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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나는 특수교사입니다
평일초등학교 특수학급 담당 김민지 교사 | 2021년 05월호
  • 특수교사는 어떤 직업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보통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만 입학하는 ‘특수학교’나 특수교육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특수교육지원센터’, 혹은 일반 학교 안에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특수학급’에서 일하게 되는데요. 어느 곳에서 근무를 하든지, 특수교사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각각 특성에 맞게 가르치는 일을 해요. 저는 지금 일반 초등학교 안에 만들어진 ‘희망반’이라는 특수학급을 맡고 있어요. 여기에서 학생이 겪는 어려움에 맞춰 생활지도나 인성지도를 하고, 비장애인 친구들과 편견 없이 어울리면서 단체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역할도 하죠. 학기마다 ‘장애이해교육’이라고 해서 특수학급 친구들에 대해 이해시키는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이 끝나면 장애 아이들 곁에 인사하려고 줄을 서 있거나 편지를 써서 전달해주는 너무 예쁜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답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 학생들은 주로 어떤 친구들인가요? 

    올해는 지적장애, 자폐장애, 학습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돌보고 있어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한 반에 있기 때문에 수업을 받아들이는 수준도 다르고 이해도도 다른데요. 그래서 특수교사는 학기 초가 되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는 맞춤 커리큘럼을 짜야 하죠. 어떤 장애 학생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끝없이 공부해야 하고요. 그리고 매일 아이들의 상태를 지켜보고 부모님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해요. 오늘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집에서 어떻게 하셔야 할지, 뭘 지켜보실지 등을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거의 매일 통화하죠.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셨어요?

    제 동생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동생의 치료 과정에 함께했는데요. 그러면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여러 치료사들, 그리고 특수교사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를 생각하게 됐죠. 사실 음악치료사나 미술치료사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요. 그 분야는 대학에 개설된 학과가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치료사로 계시는 분께서 특수교사를 제안해 주셨어요. 어차피 저도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위한 치료사를 꿈꾸고 있어서인지 이 길이 끌리더라고요. 그래서 특수교육학과로 진로를 정했죠. 

     

    동생의 치료를 곁에서 보는 것과 실제 특수교사가 되는 것은 조금 다를 텐데, 어떠셨어요?

    사실 제 동생이 중증장애는 아니었거든요. 부모님이 동생의 상태를 빨리 파악하시고 일찍 치료를 시작하신 덕분에 지금은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요. 제가 맡게 될 친구들도 그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해 보니 시각장애, 청각장애, 소아마비 등 제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대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충격적이었어요. ‘어떤 학생을 맡을지 모르는구나. 너무 한 부분만 봤네.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졸업하고는 그냥 다른 일을 했는데요. 그럴수록 가르치는 일에 목마름을 느껴 결국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죠. 그러다 또 한번은 아무리 돌보고 가르쳐도 반응이 없는 친구를 보며 자괴감이 들어 이 길을 포기한 적도 있는데요. 어느 날, 지인 분이 장애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우리 아이가 민지 쌤처럼 학생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는 말씀에 다시 용기를 내서 학교로 돌아왔죠. 그렇게 지금 이 자리에 있네요. 지금은 너무 잘 왔다고 생각해요.

     

    특수교사로서 정말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특수아동을 돌본다는 것은 정말 큰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에요. 가르친다고 해서 바로 알아듣는 것이 아니니까요. 때로는 ‘단추 끼우기’, ‘신발끈 묶기’ 같은 것이 한 해의 목표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더뎌도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일이 참 가치 있고 귀한 일이라는 것을 느껴요. 제가 최근에 수업 활동 중 하나로 화분에 씨앗을 심었는데요. 씨앗이 싹을 틔우고 점점 자라는 것을 보니 참 뭉클하더라고요. 물을 주고 창문을 열어서 햇볕을 받게 해주니 알게 모르게 어느 순간 자라 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참 우리 아이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똑같은 것을 반복하고, 전혀 달라질 것 같지 않은데 어느 순간 갑자기 하지 못하던 정말 사소한 것 하나를 해낼 때가 있거든요. 그때 마치 씨앗이 싹이 되듯이, 쪼그만 싹이 알게 모르게 자라났듯이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자랐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아요.

     

    마지막으로 크리스천으로서 이 일에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계신지 함께 나눠주세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녹여내고 있는 하나님의 마음이라면 단연 ‘사랑’이에요. 늘 사랑이 넘치는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로 준비하고 있어요. 저에게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계신데, 저에게 사랑을 듬뿍 부어주셨던 분이세요. 저도 그분처럼 아이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제가 사랑을 듬뿍 주는 선생님이 되어야겠죠. 그렇지만 힘들고 지치는 순간마다 돌아보면, 제 안에 사랑이 바닥난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저도 사랑을 받아야 줄 수 있는 건데, ‘내가 충전을 못 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죠. 그래서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제 안에 사랑이 충전되니까요.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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