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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인천삼목초등학교 교사 박승호 | 2019년 11월호
  •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초등교사

     

    * 초등교사
    초등교사는 국ㆍ공ㆍ사립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지도, 학급운영, 생활지도 등을 담당한다. 학교의 교육계획과 수업일수 등을 고려해 각 교과목에 맞는 교재 연구 및 교수, 학습 자료를 준비하고 가르치며, 학생들이 원만한 친구관계를 맺고 더불어 생활할 수 있도록 법과 안전, 성교육, 기본 생활 습관, 급식 등을 지도한다.   

     

    * 관련 분야
    초등학교 교사

     

    * 주로 하는 일
    - 담임을 맡아 교실에서 생활하며 학생들에게 도덕,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체육, 음악, 미술, 영어 등 초등학교 전 교과목을 가르친다.
    - 사회성과 인격이 형성되는 연령대이므로 바른 인성과 품행을 가지도록 지도한다.
    - 교과목에 따라 실험·실습을 하거나 현장체험학습, 야외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높이도록 계획, 실행한다.
    - 전학, 입학, 출석사항 관리, 생활기록부 관리, 가정통신문 준비 등의 담임업무를 수행한다.

     

     

    Q. 초등학교에서는 남자 교사가 산삼보다 귀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던데, 바로 그 귀한 남자 선생님이시네요. 원래부터 초등교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계셨나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어머니께서 교회 전도사님이신데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게 너무 좋으셔서 저에게도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법대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수능 시험 때 OMR 답안지 체크를 잘못해서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받은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재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원서나 넣어보자는 마음으로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던 교대에 지원을 해봤는데요. 그게 글쎄 합격이 된 거예요! 수능은 망쳤지만 내신 비율이 높았던 덕도 있고, 당시에는 여자와 남자를 7 대 3 비율로 뽑는 룰이 있었는데, 마침 남학생 지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제가 합격이 된 거였어요. 그렇게 얼결에 교대생이 되었죠. 

     

    Q. 교사가 되기보다 법대에 가고 싶으셨는데, 아쉽지는 않으셨어요?
    막상 교대에 들어가서 한 달 정도 생활을 해 보니 학교가 참 재밌었어요. 재수하며 또다시 1년 동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정도로요. 또 그 무렵에 청년부에 올라가면서 교회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는데요. 생각보다 주일학교 애들과 지내는 게 재미있고, 애들도 저를 좋아해주고, 부모님들도 선생으로 존중해주시니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학 안에 IVF라는 기독교 동아리에서 교사를 꿈꾸는 선후배들과 활동하면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교사라는 소명을 주셨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는 과정이 있었어요. 당시에 설교를 들으면서 품었던 비전이 있어요. 한 사람의 교사가 바뀌면 1년에 적어도 20명의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잖아요. 그렇게 30년을 근무한다면 600명의 어린이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죠. 그렇게 모인 50명의 동아리 친구들이 움직인다면 세상이 바뀔 거라는 소망이요. 

     

    Q. 실제로 교사가 되신 후에는 어땠나요? 기독 교사로서 품은 비전을 펼칠 수 있으셨나요?
    학교에 간 첫 해에는 열정이 엄청났어요. 아침에 가장 먼저 학교에 가서 기도하고 QT한 다음 일과를 시작하고, 1교시는 항상 기도로 시작했죠. 당시에는 토요일에도 수업이 있었으니까 수업이 끝나면 애들 떡볶이를 사주면서 성경공부도 하고, 집 근처 교회로 연결시켜주는 일도 했어요. 지금은 학교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거나 그때처럼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나 제자 양육 같은 것들은 여전히 계속 하고 있어요. 

     

    Q. 학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피부로 와닿는 변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부모님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성탄절에 캐롤을 부르거나 예수님 이야기를 살짝 던져도 부모님들이 크게 간섭하지 않고 믿어주셨는데, 지금은 굳이 종교가 아니더라도 학교의 크고 작은 활동에 많이 관여하시는 것을 느껴요. 그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것이기도 하죠. 또, 예전에도 왕따나 폭력 같은 현상들은 있었지만, 요즘 들어 그런 일로 교무실을 찾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게 돼요. 그런 차원에서 ‘학폭위’ 같은 법적 절차들이 학교에 생겨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워요. 초등학생은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이나 통제가 어려워서 누구든 극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잡는 일은 학교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학폭위로 올라가서 법적으로 처리해버리면 가해 학생은 ‘난 벌을 받았고 대가를 치렀으니 됐어’라고 생각하게 되고, 또 평생 범죄자로 낙인찍히게 되니 더 이상 관계나 인격의 회복을 시도할 수 없죠. 그래서 제가 활동하고 있는 <좋은교사>라는 단체에서는 학교 안에 ‘회복적 생활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피해자와 가해자가 오랜 시간을 두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죠.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이고,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등 교사의 인내심과 관심이 필요하지만 학교는 처벌이 아닌 회복을 추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교사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소명의식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직업이겠어요.
    맞아요. 학교 현장에 있다 보면 변해가는 세대를 실감하게 되고,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는 일들도 많아요. 그러다 보면 소명의식을 가지고 한 영혼 한 영혼에게 마음을 쏟고 최선을 다해 수업을 준비하던 열정이 조금씩 사라지고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관계도 수업도 적당히 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하죠. 실제로 저에게도 그런 생각을 했던 순간들이 있었고요. 그럴 때는 사람에, 수업에, 상황에 집중해서 아등바등하던 마음을 잠깐 내려놓고 리프레시 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그래도 ‘교사 하기를 정말 잘했다’ 싶은 순간도 많으시죠?
    물론이죠. 예전에 가르친 친구 중에 발달장애가 있어서 마음을 쓰던 친구가 있는데요.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해마다 연락이 와요. 또 4학년 때 만나서 중3이 된 지금까지도 제자 양육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볼 때마다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끼죠. 그 외에도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써주는 편지 한 통, 함께해서 즐거웠다는 말들 하나하나가 감동이 되는 순간들이에요. 아무래도 한 과목만 가르치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초등학교는 하루 종일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유대관계가 남다른 면이 있죠. 중고등학생에 비해 아직 순수한 면도 있고요. 물론 힘들 때도 많긴 한데요. 저는 그렇게 지지고 볶고 큰소리도 내고 애들처럼 유치해지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참 좋아요. 하나님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신지 비전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는 책이 있어요. 책에 보면 학생들은 선생님이 가르친 국어, 영어 같은 지식들이 아니라, 선생님이 보여준 사랑, 따뜻한 말, 인상, 풍기는 이미지를 기억한다고 되어 있죠. 저도 예전에는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말보다 내가 얼마나 복음의 가치를 아는 사람답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예수님을 전하는 것만큼이나 불의한 것은 거부할 줄 알고, 잘못을 잘못으로 인식하고, 내가 잘못했을 때 정직하게 시인하는 것이 더 영향력이 큰 복음전파가 아닐까 해요. 그렇게 삶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된다면 제가 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귀 기울여 듣게 되겠죠. 그런 교사가 되고 싶네요.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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