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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손으로 만드는 작은 세상
스위트돌하우스 김동희 대표 | 2019년 12월호
  • * 돌하우스 작가
    작가 개인의 상상력과 개성을 담아 집이나 상점 등의 건물을 작고 아담한 사이즈로 제작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다양한 건물의 내부 형태를 디자인하고, 원하는 크기에 맞게 축소 설계한 뒤 각종 재료를 이용해 실제와 흡사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 관련 분야
    미니어처 작가, 건축 모형 작가, 디오라마, 돌하우스 제작

     

    * 주로 하는 일
    - 하나의 건축물, 상점, 방 내부를 미니어처로 표현하기 위해 기획, 도면 제작을 거쳐 미니어처 전문 도구를 활용한 제작 단계를 모두 수행한다.
    - 점토, 목재를 비롯한 생활 속 여러 재료들을 이용해 실제와 흡사한 소품들을 만든다.
    - 공방을 운영하여 돌하우스 제작 노하우를 가르치고, 주문 제작 의뢰가 있는 경우 용도와 크기 등을 고려하여 완성된 작품을 만들고 유지 보수까지 담당한다. 

     

     

    Q. ‘돌하우스’라면 인형의 집이 연상되는데요. 실제로 인형의 집을 만드시는 건가요?
    ‘돌(doll)’이 인형이라는 뜻이기는 하지만, ‘작다’, ‘귀엽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거든요. 실제로 ‘돌하우스’는 단순히 인형이 사는 집을 말한다기보다는 작고 아담하게 만든 집을 말해요. 많은 분들이 ‘미니어처’라고도 부르시는데요. 미니어처는 실제로 있는 것을 실물과 똑같이 작게 만드는 것이라면 ‘돌하우스’는 거실, 침실, 상점, 2층집 등 작가가 생각하는 의도와 구성과 개성을 담아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조금 더 차원이 높은 창작물이라고 볼 수 있죠. 

     

    Q. 제작하신 돌하우스 작품들은 주로 어떤 곳에 쓰이나요?
    예전에는 소장용으로 많이 만들었다면, 요즘에는 상업적인 용도로 작품을 의뢰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드라마 포스터에 들어갈 집 모형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고, 상점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만들어서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죠. 최근에는 유튜버나 연예인의 작업 공간을 선물용으로 만들어 달라는 의뢰도 꽤 있었어요. 

     

    Q.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될 텐데, 손도 많이 가고 비용도 만만치 않겠는데요?
    그래서 주문을 했다가 가격을 듣고 취소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중국에서 만든 음식 모형이나 가구 미니어처 등의 상품들은 몇 천원이면 살 수 있는데 반해, 돌하우스는 한 작품을 위해 기획부터 설계와 제작을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거든요. 제가 가르치는 수강생 분들도 처음에 가격대를 말씀드리면 조금 놀라세요. 그러다 본인이 직접 수고해서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어떻게 그 가격에 팔아요? 저라면 절대로 안 팔아요”라고들 하시죠(웃음). 

     

    Q. 그렇겠네요. 대체로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하네요.
    가장 먼저 자료조사가 필요해요.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한 자료가 될 만한 것을 사진으로 촬영하든지 인터넷에서 찾아서 모으죠. 그 다음에는 수집한 자료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디까지 구현할 것인지 구성을 해요. 그리고 만들고자 하는 방이나 건물의 실제 사이즈와 비율을 측정한 후에 얼마나 줄여서 만들지 계산해서 설계를 하죠.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의 방을 12분의 1 사이즈로 만든다면, 실제 방안의 모든 공간과 가구들의 치수를 잰 다음 12로 나눠서 설계도면에 입체로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돌하우스를 배우는 분들이 대체로 이 단계를 많이 어려워하세요. 손으로 아기자기하게 미니어처를 만들어 보려고 도전했는데, 실제로 시작해보니 미술이 아닌 수학이라 많이들 어려우시대요(웃음). 하지만 그 단계가 있어야 방의 뼈대를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갈 가구나 소품 등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어요. 특히, 가구를 만들 때는 나무를 이용해서 실제로 가구 만드는 과정과 똑같이 진행하기 때문에 목공기술까지 익혀야 해요. 이때가 손재주와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이죠. 나무나 점토, 천을 비롯한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모든 소품을 실제같이 디테일하게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Q. 그렇다면 어디를 가시든지 소품이나 재료들을 항상 주의 깊게 보시겠네요.
    맞아요. 그래서 제 주변에는 항상 ‘예쁜 쓰레기’들이 정말 많아요. 혹시나 해서 모아둔 게 하도 많아서요. 알약통, 요구르트병, 천이나 종이 등은 누가 봐도 쓰레기 같지만, 그런 재료들을 활용하면 직접 깎아 만드는 것보다 힘도 덜 들고 느낌도 더 사는 경우가 많거든요. 얼마나 실제와 똑같이 표현하느냐가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재료와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죠. 

     

    Q. 만드신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13년 전에 ‘동희상회’라고 옛날 동네 작은 구멍가게를 만든 적이 있어요. 제가 한창 돌하우스를 배우던 시기에 만든 작품인데요. 완성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죠. 대부분의 돌하우스들이 유럽풍이라 엔틱한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촌스러워지곤 하는데, 이 작품은 한국적인 데다 애초에 낡고 오래된 컨셉으로 제작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도 거부감이 없고 좋더라고요. 만드는 과정에서 기와를 한 장 한 장 올리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당시에는 기와가 어떤 방식으로 놓이는지 자료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아서 느낌만 표현했는데요. 실제로 제가 쌓은 방식으로 기와를 올리면 비가 다 새고 말죠. 자세히 보면 말이 안 되는 집인 거예요. 

     

    Q. 와, 돌하우스를 만들려면 건축이나 설계의 기초 지식까지도 알아야 하네요?
    맞아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느낌만 내도 예쁘겠지만, 정말 완성도 있는 작업을 하려면 실제 집안 골격이나 가구배치, 심지어 가구의 서랍 하나하나까지 작동하는 원리를 고려해 실제처럼 구현해야 디테일이 살아나요. 하다못해 비닐봉지 하나를 만들더라도 느낌만 내는 것이 아니라 접혀 있는 모양이나 구겨진 부분, 손잡이까지 신경을 써야 생명력 있는 작품이 나오죠. 

     

    Q. 혹시 개인적으로 꼭 만드시고 싶은 도전 과제 같은 것이 있을까요?
    최종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건 제가 살고 싶은 집, 늘 상상해 온 저의 집이에요. 현실에서는 땅도 자본도 필요한 일이지만 돌하우스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잖아요. 언젠가 제가 미니어처로 만든 집을 현실에서도 그대로 만들 수 있는 날이 있다면 더할 것 없이 좋겠지요. 

     

    Q. 마지막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돌하우스 클래스를 진행하다 보면 미술에 소질이 있는 분보다 관심과 애정이 있는 분이 더 오래 하고, 더 잘하시는 편이에요. 그런 것을 보면서 재능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느끼죠. 저는 청소년 친구들이 목표 없이 무작정 공부만 하기보다 관심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찾고 열정을 다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무엇이든지 오랫동안 즐겁게 할 수 있을 거예요.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한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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