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꿈

issue 2021년 11월호 성경이 말하는 꿈 글 송인규

꿈은 인류 보편의 현상으로서 인간이 수면 중에 겪는 일련의 생각과 이미지들 그리고 감정들이다. 한 개인이 지금껏 경험한 감각과 인상들이 무작위적으로 조립되어 생생히 재현되는 것이 꿈의 실체이다.
그런데 꿈은 그 촉발 원인에 따라 내인적(內因的) 꿈과 외인적(外因的) 꿈으로 대별된다. 내인적 꿈이란 꿈의 생성 원인을 꿈꾸는 당사자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종류의 꿈이다. 이런 꿈들은 인간이 지각 기능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고 상상한 것들이 아주 어렸을 적부터 무의식 가운데 모여 저장되어 온 기억과 뒤섞이고 융합하면서 산출된다. 꿈은 결국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신 신체적 활동의 일부이다. 이에 반해 외인적 꿈은 어떤 개인의 외부로부터 영향력이 행사되어 그로 하여금 꿈을 꾸게 만드는 경우이다. 이때 외부에서 힘을 발휘하는 대상은 보통 신령한 초자연적 존재(천사 혹은 신)로 이해된다.

두 종류의 꿈

내인적 꿈과 외인적 꿈의 구별은 성경에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전 5:3). 

상기 구절에는 꿈의 원인이 많은 걱정인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 진술은 분명히 내인적 꿈을 가리킨다.

“주여 사람이 깬 후에는 꿈을 무시함같이 주께서 깨신 후에는 그들의 형상을 멸시하시리이다”(시 73:20). 

깨고 나서 꾼 꿈을 무시하는 것은 그것이 내인적 꿈이라는 증거이다. 곧 살펴볼 외인적 꿈의 경우에는 자신이 꾼 꿈을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비록 성경에 내인적 꿈에 대한 언급이나 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의 사례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은 외인적 꿈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꿈꾸는 이 외부에 원인자로 역사하셔서 특정인에게 꿈을 산출하게끔 하셨다는 말이다.

“하나님은 한 번 말씀하시고 다시 말씀하시되 사람은 관심이 없도다 사람이 침상에서 졸며 깊이 잠들 때에나 꿈에나 밤에 환상을 볼 때에 그가 사람의 귀를 여시고 경고로써 두렵게 하시니”(욥 33:14~16).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민 12:6).

이 구절들을 보면 하나님께서 꿈을 인간과의 소통 수단으로 채택하고 계시므로, 이야말로 외인적 꿈을 묘사하는 전형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외인적 꿈의 기능

이제부터는 외인적 꿈에 관해서만 설명할 것이므로 말을 줄여서 그냥 ‘꿈’이라고만 하자. 하나님께서 꿈을 허락하시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꿈이 수행하는 기능을 참작하면 금세 알 수 있다. 성경에 나타난 꿈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두 가지 기능이 발견된다.
먼저 메시지 전달의 기능이다. 꿈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하나님께서 의중에 두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다(민 12:6; 욥 33:15~16). 하나님께서는 어떤 경우 이방인인 아비멜렉의 꿈(창 20:3, 6~7)에 나타나셨지만, 대체로 그의 백성에게 나타나 메시지를 전하신다. 대표적인 예로서 야곱(창 28:12~15; 31:10~13), 라반(창 31:24), 솔로몬(왕상 3:5, 11~14)이 있다. 신약에서는 꿈의 현상이 우리 주님의 탄생 전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꿈을 통해 메시지를 받은 대상은 주로 요셉(마 1:20~23; 2:13, 19~20, 22)이고, 동방 박사들의 경우 1회에 국한한 것(마 2:12)으로 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현몽의 주체가 하나님이 아니고 주의 사자(마 1:20; 2:13, 19)라는 점이다. 마태복음 2장 12절과 2장 22절에는 꿈의 현상만 언급되었을 뿐 누가 나타났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메시지 전달 기능의 꿈에서는 꿈꾸는 이의 청각이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정확히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야곱의 돌베개 꿈과 양 떼의 잉태 꿈에서는 청각과 더불어 시각의 역할
(창 28:12; 31:10, 12)도 긴요하게 활용된다. 반면 곧 소개할 미래 예측 기능의 꿈에서는 시각적 능력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된다. 그것은 이런 꿈이 대부분 시각적 상징을 주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꿈의 또 다른 기능은 미래의 사태를 미리 알려 주는 것이다. 이 기능은 사실 상기한 ‘메시지 전달의 기능’이 특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꿈을 통해 미래를 미리 보여 주는 일은 주로 창세기와 다니엘서에 몰려 있다. 우선, 요셉은 자신의 장래 모습에 대한 꿈을 두 번에 걸쳐 꾸었다(창 37:5, 6~7, 9). 창세기의 다른 사례는 이방인들의 꿈에 대한 것으로서 술 맡은 관원장(창 40:5, 9~11)과 떡 굽는 관원장(창 40:5, 16~17), 그리고 바로(창 41:1~7, 17~24)가 꿈을 꾼 장본인들이다.
다니엘서에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두 가지 꿈(단 2:1, 31~35; 4:4~5, 10~18)이 전형적인 미래 예측의 꿈으로 나타나 있다. 그후 다니엘 자신도 여러 제국들과 메시야 강림에 대한 미래 사태의 꿈을 꾼다(단 7:1~14). 창세기와 다니엘서 외에 꿈의 미래 예측적 기능이 예시된 것은, 기드온이 적의 진영에서 엿들은 바 미디안 사람들의 꿈 이야기이다(삿 7:13).
미래 예측의 꿈은 메시지 전달의 꿈과 달리 꿈 가운데 상징을 포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아주 자명한 내용이 아니면 별도의 해석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해석이 주어지지 않은 꿈의 경우 꿈을 꾼 이는 근심과 번민을 겪는다(창 40:5~7; 41:8; 단 2:1, 3; 4:5; 7:1, 15). 창세기에서는 요셉이 해석자로 등장하고(창 40:12~13; 18~19; 41:25~32), 다니엘서에서는 다니엘이 그러하다
(단 2:36~45; 4:19~27). 다니엘이 꾼 꿈에 대해서는 천사 중 하나가 해석을 맡아 주었다(단 7:16). 또 미디안 사람의 꿈은 동료에 의해 해몽이 주어졌다(삿 7:14).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첫 번째, 왜 하나님은 꿈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래 사태를 알리시는가?
성경에는 이에 대한 답변이 나타나 있지 않다. 꿈이 하나님의 메시지와 미래 사태를 인간의 뇌리에 뚜렷이 각인시키기 위한 효과적 수단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러나 어떻게 하여 그렇게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지는, 잠과 꿈에 대한 철학적·심리학적·뇌 신경학적 설명이 있어야만 답변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방면의 연구는 아직도 충분하지 못하다.
두 번째, 성경의 꿈은 오늘의 꿈과 무엇이 다른가? 성경의 꿈은 앞에서 다루었다시피 내인성 꿈이 적고 외인성 꿈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형편이 바뀌어 우리가 꾸는 대부분의 꿈은 내인성 꿈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예수께서 성육신과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셨고(히 1:1~2), 성령께서 오순절부터 보편적 사역을 시작하셨으며(요 14:26; 16:13), 기록된 성경(딤후 3:16~17)이 모든 이에게 입수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하나님께서는 이제 이전 시대만큼 외인성 꿈을 필요로 하시지 않는다. 물론 지역적·개인적 상황에 따라 예외적으로 (또 일시적으로) 외인성 꿈이 활용되는 경우조차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송인규는 한국IVF 총무를 역임했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이자 새시대교회 설교자로 사역했다. 현재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세 마리 여우 길들이기」, 「평신도 신학」, 「성경의 적용」, 「책의 미로 책의 지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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