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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람과 자연의 감동을 나누는 작가
작가 이철환 | 2006년 09월호

  • 약 350만부가 팔렸다는 베스트셀러 「연탄길」에 이어서 최근「곰보빵」, 「보물찾기」를 발표한 작가 이철환 씨를 만나기로 한 장소는 그의 집이었다. 마침 기자가 살았던 동내라 “찾아오시기가 힘들 텐데”라며 설명을 하는 그의 아파트를 한방에 찾아 버렸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을 겸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 생각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취재/ 김형민, 사진/ 정화영 기자 

     

    처음부터 글만 쓰셨나요? 

    아니에요. 다른 일을 하다가 97년에 작품을 처음 발표했죠. 작가가 되려면 보통 시험처럼 치루는 신춘문예 같은 것을 통해서 되기도 하지만, 저는 시험이 너무 싫었어요. 일종의 시험 혐오증이 있었거든요. 글을 써서 작가가 되는 데에도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게, 또 그 시험에 눌리는 게 싫었죠. 

     

    ‘시험 혐오증’이라는 말씀이 색다른데요? 

    저희 집에 두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 늘 시험에 눌리지 말라고 말해요. 그저 최선을 다한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해주죠. 얼마 전에 시험을 치르는 아이에게 메모를 해줬어요. 그때 써준 메모를 제 책장에 붙여 놨는데 한 번 보세요. 시험이 전부는 아니고, 설사 시험을 잘 본다고 해도, 그것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혹시, 시험에 대한 상처가 있으셨나요? 

    집안이 너무 어려워서 대학에 다닐 때까지도 시험 성적을 잘 받아서 장학금을 타지 않으면 안됐었어요. 그러니 남들은 놀고, 대학생활 즐기고, 적당히 강의도 빼먹고 자유를 만끽하곤 할 때, 저는 정말 치열하게 공부만 한 거죠. 공부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장학금을 타야 한다는 치열한 마음만을 가지고 성적과 시험에 매달렸어요. 1등을 한다는 게 남들이 보기에는 좋아보일지 몰라도, 그 1등을 지키는 것은 정말 힘들거든요. 한 문제만 실수해도 장학금을 놓치니까요. 시험을 본다고 하면 항상 초긴장이었고, 심지어 시험보는 꿈으로 가위에 눌린 적도 많았어요. 그만큼 저에게 시험은 힘들고 부담스러운 것이었죠. 

     

     

    사실, 이철환 작가를 멀리서 본 일이 있었다. 

    그때 느낌으로는 이분의 삶에 고난이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그랬다. 

    오늘날 그가 써내려가는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이야기들은 아마도 그가 현실에서 그토록 원하고, 갈구하던 이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워낙 고난을 많이 겪은 그였기에 그 고난이 그를 하나님 앞으로 이끌었고, 고난 너머에 있는 사랑과 행복의 그림이 그의 책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살면서 고난이 많으셨지요? 

    그랬어요. 워낙 가난해서 은행에 단돈 천원이 없을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파도 안되고, 공부를 못해서도 안됐어요. 

     

    자녀들을 교육하시는 방법이 남다르시겠어요. 

    제가 중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9위에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마 글속에 녹아 있는 제 마음이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뜻이겠죠. 제 아이들에게 성적을 잘 받는 아이가 되라고 가르치지 않아요.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죠. 다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책 읽기를 권해요. 물론, 강요는 아니구요. 미술에 관심이 있는 아이에게 미술과 관련된 좋은 책들을 권하고, 책을 골라주기도 하죠. 

     

    말라보이시는데 건강은 어떠세요? 

    사실 가장 어려운 게 건강이에요. 이 세상에서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게 건강이거든요. 「연탄길」을 쓰는 동안 스트레스로 몸이 안좋아지면서 우울증에 걸리게 됐어요. 그 때문에 3년 정도 약을 먹었는데, 지금은 약을 먹지 않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귀에서 무언가 끊임없이 들리는 ‘이명’이라는 병도 앓고 있는데, 그 병은 아직 고쳐지지는 않았어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면 누구든 만나고 싶지가 않아요. 인간관계가 끊기죠. 앉아있는 것도 싫고 누워만 있고 싶고, 심지어는 불 켜는 것조차도 싫어요. 하지만 그래도 교회에는 나갔어요. 가서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항상 고쳐달라고 기도했어요. 

     

    고난 중에 하나님을 찾으셨군요? 

    돌이켜보면 고난이 저를 하나님께로 인도한 것 같아요. 그때 참 많이 기도했거든요. ‘하나님이 고쳐주십시오’라고요. 그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한걸음 씩 우울증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어요. 제가 우울증에 걸리게 된 게 99년 11월이었는데, 그 전까지는 사실 교만한 삶을 살았어요. 하지만 저에게 닥친 어려움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이루게 되었죠. 아프면서 믿음의 분량도 넓어진 것 같고, 중심에 하나님을 더 모시게 됐어요. 

     

    ================================== 

    강북구 수유리에 위치한 이철환 작가의 아파트 안에 있는 작업실. 

    그곳은 글을 쓰다가 고개를 들면 푸르른 나무들이 보이는 예쁘고도 오붓한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그를 이해하고 돕는 예쁜 아내와 두 딸이 함께 살고 있는데,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몇 해 전 깨끗하게 내부를 고쳤다고 한다. 

     

    집이 참 예쁘세요. 

    오래된 아파트인데, 고쳐서 쓰고 있어요. 작업실 안에서 보이는 숲 때문에 이곳을 떠나지 않고 살고 있어요. 그곳에서 가족들과 산책도 하고 그래요. 

     

    「연탄길」 이야기 좀 해주세요. 

    350만부 정도 팔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책을 출판한 사장님은 돈을 많이 버셨지만, 이분이 정직하지 못하게 하셔서 저는 사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어요. 이 책을 읽으신 독자 중에 크리스천인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책을 읽으시고는 저보고 ‘크리스천이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세요. 「연탄길」을 쓸 때도 그랬지만, ‘제가 하나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해봐요. 최근에 나온 「곰보빵」과 「보물찾기」도 그렇지만 책 속에 하나님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글을 썼어요.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다구요? 

    야학에서 가르치는 일은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원래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한동안 했었거든요. 꽤 유명한 강사이기도 했죠. 하지만 모두 그만두고,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글을 써왔어요. ‘풀무야학’이라고 하는데요. 어려운 친구들이 와서 공부를 하는 곳이에요. 

     

    처음부터 유명한 작가가 되실 수는 없으셨을 텐데요. 

    그럼요. 첫 작품은 실패했죠. 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보냈는데 연락이 없었죠. 

     

    지금 유명해지셨는데 어떠세요? 

    유명해지고 잘나가는 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아요. 잘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이죠. 또, TV에 나오는 사람들이 저토록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죠. 인기는 허망한 것이에요. 「연탄길」이 유명해지고 나서 정말 바쁘게 지냈지만, 유명한 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그저 좋은 글을 쓰면서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더 이상도 바라지 않아요. 

     

    글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과 자연 사이의 감동을 글로 쓰고 싶어요. 자연과 사람과의 교감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고 아름다운 감동들이 제 글의 소재가 됩니다. 나무와 새와 같은 자연이 주는 감동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잠수함처럼 살고 싶어요. 물길을 거스르면서도 내면에 고요와 평안을 누리는 삶이요. 잠수함을 생각해보세요. 물 밖의 세상은 혼란스러워도, 잠수함의 내부는 고요하게 자기 갈 길을 가거든요.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려는 기자를 끝내 붙들어 시원한 냉면으로 대접하는 이철환 작가. 숲이 내다보이는 작업실에 선 그와 그의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앞으로 그가 어떤 감동의 이야기들을 풀어낼지 더욱 기대가 되었다. 부디 그가 건강한 몸과 맑은 영혼으로 더 많은 하나님의 씨앗을 글속에 심게 되길, 또 그로 인해 많은 열매를 맺게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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