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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능 만점 선배가 하루살이들(고3)에게 보내는 편지
수능 만점자 '강한성' 학생 | 2013년 11월호
  • 인천 송도에는 연세대학교 신입생들을 위한 국제 캠퍼스가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서 어둑어둑해진 저녁이 되어서야 수업을 마치고 온 신입생 강한성 군을 만날 수 있었다. "수능 만점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왠지 엄청 "모범생스러운" 학생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 걸? 한성 군은 그야말로 너무나 훈훈하고 상큼한 신입생이었다. 고등학교 때 통학 버스 안에서 sena로 큐티를 하기도 했다는 그가 sena 후배이자 수능 후배인 독자들을 위해 입을 열었다.(마침 한성 군의 여동생도 고3 수험생이라고^^) 

     글/ 한경진 기자·사진/ 한치문 기자

     

    의사가 되고 싶었던 소년

    저는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어릴 때 심장질환의 일종인 ‘호두까기 증후군’이라는 병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녔거든요. 심각한 건 아니었고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좋은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었는데, 동네에 있는 병원들을 전전하다가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병명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병원에 다녔죠. 그때 본 의사의 이미지가 너무 멋있었어요. 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어머니가 울고 웃으시고, 또 환자들이 의사 선생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게 정말 멋있어 보여서요. 그때부터 막연하게 나도 세브란스 병원의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연세대 의대가 저의 꿈이자 로망과 같은 거였어요.

     

    성적 때문이 아니라 승부근성 때문에

    고등학교 때는 수능에 대한 간절함이나 긴장 같은 게 없어서인지 치열하게 공부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내신도 뛰어난 편은 아니죠. 그러다 3학년이 됐는데 선생님께서 제 성적으로는 지방대 의대도 들어가기 힘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정신이 들어서 바짝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해서 결국 지방에 있는 의대에 들어가게 됐죠. 그러고 보면 저는 약간 승부욕이 있는 성격인 것 같아요. 공부를 좋아한다기보다 뭔가 목표가 생기면 성취해야 하는 그런 성격이요. 고등학교 때도 저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괜히 혼자 얄밉게 여기던 친구가 저보다 성적이 높게 나오는 걸 보고 다시 뒤집겠다고 공부하곤 했었거든요(하하). 

     

    고3, 결국 의대에 가다

    고3 때 바짝 공부한 덕에 결국 지방이지만 의대로 유명한 학교에 진학하게 됐어요. 그런데 지방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서 입학한 3월부터 5월까지 거의 놀러다니는 게 일이었죠. 어울려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일이 없을 때는 그냥 무료하게 누워서 시간을 보내고……. 신앙적으로도 말할 것도 없이 무너진 시간이었죠. 그러다 어느날 한참 놀다가 돌아가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러려고 의대를 온 건가?’, ‘지금까지 3개월을 어떻게 보낸 거지?’라는…. 그래서 같이 집에 가던 형에게 “나 반수(반년 동안 입시 준비를 하는 것)할까?”라고 했더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하길래 그 길로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서점으로 갔죠. 그리고는 그 다음날부터 수능 문제집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다시 시작된 수험생 생활

    반수를 하기로 결심하고 그 다음 날부터 아침 9시에 도서관에 가서 밤 12시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공부만 했어요. 사실 고3 때는 너무 부담이 돼서 학교에 안 가겠다고 떼를 쓴 적도 있는데요. 다시 시작할 때는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당시에 강남에 있는 학원에서 공부했는데요. 공부하기 싫을 때는 강남역에 나가서 좋아하는 오렌지주스를 마시면서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거리를 한 바퀴 돌고 오면 기분이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때 느낀 건, 수험생 때는 공부가 안 되더라도 무조건 자리에 앉아 있으려고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어떻게든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서 빨리 풀어주고 다시 앉아서 집중해야 하죠. 저는 정말 공부가 안 될 때는 mp3로 노래를 들으면서 수학 문제를 풀었어요. 안 풀려도 무조건 끝까지 앉아 있으려고요. 그래서 주일 하루가 저에게는 유일하게 쉬는 날이었죠. 사실, 수험생들에게 슬럼프는 길어봐야 하루 이틀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은 신앙 슬럼프였던 시기

    제가 고등학교를 특목고로 다녔는데, 학교에 정말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책을 읽어도 ‘신은 존재하는가’ 같은 철학책을 읽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의 영향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교회와 하나님에 대한 회의감이 생겼어요. 반수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계속이요. 그런 상태로 교회에서 중고등부 회장도 했었죠. 그러다가 회복된 계기가 있어요. 지금 학교에 입학해서 합창단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기독교 동아리더라고요. 동아리에서 연습 전에 QT 모임을 먼저 하는데, 말씀을 보면서 하나님에 대해 확실히 깨닫게 됐죠. 그동안 모든 일을 저 혼자 힘으로 해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든 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는 것도요. 

    돌아보면 반수를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저에게 많은 일들을 해주셨어요. 공부하기 힘들 때 강남역으로 나오면 우연히 이전에 다니던 대학에서 친했던 형을 만나게 돼서 같이 얘기하다 힘을 얻는다던지, 버스를 탔는데 옆에 있던 아저씨께서 난데없이 먹고 힘내라고 과자를 주시면서 비전에 대한 얘기를 해주신다던지, 택시를 탔는데 굉장히 유쾌한 기사 분을 만나서 힘을 내게 되고…. 그런 경험이 정말 많았어요. 하나님께서 제가 힘들어 할 때마다 천사라고 해야 하나? 그런 방법으로 저를 도우셨더라고요. 뒤늦게 깨닫고 정말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착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요즘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특히 저희 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라 어딜 가도 자연스럽게 기독교 신앙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게 좋아요. 그러고 보면 하나님께서 제게 이 학교에 대한 비전을 주시고, 오게 하신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 말에 잘 흔들리거든요. 그래서 아예 하나님을 알 수밖에 없는 환경에 넣어주신 것 같아요. 

    요즘 동아리 활동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병동마다 찾아다니며 찬양을 불러주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일주일에 하루 실제로 환자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게 많아요. 한번은 임종을 앞두신 분이 요청을 해서 찬양을 부른 적이 있는데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어떤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아직 의사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이곳에서 많이 배워서 정말 좋은 의사가 되고 싶어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위로도 해주면서 영혼까지 치유하는 그런 의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수험생은 ‘하루살이’인 것 같아. 멀리 볼 필요도 없고 그냥 ‘이 날 하루에 최선을’이라는 자세로 임하는 게 좋지. 뒤돌아 보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더라. 그러니까 절대 주위 이야기에 흔들릴 필요 없이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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