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소로고

2018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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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펼쳐 소망을 낚는 어부가 되라

그가 섬기는 세상
그물을 펼쳐 소망을 낚는 어부가 되라배우 서태화

지난해 말 CGNTV에서 특집 단막드라마  〈다시 봄〉이 방영되었다. 〈다시 봄〉은 CGNTV의 첫 TV 드라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고, 이어 역량 있는 작가와 제작진을 갖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거기에 눈에 띄는 인기 연기자들이 주조연으로 포진해 기대를 증폭시켰다. 그중에서도 최봉길 목사 역을 맡은 서태화의 출연이 유독 반가웠다.
여러 작품에서 반듯하고 올곧은 이미지를 보여 온 그가 크리스천이라 반가웠고, 나의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연애시대〉에 출연한 배우라 반가웠다. 진짜 ‘연예인’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성악을 전공하고, 서른의 나이에 배우가 되고, 또 요리사로, 제주도 지킴이로 맹렬한 활동을 펼치는 배우답게 인터뷰 내용도 분명하고 뜨거웠다. 바쁜 일정으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밀도 있게 나눈 그의 인생 기록을 옮겨 적어본다.

 

취재 서진아 사진 정화영

〈다시 봄〉  드라마 출연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처음 출연 제의가 왔을 때, 기독교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없어서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목사님 역할이라니…. 제가 언제 목사님이 되어보겠어요. 성도를 위해 집에서 쓰던 TV도 선뜻 내어주고,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싫어해도 쫓아내도 매일 그 집을 찾아가는 우직하고 순수한 최봉길 목사는 제가 어릴 적부터 꿈꾸어 왔던 목사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최 목사를 연기하는 동안 어릴 적 다니던 주일학교와 목사님도 생각나고, 순수했던 신앙의 모습도 돌이켜보게 되었어요. 최 목사의 섬김과 영혼에 대한 간절함이 지금 퇴락해 가는 한국교회에 던지는 조용한 꾸지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크리스천들이 순수함과 간절함을 회복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목사님 역을 연기하기 어렵지 않던가요?
모든 연기가 그렇지만 쉬운 건 없습니다. 그러나 제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에 어떤 역이든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죠. 제가 그동안 주로 반듯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목사 역할을 맡겨주신 것 같아요. 그런 이미지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제게 주어진 사명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린 시절 만났던 목사님과, 내 마음속의 로망과도 같은 시골 교회 목사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최 목사의 이미지를 만들어 갔습니다.
특히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강화도의 흥왕교회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기나 분위기가 드라마에 딱 어울리는 교회였기 때문에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해오셨죠?
교회 중고등부 때 성가대와 그룹사운드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노래 좀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죠. 고3 때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시작해서 성악과에 들어갔고, 이탈리아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재미있는 게 유학생활에 했던 경험들이 이후 저에게 또 다른 기회와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미국 유학 시절 친구였던 곽경택 감독이 졸업 작품인 단편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해서 처음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그걸 계기로 곽경택 감독의 데뷔작인 〈억수탕〉이 저의 데뷔작이 되었고, 곽경택 감독의 대표작인  〈친구〉가 저를 알리게 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또 이탈리아 유학 시절 요리에 즐거움을 느껴 ‘Il Cuoco Alma Korea’의 파스타 코스, 츠지원 요리 아카데미의 이태리북부 코스 등 본격적으로 요리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방송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요리하는 배우’ 또는 ‘셰프’라는 새로운 호칭을 갖게 되었죠.

그렇게 많은 달란트를 주신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해왔던 모든 선택이 주님의 계획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확신합니다. 주님이 생각하시는 그림을 완성시키시기 위해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끔씩은 미진한 결과를 보여주시기도 하고, 직진하게 하시거나 빙 돌아서 가게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한번도 제가 못할 일, 제가 싫어하는 일은 안 시키셨어요. 가끔은 결과에 대해 아쉽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선택에 대해서는 늘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또 다른 길을 열어주실 거라는 생각에 두근거리고 기대가 큽니다. 어떤 미래를 열어주실지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것이 제 삶의 기쁨이에요.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세요?
새해가 되면서 자그마한 목표가 생겼어요. 한과 쪽인데 요즘 제가 꽂힌 부분이 있거든요. 빙사과라고 들어보셨어요? 강정 종류인데 얼음처럼 속이 비친다 하여 얼음 빙(氷) 자를 써서 빙사과라고 해요. 한과 선생님이 수많은 제자를 길렀는데 제대로 해낸 사람이 없다고 해서 제가 도전해 보겠다고 했어요.
그런 것에 쓸데없이 도전의식이 생기더라고요. 하하.
길게는 제주도에 농장을 재정비해서 새로운 작물을 키우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빠르면 2~3년 후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10년 안에는 완성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때는 농부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신앙생활의 권태기는 없으셨나요?
사실은 요즘 들어 신앙생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저는 모태 신앙인인데, 나이가 들수록 신앙생활의 어려움이라기보다는 교회 생활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할까요? 뭐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 만연한 한국교회의 문제 상황들을 접하다 보면 오랫동안 신앙인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미안함과 죄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모든 크리스천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밖에서 많은 비판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지만, 정말 필요한 건 우리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는 일인 것 같아요.
문제를 깨닫고 고민하고 기도하는 과정에서 크리스천들과 목회자들의 마인드가 바뀌고, 시스템이 발전하면 한국교회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로서 20여 년 몸담아 오셨는데, 요즘 한국영화의 발전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아직도 개선될 부분은 많지만 일단 지금처럼 큰 발전을 이룬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주제와 소재가 다양해졌고 배우들의 생명력도 길어졌어요. 예전에는 배우가 40~50대를 넘으면 주인공을 맡는 경우가 드물었거든요. 근데 이제는 그 연령 대에도 주인공을 하잖아요. 이런 발전은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잘되는 때가 곧 위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들뜨지 말고 그때를 지혜롭게 잘 보내야 더욱 강한 생명력을 키울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1997년에 데뷔해서 2000년에  〈친구〉라는 작품을 만났어요. 그 작품이 너무 잘되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빨리 이름을 알린 거는 약이었지만, 밑에서부터 차근히 연기 공력을 쌓지 않고 건너뛴 것은 독이 될 수도 있었어요. 조그만 위기에도 기반이 흔들릴 수 있거든요. 그때 제가 어린 나이가 아니라서 들뜨지 않고 그 시간을 잘 지켜낸 것 같아요. 사실 영화가 뜬 것이지, 제가 장동건이 된 건 아니잖아요. 하하. 영화판은 물론이고 삶의 모든 현장에서, 잘될 수도 잘 안 될 수도 있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달란트를 나누는 일에도 참여하신다고요?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7~8년째 요리 봉사를 다니고 있어요. 한 달에 한번 아동복지센터에 방문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먹고 있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를 했어요. 탄산음료도 주지 말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아이들의 입맛을 건강하게 바꿔보려고 했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바꿨어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모이는 시간이니까 철저히 아이들의 요구와 입맛에 맞추기로 한 거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요?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같은 걸 좋아할 거 같죠. 의외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고기예요. 하하.


신앙의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전이 될 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강연을 할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어요. “그물을 펼쳐라!” 예전에는 “한 우물을 파라!”가 미덕이었잖아요. 물론 그것도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는 한 우물을 파는 것보다 그물을 펼치는 쪽을 선택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물을 넓게 펼쳐서 많은 물고기들을 잡아 다양한 것들을 맛보라고요. 그중에는 내 입에 맞는 것도 있고 덜 맞는 것도 있고 아예 안 맞는 것도 있겠죠. 그렇지만 먹어 보지 않으면 맛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잖아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나에게 딱 맞는 걸 찾을 수 있지 않겠어요? 저에게는 음악, 연기, 요리가 제 그물에 잡힌 여러 물고기들 중의 하나예요.

기도 제목 나눠주세요.
이번에도 집에 내려갔다 왔는데,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건강이 많이 걱정돼요. 옆에서 지켜드리지도 못하는데…. 주님 안에서 늘 평안하시고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또 항상 하는 기도가 있어요. 제가 마지막에 무엇을 하게 되더라도 순종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자꾸만 새로운 것을 시키시니까 감사하고 기대도 되는데, 언제까지나 순종하면서 제게 주어진 길을 기쁘게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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