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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는 써브쓰리를 꿈꾼다
국회의원 원희룡 | 2005년 10월호

  • 원희룡 의원이 속한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남달리 일관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왕따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원희룡 의원이다. ‘희룡’. 평범한 이름은 아니다. 불을 뿜는 용이 떠올려지고, 어딘지 모르게 용맹스러운 사람 일 것 같다. 

     

    기자가 원희룡 의원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였다. 때마다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노선에 대해 딴지를 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책이 출판되었다. 그것도 기자가 몸담고 있는 두란노에서…. 이름하여 ‘나는 써브쓰리를 꿈꾼다’. 

    처음에는 이 ‘써브쓰리’가 뭔지몰라 ‘책 제목을 잘못지은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써브쓰리 : 마라톤 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 원희룡이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제목이었다고. 그는 어려서 발가락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군대를 갈 수 없을 정도의 일종의 장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그 불편한 발로 마라톤을 한다. 그리고 써브쓰리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의 꿈이다. 그런데 원희룡 의원의 공부에 관한 이력이 장난이 아니다. 1982년 학력고사(그러니까 지금의 수능) 전국수석, 서울대 전체 수석입학, 1992년 사법시험 수석합격. 공부하고 시험 보는 것에 관해서는 도가 튼 사람이었다. 

     

    요즘 바쁘세요? 

    요즘 정기국회 준비로 조금 바쁩니다. 국정감사도 있고요. 제가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인데, 북한 핵문제 후속협상 문제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분주하네요. 

     

    국회의원은 몇 살에 되셨죠? 

    36살에 국회에 들어갔죠. 법을 집행하는 것에서 이제 정책을 만들고 법을 만드는 일에 직접 관여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일에 소명을 느꼈어요. 그래서 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정치를 시작했죠. 다행히 양천구에서 출마해서 많은 표차로 승리할 수 있었죠. 

     

    크리스천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의원생활을 하세요? 

    성경의 가르침을 생각해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내 자신을 사랑하는거죠. 정치가는 결국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예수님과 같이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진정한 정치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교회에 다니고 계신가요? 

    저는 모태신앙이에요. 아버지가 교회를 개척하실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셨어요. 어려서는 중등부 회장도 하고, 학교, 집, 교회 밖에 몰랐어요. 제가 제주도에서도 중문이라는 시골 출신인데, 어릴 때를 생각하면 참 좋아요. 다른 교회랑 축구시합을 했던 추억도 있고요. 지금은 살고있는 동네에 있는 갈릴리교회를 나가고 있어요. 

     

    공부와 시험에 관한한 원의원님을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 하셨어요? 

    아닙니다. 저는 천재도 아니고 평범한 노력파에 불과합니다. 다만 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 말씀을 드린다면, 글세요…내가 알아야 할게 뭐고, 모르는 게 뭔지를 항상 염두에 두라는 것을 말하고 싶네요. 공부하실 때 항상 그 질문을 해보세요. 그것이 내 공부의 방향을 잡아줄 것입니다. 

     

    청소년 시절은 어떠셨어요? 

    완전 주눅이 들어서 살았죠. 제주도도 시골이지만, 중문은 거기서 더 시골이었거든요. 섬 안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있었던 거죠. 그러다 고등학교를 시내에 있는 제주 제일고를 다녔는데 기죽지 않으려고 뭐든지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책에 나오는 용가리 사건이 재미있던데요. 

    제주도 시내에 있는 두 학교가 라이벌 관계에 있었는데, 체육대회 응원전이 정말 치열했어요. 그때 잘 해보려고 제가 장학금으로 받은 돈을 응원전에 쓸 용가리 만드는데 내놓았죠. 진짜 용처럼 실감나게 용의 몸통을 만들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조종을 했어요. 그리고 입에서 불이 뿜어지도록 하려고 에프킬라 모기약을 이용했는데 그게 정말 멋있었어요. 

     

    대학 다니실 때 학생운동도 많이 하셨죠? 

    대학시절에 방황을 많이 했어요. 어릴 때부터 믿고 지켜왔던 신앙도 많이 흔들렸고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독재 앞에서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심각한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학생운동에 빠져들었고, 나중에는 노동자로 위장 취업을 해서 노동운동을 하기도 했어요. 저에게는 가장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절이었죠. 

     

    언제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셨어요? 

    제가 옳다고 믿었던 이념이 무너지는 걸 봤어요.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너지고, 오히려 그것이 도구가 되어 사람들의 편을 나누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면서 미워하는 것을 봤죠. 그렇게 방황하던  시절 무전여행을 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느 순간엔가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됐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랑이라는 걸요. 그러면서 오랜 방황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게 된 것 같아요. 

     

    요즘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떠세요? 

    요즘 하나님 은혜를 많이 받아서 감사해요. 자꾸 기도하게 되고, 말씀을 보게 되요. 성령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말씀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 돼요. 특히,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 말씀대로 제가 싸우면 잘 풀리지 않는 일들도, 하나님께 맡기고 사랑하는 방식을 택했을 때 오히려 순식간에 상황이 달라져 있는 것을 봐요. 

     

    삶의 좌우명이 있으시다면? 

    ‘역지사지’예요. 다른 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인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작은 일에 충성하는 거예요.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다보면 성공이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도전’도 삶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살아오면서 좌절한 적도 있으셨나요? 

    그럼요. 내 계획과 의도대로만 살다보면 좌절을 경험하죠.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요. 하나님을 생각하죠. 하나님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일 하다보면, 그분이 좌절을 이기도록 해주세요. 나는 도구이고 그분이 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도 편해지고, 진정한 용기와 열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검사 시절 얘기 좀 해주세요. 

    영화나 TV에서 보는 실상하고는 달라요. 직접 총을 쏘거나 범인을 검거하는 일은 잘 하지 않아요. 하지만 거칠고 힘든 험한 직업이라는 것만은 분명해요. 저는 마약담당 검사를 했는데,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쉬운일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한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만 하죠. 요즘 욕먹는 검사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검사들은 예의바르고, 성실한 분들이 많아요.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강남, 강북의 차이다 뭐다해서 비교적 부유한 부모님을 만난 친구들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공평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뿌리를 잘 생각해봐야 해요. 환경이 좋은 친구들은 겉으로 봐서는 많이 누리고 있는 것 같지만, 자신의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진짜로 중요한 것은 사람의 뿌리죠. 그 속에 힘이 있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시련과 인내를 통해 인생의 뿌리는 단단해지는 법이예요.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환경이나 세상에 지지말고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거죠. 인생을 살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발가락이 불편하신데도 마라톤에 열심이시네요? 

    어려서 발가락을 다쳤어요. 어릴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수술을 미루다 지금까지 왔어요. 하지만 저는 틈만 나면 뜁니다. 마라톤은 저 자신을 이기고, 한계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는 힘을 길러주는 저만의 운동이자 싸움이에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할겁니다.

     

    취재/ 김형민, 사진/ 안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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