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동행한 한평생, 그저 행복이었습니다

prologue 2022년 08월호 주님과 동행한 한평생, 그저 행복이었습니다 빛과소금

지난 6월 19일 ‘고아와 탈북자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주선애 교수님이 소천하셨다. 1924년에 태어나셨으니, 백수(白壽, 아흔아홉 살, ‘百’에서 ‘一’을 빼 ‘白’ 자를 쓴다)를 채우신 나이였다. 백 년 가까운 세월을 온전히 한국 기독교 발전과 제자 양육, 빈민 구제, 탈북민 구원, 여성 사역에 헌신하셨으니, 이 땅을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쯤은 ‘주선애’라는 이름 석 자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교계의 많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주 교수의 소천에 조의를 표하고 그분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빛과소금에 ‘특집’ 지면을 할애할 만큼 우리 삶에 영향력을 끼친 분이었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으리라 짐작한다. 사실 빛과소금 편집부도 처음에는 교수님의 부고와 그분에 대한 소소한 추억 정도만 다룰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인물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길이 보였다. 교수님이 주님과 한평생 걸어오신 길고 넓고 곧게 뻗은 길이. 1924년 평양에서 시작된 그 길 위에는 교수님 혼자 계시지 않았다. 수많은 제자와 친우와 아들딸과 동역자들이 교수님과 동행했다.
교수님의 생애는 한 개인의 역사가 아니었음을, 한국 기독교 교육과 빈민 구제와 여성 사역의 역사와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주 교수님이 키우고 먹이고 다독인 수많은 주님의 종들이 지금 한국교회를 떠받치고 있다. 그들이 또 다른 주선애가 되어 누군가를 키우고 먹이고 다독이며 건강하게 살찌우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글  서진아 

 

prologue의 다른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