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소로고

2017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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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아내로, 다시 엄마로

그가 섬기는 세상
배우에서 아내로, 다시 엄마로김정화

어린 나이부터 열심히 달렸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어느 날 갑자기 학생에서 배우로 신분이 바뀌고, 순식간에 인기인이 되었다. 목표나 비전을 세우기도 전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먼저 찾아왔다.
화려함에 이끌려 절망의 나락 앞에 설 뻔했던 김정화에게 하나님은 손을 내미셨다. 두려움과 불안 앞에 서 있던 그녀는 그 손을 덥석 잡고 평안과 안온의 길로 따라갔다. 인기와 성공을 좇는 치열한 삶을 내려놓고 천천히 주님과 동행하기로 결단했다. 그런 마음이 예뻐 보이신 걸까? 하나님은 김정화에게 진실한 믿음의 동역자요, 인생의 동반자를 허락하셨다. 어울리지 않는 듯 너무나 잘 어울리는 찰떡 커플 김정화, 유은성 부부의 탄생!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지금의 김정화는 이전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가장 위대한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주연 역할을, 제법 잘 해내고 있다.
한창 손이 많이 가는 두 아들 때문에 짬 내기 어려운 그녀의 시간을 아주 조금 빌려, 요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재 서진아 사진 정화영

 

많은 분들이 근황을 궁금해 하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013년에 결혼해서 2014년에 첫 아이 낳고 잠깐 활동했다가, 둘째가 생겨서 다시 잠정적 휴식기에 들어갔어요. 둘째 태어난 지가 아직 10개월밖에 안 되어서 아직은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요. 그래도 계속 작품은 검토해 보고 있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부터 CBS TV  〈새롭게 하소서〉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저한테 기회를 주셔서 기쁘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격주로 녹화를 하는데 한 번 가면 4회분을 찍어요. 하루에 네 분을 만나는데, 녹화할 때마다 은혜를 많이 받아요. 프로그램 진행하러 갔다가 오히려 제가 힐링하고 돌아오죠.

 

〈새롭게 하소서〉가 교계 토크 프로그램으로서는 단연 장자 격인데,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나 소망이 있다면요? 

기존에 해 오셨던 분들이 워낙 잘 하셨고, 함께하시는 김학중 목사님께서 2년 넘게 자리를 지켜 오셨기 때문에 저는 마음 푹 놓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공감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출연하신 분들 이야기 듣고, 편안하게 함께 대화 나누고, 시청자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들 물어보고요. 지금 제 역할은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신앙적인 부분은 목사님께서 잡아주시니까요. 
처음에 시작할 때 제작진들에게 “저는 그냥 예배하는 마음으로 올게요”라고 말했어요. 사실 아이 둘을 데리고 주일 예배에 집중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거의 자모실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아이에 정신이 쏠려 있다 보니까 귀로는 메시지를 듣는다고 해도 집중이 안 되니 영적으로 점점 갈급해지더라고요. 늘 당연하게 여겼던 주일 예배였는데, 아기를 낳고 나니 딱 끊겨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마침 프로그램 제의가 들어왔고, ‘옳다구나. 예배하는 마음으로 그곳에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기대했던 대로 삶을 통해 예배를 실천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감동과 은혜를 얻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아이들 양육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요?
두 아이 모두 아들이고, 특히 첫째가 활동적이고 외향적이다 보니 놀아주는 게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몸으로 놀아주는 건 거의 남편이 감당하고 저는 주로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맡아요.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그런데도 체력의 한계를 많이 느껴요.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지만 마음으로는 힘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아이들이 예쁘고 감사하고 그래요.
〈새롭게 하소서〉를 녹화하는 날에는 집에서 새벽 5시에 나와요. 아이들 재우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첫째 아이 어린이집 갈 준비 해놓고, 둘째 이유식이랑 젖병을 챙겨놓고 나와요. 나와서도 하루 종일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쓰이고 걱정도 되고, 몇 번씩 집으로 전화하게 돼요. 저는 이런 일이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매일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은 참 대단하다 싶어요. 정말 멋지고 위대하다고 칭찬해 드리고 싶어요. 엄마가 되면서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감사할 것들이 늘어나고 그런 것 같아요.


엄마가 되기 전과 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뭔가요?
부모의 마음을 진심으로 알게 된 거요. 예전에 제가 방송 프로그램을 계기로 딸로 삼았던 우간다의 아그네스라는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막연하게 ‘아, 엄마의 마음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었어요. 아그네스가 에이즈 보균자로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거든요. 이젠 제가 진짜 엄마가 되고 보니까, 그런 아이들의 아픔을 더 깊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세월호 사건이나 어린이집 폭행 사건 같은 걸 보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거든요. 단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여겨지면서, 이게 바로 ‘엄마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또 제가 엄마가 되니까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우리 엄마는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셨고, 지금 내 나이에 이미 초등학생 학부모셨거든요. 참 예쁘고 꽃다운 나이였을 텐데, 그 삶을 자식 위해서 다 내려놓고 희생했을 걸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도 들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어린 나이에 부모라는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까 싶고요.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우리 아이들 크는 거 보면서 함께 행복을 누렸을 텐데, 마음이 아프고 그리워요.

 

 

 

 

아그네스는 지금 몇 살이에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나요?
아그네스를 처음 만났을 때가 6살 때였는데, 그때는 상태가 정말 많이 안 좋았어요. 그래도 감사하게 제가 조금이나마 후원해 주는 돈으로 에이즈 약을 먹고 지금은 다른 사람들보다 건강해지고 영양 상태도 좋아져서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그 이후에도 우간다에서 몇 번 만났고, 2013년에 결혼할 때 우간다에 가서 아그네스랑 같이 웨딩 촬영을 했어요.
올해로 14살 정도 되었을 텐데, 우간다는 그 나이에 보통 결혼을 해요. 선교사님 말씀으로는 몸만 어른이지 아직도 어린아이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딘가에서 가슴으로 맺은 딸이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하고 든든해요. 건강하고 밝게, 꿈을 가진 아이로 잘 자라면 좋겠어요. 얼굴 못 본 지가 좀 됐는데, 너무 보고 싶네요.

 


신앙의 동역자이자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셨잖아요.
찬양 사역자 유은성의 아내로서 부담감은 없나요?

결혼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역자의 아내로서, 사모로서 잘해 보겠다는 부담감은 갖지 않으려고 해요. 남편도 내가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있고, 또 남편 사역이 목회가 아니라 찬양이라는 특수 사역이니까 아무래도 사모로서의 부담감은 좀 덜한 거 같아요. 물론 교회에 가면 저를 ‘사모님’이라고 부르시니까 조금은 거룩한 부담감이 들기는 하죠. 하하.
그런데 좋은 점이 더 많아요. 남편이 사역을 하는 사람이어서 더 많은 예배를 드리게 되거든요. 주일에 4, 5번씩 예배를 드리기도 해요. 결혼 전에 드렸던 예배보다 결혼 후에 남편과 함께 드린 예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그게 힘들고 지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시간들이 정말 은혜로워요. 예배마다 같은 찬양을 듣고 비슷한 메시지를 들어도 신기하게 매번 다른 은혜를 부어주시더라고요. 어떤 때는 이 찬양에 회복을 경험하고, 또 다른 때는 다른 찬양에 은혜를 받고, 또 다른 말씀에 도전을 받고, 정말이지 모든 예배가 저한테는 은혜였어요. 그 많은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사역자의 아내로 불러주신 이유를 알게 되고 감사를 경험했어요. 부담감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도사의 아내이기 때문에 밖에 나가 허튼짓 할 수 없고, 많은 분들이 제가 하나님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시니까 그게 제 삶에 가드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서 든든해요.

 

 

백 점 남편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요. 마음껏 남편 자랑 좀 해주세요.
저희 남편은 자랑할 게 정말 많은 사람이에요. 주변에서는 다들 저희 남편더러 결혼 잘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제가 결혼을 잘했다고 늘 얘기하고 다녀요. 남편은 제 이상형이랑 진짜 가까웠어요. 신앙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성품이 좋고 나보다 성숙했으면 좋겠고, 그 사람이 가는 길은 옳은 길이어서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었거든요. 결혼 전에는 ‘이 사람이 완벽한 내 이상형이구나’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살면서 점점 더 그렇게 느껴요. ‘아, 하나님이 정말 잘 맞는 짝을 맺어주셨구나’ 하고요.
남편은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라 사랑한다는 표현도 잘하고요. 우리 아이들 낳기 전에도 교회 아이들 한 명씩 다 안아줄 정도로 아이들을 예뻐했는데, 자기 자식은 오죽 예뻐하겠어요. 제가 피곤하거나 힘들 때면 항상 아이들과 놀아주고, 오늘처럼 외부 일이 있는 전날에는 도맡아서 아이들을 봐줘요.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 하원은 전적으로 남편 담당이에요. 그게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게 보여서 정말 많은 힘과 외조를 받고 있구나 하는 걸 느껴요.

 


배우로서 자리를 확고히 잡은 뒤에 결혼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은 없나요?
활동을 시작하고 5~6년 뒤인 2006년쯤에 일을 쉰 적이 있었어요. 그때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저 나름대로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나이가 23~24살이었는데, 일적으로는 왕성했지만, 하나님으로부터는 많이 멀어졌던 시기였어요. 힘들다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고요.
일을 쉬면서 시간을 가지고 성경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성경을 읽게 되고 성경 공부를 하면서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어요. 그 전에는 ‘배우로서 내가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지냈다면, 다시 성경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정화야, 넌 여기까지야”라고 말씀하신다면 그대로 순종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내가 배우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또 나를 그만 사용하시겠다고 정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이죠. 그때부터 자리와 위치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자유해졌어요. 그때가 20대 중반이었는데, 좀 일찍 깨달은 거죠. 이후에 작품 활동도 줄고, 수입도 줄고, 인지도도 줄어들었지만 만족감은 더 커졌어요. 역할이 작든 크든,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저 배우로서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찬양이 흘러나왔어요.
그러다 남편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나왔어요. 보통 여배우가 결혼을 한다고 하면 소속 회사에서도 좋아하지 않는데, 저희 회사 이사님은 “배우 김정화의 삶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서의 삶도 중요하다”며 응원해 줬어요. 그래서 연애한 지 10개월 만에 결혼했어요.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계획하신 대로 정말 순탄하게 결혼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본인의 가정이 어떻게 쓰임 받길 원하세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느끼는 건, 세상에서 존경받을 만한 부모가 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어렵다는 거예요.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걱정 고민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기도하는 저희 엄마의 모습을 보고 신앙을 올곧게 키워온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남편과 저의 기도하는 뒷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해요. 그래서 우리 가정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가정으로 쓰임 받으면 좋겠어요.
저희 엄마가 우리 가정의 신앙 1대였어요. 그런 엄마가 제 신앙의 뿌리가 되어 제가 그 대를 잇고,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다음 세대를 이어주게 되었어요. 참 감사하고 은혜로운 일이죠. 저희 시아버님, 시어머님도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아버님이 목사님이신데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도 열심히 믿음 생활 하시는 모습 보면서 너무 존경하고 따르고 싶다고 생각해요.
시부모님이 건강히 사셔서 손자들에게 본이 되는 모습을 오래토록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대대로 이어지는 신앙의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보면서 아이들도 당연하게 하나님을 사랑할 뿐 아니라 경외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기도 제목 나눠주세요.
저는 연예계가 또 다른 선교지라고 생각하고 크리스천 배우들이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도를 해요. 다들 사람이기 때문에 내 욕심대로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고, 유명해질 만한 작품을 고르고 싶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그렇지만 그런 영향 받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하나님이 주신 약속들을 바라보고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각자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두고 그렇게 기도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 사람이 크리스천으로서 대중문화계에 빛과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쓸 만한 도구가 되라고요.

저희 남편이 결혼 전에 “가정이 하나의 교회”라는 말을 했어요. 가정이 세워져야 교회가 세워지고, 교회가 세워져야 나라가 세워진다고요. 저도 그 말에 크게 공감해요. 각자의 가정이 교회와 나라를 살리는 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가정과 크리스천 각 가정을 위해, 저희 남편의 찬양 사역과 또 다른 사역 위해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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