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지혜의 마중물이 됩니다

prologue 2020년 11월호 지식은 지혜의 마중물이 됩니다 빛과소금

대학까지 졸업한 사람이라면 끊김 없이 16년간 공부를 해 온 셈입니다.
한 가지를 꾸준히 했다면 달인 소리를 듣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국어를 10년 넘게 배웠으니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겠군요. 띄어쓰기, 맞춤법 같은 건 식은 죽 먹기겠죠? 영어는 또 얼마나 유창하게 구사하겠어요? 수학은 어떻고요. 2차 방정식 정도야 자다 일어나서도 척척 풀 수 있을 겁니다. 연주곡을 듣자마자 베토벤인지 모차르트인지 딱 알아차리겠죠. 인상주의 화가 이름 5개 정도는 술술 나올 거예요. 10년이나 음악과 미술 공부를 했으니까요.
그런데 실상은….
성과주의 주입식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공부를 재미없고 의미 없게 해 왔는가에 대한 아쉬움에서 나온 투정일 뿐입니다. 평생 공부를 해 온 한 교수의 글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 시절, 군 복무 시절, 유학을 앞둔 낭인 시절을 제외하고는 공부를 떠난 적이 없다. 삶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배우는 와중에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는다”(김영민, 「공부란 무엇인가」). 그의 글에서 지식을 채우는 과정이 신앙을 키우는 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들여다봅니다.
이와 같이 ‘배우는 와중’에 있는 분들을 이번 호 빛과소금 지면에 초대했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연구하며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 오직 빛과소금 독자만을 위해 지식 수업을 펼칩니다. 방구석 첫 번째 열에서 그분들의 명강의를 들으며 지식을 채우고, 그 지식이 삶의 지혜로 쌓여 가는 기쁨을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여 자신만의 지식 수업을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식은 분명 인생의 힘이 됩니다.

글 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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