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ISBN : 9788936515003
쪽수 :192
크기 :120*188

|카테고리
도서  > 기독교문학  > 에세이

상품정보

상세정보


나의 이야기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한’

인생의 오후 에세이


결혼. 그곳은 완전히 새롭고 거칠고 낯선 땅이었다. 서툴고 버겁기만 한 일들이 그곳에 있었다. 외로운 광야였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자양분이 되어 나와 타인을 연결 짓는 법을 배웠고, 공감하게 했으며, 사랑으로 맺어지는 행복과 슬픔을 경험하게 했다. 성숙의 길이었다. 아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가기 위해 신학을 공부해 ‘못할 말 없는 친구’가 되어 그들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였고, 독립신문을 발행하여 읽고 쓰며 글에 대한 소명을 이어 갔다. 이 책은 고통조차도 놓칠 뻔했던 행복이었다 말하게 된 지금, 다가올 일들을 기다리며 기록한 인생의 오후 에세이다.


“남은 반원을 그린다”


저자는 인생을 원에 비유한다. 처음 반원을 그리는 동안에는 반대편 반원이 없었고 그래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남은 반원을 그릴 땐, 이미 그려 놓았던 반원을 보면서 그리게 된다. 이미 그린 반원을 앞에 놓고 보면 그동안 걸어온 길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동안의 삶이 달리 보이기도 한다. 멈춰 선 7년은 미리 그려 놓은 길을 바라보느라 멈춰 선 시간이었다. 고통스러운 시간, 멈춰 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이제 다시 그리기 시작한 남은 반원은 그야말로 작고 소소하고 소박하다.

편집자가 뽑은 문장


세상에 아픈 흔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때로는 그 아픈 흔적들이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하는 이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게 하는 사랑의 능력이 될 수도 있다.

_〈아픈 흔적〉 p. 31


자주 자리를 옮긴 덕에 초보를 면할 수 없었지만,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그 덕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교회든 학교든, 첫 만남에서, 나는 말했다. “하기 힘든 말이 있으면 언제라도 나를 찾아주세요.” 그건 내가 되기로 한, ‘못할 말 없는 친구’가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능력도 없는 사람이 뭘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무모하기만 한 짓이었다. 그런데 나를 찾아 준 이들이 있었다. 그들 덕분에 나의 편견들이 깨졌다. 아주 조금씩 나의 세상은 커졌다. 덕분에 여전히 내 세상은 좁으며, 여전히 내가 가진 편견들을 계속 깨뜨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_〈내 편견을 깨뜨려 준 사람들, 뭔가 부족하거나 다른 사람들이었다〉 p. 43


“제 엄마가 술집에 다니며 번 돈으로 저는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 돈으로 공부를 하면 안 되는 걸까요?” 어느 날 학생 하나가 내게 물었다. 이런 아픔들을 갖고 지내는 모녀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자식을 또는 동생들을 위해 제 몸을 바쳐 제 몸을 팔며 숨죽여 우는 많고 많은 순희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성 추문, 법을 이용한 법꾸라지들은 처벌받지 않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는 이들의 윤리적 타락과 투박한 불법에 대한 정죄는 얼마나 가혹한지 모른다. 불온이라는 딱지를 떼어 버리면 이제껏 딱지를 붙이고 바라보던 사람들이 달리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동등하며, 성장 과정으로 누구나 실수한다. 그 실수를 완벽하게 꺼내 놓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세상은 지금 이보다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_〈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p. 59


엄마는 뻣뻣한 삼베 수의가 싫다고, 하얀 포플린 수의를 미리 준비해 놓았다. 엄마를 위해 우리 자식들이 준비해 놓은 것은 거의 없다. 엄마는 늘 우리를 위한 준비를 해왔고, 이제 가시는 길조차도 당신이 준비해 놓은 것으로 가신다. 하얀 포플린 수의, 빨갛고 노란 꽃들로 수놓은 꽃버선을 신은 채, 관 옆에 누워 있는 엄마를 보았다. 알록달록한 꽃버선이 좋았다. 엄마는 평생을 꽃을 좋아했다. 끈으로 묶여 있는 엄마의 몸은 한없이 작고 작았다. 앙증맞은 꽃버선이 어울리는 딱 한 줌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체구였다. 그 몸이 아흔다섯 해를 몸이 닳을 정도로 쉼 없이 살아왔다니. 그 작은 몸뚱아리에 아버지와 할머니와 5남매, 무려 여덟 식구가 75년간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_〈2월의 참빗나무를 보면〉 p. 71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신을 대면해 잘못된 생각을 흔들어 털어 내고 교정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나친 확신, 흔들릴 줄 모르는 믿음이 있다면 그는 신을 만날 수 있을까? 신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잘못된 믿음을 수정할 수 있을까? 신에 대한 나의 인식은 지속해서 바뀌어 왔으며 여전히 바뀔 것이다. 신은 내가 다 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흔들리며 신을 겨우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신은 사람들이 하는 서로 다른 이야기에 흔들리는 엄마를 구원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_〈사람은 무엇으로 구원을 얻는가?〉 pp. 99~100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더는 자랄 수 없게 나를 단단하게 싸고 있는 껍질에 균열을 일으키고 마침내 깨뜨리면서 한곳에 머물지 않는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여행이 끝났음을 알게 된 어느 좋은 날을 잡아, 사랑하는 가족과 얼굴을 마주하고 평화롭게 작별의 정을 나누고 싶다.

_〈한곳에 머물지 않는 여행〉 pp. 170~171


목차


프롤로그


( 1부 )

결혼 41주년, 신혼 1년 5개월

광야

사랑하는 딸들에게, “미안했다!”

아픈 흔적

새로 만난 세상

못할 말 없는 친구

내 편견을 깨뜨려 준 사람들, 뭔가 부족하거나 다른 사람들이었다

불온한 사람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이슬아 작가와 그 엄마 복희씨 이야기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에서 만난 엄마들


( 2부 )

2월의 참빗나무를 보면

엄마와의 밀월은 오래가지 않았다

출산은 기쁨이었고, 슬픔이었고, 웃음과 눈물을 가지고 왔다

모두가 아팠다. “너 힘들었지. 나도 힘들었어.”

사람은 무엇으로 구원을 얻는가?

외할아버지는 엄마에게 사진 한 장을 남겼고

엄마 손

엄마의 집, 아현동 집

엄마의 집이 사라졌다

선물

“엄마. 엄마 똥은 더럽지 않았어.”


( 3부 )

길과 글, 여행기

여행기를 쓰고 있다. 질문의 힘 덕분이었다

지혜로운 선택

내가 나로 사는 세상은 올 수 있을까?

‘이 정도면 충분한 ◯◯◯’

글쓰기의 매력과 효능

한곳에 머물지 않는 여행

직함보다 이름 석 자 가진 인간으로 살자

누구나 늙는다. 나쁘지만은 않다

남은 반원을 그린다

일상의 모든 것이 사실은, 기적이다


추천의 글




  • ISBN9788936515003
  • 쪽수192쪽
  • 판형120*188 (mm)

저자정보


조희선 소개
1957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1980년 고작 스물네 살의 나이로 대학을 졸업한 그해 결혼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아이들을 낳아 키웠고 양육 과정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 어쩌면 어른들로 인해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많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런 청(소)년에게 가기 위해 나이 마흔둘에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M.div 과정, 동 대학원 Th. M(목회상담) 과정을 마쳤다. 이후 전도사를 거쳐 영일교회 청년부 목사, 명지고등학교 교목, 새문안교회 파송 서강대 캠퍼스선교사로 지냈다. 캠퍼스선교사 시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립신문 〈CAMPUS RE〉를 발행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