어 있습니다. 갈수록 더 심해지는 영혼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상 한가운데 샘터가 필요합니다. 단 한명이라도 위로가 되는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매일 출근부 찍듯 트위터에 글을 올립니다."

조 목사의 트위터 아이디는 "A Seeker"(구도자)다.

"목사로서 사람들과 소통한다기보다는 영혼을 찾아나서는 심정에서 아이디를 "Seeker"(구도자)로 정했습니다. 저 자신이 구도자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게) 하나님의 마음이기도 하고요."

조 목사의 트위터 글에는 목사의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독교 교리나 전도와 관련된 내용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글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사람이 선물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모두… 사람을 통해서 옵니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아내 바꾸어놓겠다며 눈꼬리를 들었고, 마흔에는 아이들 바꾸고 말겠다며 매를 들었고… 쉰에야…바뀌어야 할 사람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 다 내려놓았습니다. 뭘 들고 계세요?"

MBC 워싱턴 특파원, 뉴스데스크 앵커, 보도국 부국장을 거쳐 iMBC 사장으로 재직하던 그는 2003년 돌연 회사에 사표를 내고 미국 보스턴의 고든 콘웰 신학대로 떠났다.

현재 온누리교회 목사이자 온누리교회의 선교 방송인 CGN TV 대표인 그는 "그동안 제가 전한 뉴스를 돌아보니 "배드 뉴스"(bad news)였다"며 "배드 뉴스 그만 전하고 남은 삶은 "굿 뉴스"(good news)를 전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화려했던 이력을 모두 내려놓고 목사가 된 지금 행복하냐고 물었다.

"너무 행복합니다. 인생의 답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힘든 일이 없거나 부유한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지엽적인 문제는 힘들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뭘 하며 살아야 하는가" "죽어서 어디로 가나" 같은 원초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면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yunzhen@yna.co.kr [2011.9.26 연합뉴스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