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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튜버, 작곡가, 찬양사역자, 그리고 크리스천
유튜버 선골, 작곡가 박강일 | 2019년 11월호
  • 박강일. 그를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구독자 10만 유튜버이자 음원차트를 올킬한 작곡가이자 3집까지 낸 찬양사역자라는 것. 그리고 그 세 개의 삶을 통해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전하고 있다는 것. 인기 유튜버를 만나려는 팬심으로 갔으나, 기자 앞에 앉아 있는 이 사람은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고 있는 또 한 명의 크리스천이었다.

     

    취재 | 김지혜 기자 · 사진 | 정화영 기자

      

     

    선글라스를 낀 예수님 썸네일을 별 기대 없이 눌렀다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해요. 복장 보고 개그코드인 줄 알았는데 치고 들어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그만 심쿵을!
    감사해요. 사실 노래는 제 오랜 상처였어요. 제 첫 전공이 보컬이거든요. 그런데 한 곡만 6개월을 죽어라 연습하고도 D학점을 맞은 충격으로 노래를 접었어요. 그리고 작곡으로 전향했죠. 그렇게 10년도 더 지난 어느 날, 우연히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 혼자 녹음해서 SNS에 올렸는데 제 착한 지인들이 칭찬세례를 하더라고요. 내친 김에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죠. 유튜브에 워낙 실력자들이 많으니까 좀 색다르게 가보자 해서 엽기용품 사이트에서 복장 몇 개를 세트로 샀어요. 제 트레이드 마크인 예수님 복장도 그중 하나였고요. 그저 하나 남은 가발과 그리스인 코스프레 복장을 입었을 뿐인데 구독자 분들이 ‘예수님’ 같다며 너무 좋다고 이 옷으로 통일하라 하시더라고요. 지금의 선골 색깔은 구독자 분들이 만들어 주신 셈이죠.

     

    역시 사랑받는 유튜버네요. 올해,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만이 넘으면 받는 ‘실버버튼’을 받으셨어요!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정말 과분하죠. 많이 사랑해 주셔서 참 감사해요. 하지만 솔직히 실버버튼 자체에는 대단한 감흥이 없어요. 처음부터 마음 비우는 훈련을 했거든요. 초반에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점점 주목을 받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교만해지겠다 싶더라고요. 사람이 돈이나 명예에 흔들리게 되는 이유도 맛보기로나마 느꼈고요. 온 신경이 댓글에 쏠리면서 제가 점점 여기에 매이는 것이 느껴졌어요. 유튜브로 예수님을 알리고 수익이 나면 좋은 일에 쓰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 수익은 모조리 선교 목적으로만 써요. 저를 지키려는 조치죠. 또, 저는 전업 유튜버가 아니라, 엄연히 ‘작곡가’라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더 힘을 빼려고 해요. 자막도 편집도 늘 한결같은(?) 비결이 여기에 있어요. 

     

    ‘작곡가 박강일’에 대해서도 안 들을 수 없죠. 최근 펀치의 <자꾸 이러다>로 음원차트 올킬을 달성하셨는데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선골 제가 고등학생 때까지 전교 꼴찌였어요. 어머니는 아들을 대학에는 보내야겠는데 어쩔까 하다, 어릴 때 잠깐 다닌 피아노학원에서 청음이 좋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시고는 음대를 권유하셨어요. 제가 워낙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실용음악과가 경쟁률이 매우 세지만, 당시에는 학과가 막 생길 때라 정원미달이 많았거든요. 그렇게 얼떨결에 대학생이 되고도 군대에 가서까지 한결같이 흥청망청 살았는데요. 군 복무를 마치고 나온 어느 날, 단 한 번도 쓴소리한 적 없으신 어머니께서 제 손을 꼭 잡고 정신 차려야 한다고, 다들 자기 갈 길 가는데 너는 뭐 될래 하며 우시는데 정신이 퍼뜩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24시간 자고 이틀 내리 놀며 허송세월하던 박강일은 가고 남들 다 놀고 즐기는 월드컵 때조차 공부에 몰입하는 열정맨 박강일이 되었어요.

     

    14년간 200여 곡이나 쓴 기록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군요.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God's letter’라는 이름으로 CCM 앨범을 3집까지 내셨다니 신앙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셔요! 

    선골 저는 20대 때 큰 사고를 치고 ‘바른 사람’이 되려고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죄책감을 떨치려 2년 동안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봉사를 했죠. 마치 행위로 구원받을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수업 때 뜻밖의 부흥회를 당하게(?) 됐어요. 교수님을 포함해 15명의 수강생이 모두 크리스천이었는데 저만 구원의 확신이 없는 거예요. 모두의 폭탄기도(?)를 받고 학교를 나서며 처음으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요. 2년 동안 교회에 다녔는데 믿음이 없는 이유는 무엇이고, 나는 왜 태어났고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답이 성경에 있다 생각해서 3박 4일치 냉동식품을 사들고 대부도의 한 펜션에 들어가서 3박 4일간 성경 통독을 하고 왔어요. 그때 받은 말씀이 “내 양을 먹이라”(요 21:17)였어요. 내가 사는 이유가 만나는 사람들을 돕고 필요할 때 먹이고 섬기기 위한 것이구나를 깨달았고 그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죠.

     

    신앙을 가지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선골 예체능계에서 빠르게 성공하는 길은 뛰어난 사수 밑에 들어가 일을 배우고 내 손님을 만들어 안정적이 되었을 때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프리랜서로 뛰었어요. 지금이라면 좀 달랐겠지만 당시에는 이제 막 믿음을 가지고 술 담배를 끊은 터라 여차하면 유흥 문화에 휩쓸려 신앙을 잃어버릴 것 같았거든요. 대신 무섭게 일했죠. 찾는 사람이 없으니 직접 발로 뛸 수밖에요. CD에 데모곡을 10곡씩 담아서 기획사마다 찾아다녔어요.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회사는 점심시간에 사원들이 나올 때를 노려 문이 열리면 후다닥 들어가 제출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6일은 열심히 일했고 주일은 또 교회에 나가 제 모든 죄를 씻는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를 했어요. 그러다 2012년에 가수 별 씨와 작업을 하게 됐는데요. 제가 작업한 타이틀 곡 <나빠>가 기대한 성적이 안 나온 거예요. 그때 첫 번째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7-8년을 쉬지 않고 일한 터라 에너지가 방전된 데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구나라는 생각에 좌절한 거죠. 그때 하나님은 놀랍게도 제 열심의 뿌리를 보게 하셨어요. 그건 어머니에 대한 상처 때문이었는데요. 주변에서 늘 “네가 성공해야 홀로 아들을 기르신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릴 수 있다,” “험한 세상에서 돈을 많이 벌어야 어머니와 너를 지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과 음악으로 신분상승을 이루겠다는 제 욕심이 저를 일만 아는 워커홀릭으로 만들었던 거예요. 이 시간은 내가 잘되든 안 되든 나는 소중한 존재고, 설령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거나 실패하더라도 하나님은 나를 귀하게 여기시는구나를 깨달은 귀한 시간이었어요.

     

    첫 번째 우울증이 있다는 것은 두 번째 우울증도 있다는 것일 텐데요.
    선골 첫 번째 우울증 후에 제 삶이 확 바뀌었어요. 자는 시간마저 아까워하던 제가 편하게 자기 시작했고, 종일 성경을 봤어요. 저녁이 되면 제가 맡은 청년들을 찾아가서 말씀을 가르쳤고, SNS로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도 했어요. 토요일 밤이면 번화가에 나가 전도지를 돌렸죠. 그러다 보니 작곡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당시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청년들은 직장에 나가 열심히 일하는데 저는 프리랜서로 뭔가 쉽게 돈 버는 것 같았거든요. 음악이 사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 전도자’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목회자가 되려고 했죠. 그때마다 목사님들이 “왜 네게 음악적 달란트를 주셨겠냐. 아서라” 하셨지만 그때는 들리지 않았어요. 하나님은 저를 음악할 때 행복하도록 만드셨는데 저는 계속 밀어내고 부인했던 거예요. 그렇게 두 번째 우울증이 왔어요. 얼마나 심했는지 몸이 다 떨릴 정도였고 깨어있으면 죽고 싶어서 계속 잠만 잤어요. 무려 2년을요! 먹고 자고를 반복하다 보니 살도 20kg나 쪘고요. 4년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았는데도 우울증에 걸리게 하신 하나님이 원망스러워 교회도 안 나갔어요.

     

    그런 극심한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선골 어느 날 어머니께서 책을 한 권 주셨어요.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라는 책이었는데, 한 줄의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하나님을 용서해라.” 사실 이런 표현 잘 안 쓰잖아요. 피조물이 어떻게 감히 창조주를 용서하고 말고를 해요. 그런데 이렇게 설명하더라고요.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셔서 나의 불행을 충분히 비켜가게 할 능력이 있으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행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용서하라고요. 그래서 고백했어요. “하나님, 용서할게요. 제 삶이 이토록 피폐해지게 만드셨지만, 하나님을 용서할게요.”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괜찮아졌어요. 이제는 무조건 목회자가 되겠다가 아니라, 제가 할 때 행복하게끔 설계하신 음악이라는 달란트로 전도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앞으로 선골 님이 어떤 일들을 해나갈지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의 계획도 나눠주세요.
    선골 한 가지는 작곡을 배우고 싶은데 형편이 안 되는 크리스천들을 모아서 작곡과 신앙을 함께 키워내는 학원을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이미 세 명의 학생을 일주일에 한 번씩 무료로 가르치며 작게나마 시작하고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제가 우울증 박사잖아요? 저도 오래 겪었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해왔으니까요. 우울증에 걸린 대다수가 자신이 왜 걸렸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들을 모아 내가 왜 아픈지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힐링이 있는 치유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기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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