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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영화 촬영의 네비게이션
영화 스토리보드작가 류현 | 2019년 05월호
  • * 영화스토리보드작가
    영화 촬영에 앞서, 시나리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을 어떻게 영화로 시각화할지를 감독, 촬영감독 등과 협의하여 스토리보드로 작성합니다. 주요 장면을 대략적으로 그리되 효과, 음악, 조명, 카메라 앵글 등을 함께 기술해 두어 추후 촬영의 편의를 돕습니다.

     

    * 관련 분야
    애니메이션스토리보드작가, 방송스토리보드작가, 광고기획자, 영상 제작 분야 등

     

    주로 하는 일
    - 영화 촬영 전 단계인 ‘프리프로덕션’ 과정에 기여
    - 홀로, 혹은 ‘메인 작가-보조 작가’로 팀을 이뤄 작품에 참여
    - 시나리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감독 등 영화 촬영 관계자와 각각의 장면들을 어떻게 구성할지
    카메라 앵글, 구도, 동선, 조명 등에 대해 논의
    -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 작업
    - 수정 사항이 있을 경우 수정 과정을 거쳐 최종 스토리보드 완성
     

    워크넷(work.go.kr) 직업 정보 참고

     

     

     

    Q. 사회학과 출신에 애니메이터를 거쳐 스토리보드 작가까지. 이력이 굉장히 특이하세요.
    재수생 시절에 여름방학을 맞아 영화 한 편을 보러 갔어요. 그때 그만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서는 다른 친구들 공부할 때 저는 줄기차게 영화 보러 다녔죠. 사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이미 7-8월이라 영극영화과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거예요. 그러던 중에 당시 제가 좋아하던 영화 <하얀전쟁>을 만드신 정지영 감독님이 불문과 출신인 것을 알게 되면서, 영화와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만들기 전에 세계를 바라보는 나름의 눈부터 기르자’라는 마음으로 사회학과에 진학했죠.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애니메이션 붐이 일었는데요. 영화와 애니메이션 둘 다 영상 분야라 맞닿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애니메이터 일을 시작했어요. 그림이야, 특별히 배우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반에 매일 만화 그리는 친구들이 한두 명씩은 있잖아요? 제가 그 과였어서 그림에 익숙했죠. 그렇게 6년을 애니메이션 업계에 있었는데 계속 여기 남아있다가는 영영 영화를 못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그만두고 영화계로 뛰어들었어요. 영화를 하고는 싶은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림뿐이어서, 답은 ‘스토리보드작가’ 하나였죠. 그렇게 스토리보드작가로 활동한 지도, 보조작가 시절까지 합치면 12-13년은 되었네요.

     

    Q. 늦깎이 작가셨군요. 느지막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그때 제 나이 서른 여섯이었어요. 다른 작가들이 한창 전성기를 누릴 나이에 보조 작가 일을 알아보는 처지였으니 말 다했죠. 나이도 많고, 영화도 잘 모르니 거의 ‘맨 땅에 헤딩하기’ 수준이었는데요. 당장 일이 적으니 택배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해야 했어요. 오전에는 스토리보드 작업을 하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고. 정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늦게 시작한 만큼 다른 스토리보드작가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 ‘현장편집’ 일도 알음알음 배워뒀는데요. 현장편집은 현장에서 촬영한 것을
    그 자리에서 가편집해 바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포지션이에요. 덕분에 보조 작가로 뛴 지 두 작품 만에 스토리보드작가와 현장편집이라는 두 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맡는 조건으로 <이태원살인사건> 메인 작가 데뷔식을 치를 수 있었어요.

     

    Q. 힘든 시간들을 거쳐 이제는 베테랑 스토리보드작가가 되셨어요. 스토리보드를 한마디로 정의내리면 무엇이라고 하시겠어요?
    저는 스토리보드를 ‘사용설명서’라고 생각해요. 보통 스토리보드 작업은 촬영에 들어가기 두 달 전부터 준비해요. 글로 되어 있는 시나리오를 감독, 촬영감독 등과 회의하며 어떻게 찍을지를 정해 그림으로 옮기죠. 카메라 앵글, 인물의 동선, 화면 구조 등을 시각화하는 거예요. 이렇게 만들어진 스토리보드는 촬영 현장에서 모든 스텝이 보는 ‘영화 촬영 사용설명서’가 돼요. 카메라와 조명은 어떻게 설치할지, 배우가 몇 명 등장하니 예산은 어떻게 될지, 오늘 찍을 분량은 어느 정도가 될지 등 촬영 플랜을 짜는 데 활용되죠. 보통 촬영 현장에 스텝이 100명은 되는데 감독이 일일이 다 얘기할 수 없으니까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거예요. 촬영이 끝나면 스토리보드의 역할도 다한 셈이죠.

     

    Q. 작가님은 어떨 때 스토리보드작가로서 보람을 느끼세요?
    스토리보드 회의를 할 때 제가 낸 아이디어가 영화 속에 그대로 구현된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때, 또 그것이 시각적으로도 괜찮고 아주 효과적일 때 참 보람 있어요. 영화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영화가 몇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있고요. 시나리오북이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스토리보드북이 나오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촬영한 촬영본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편집한 최종본이 나오면 그것이 우리가 실제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되는 것인데요. 이 전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어떻게 영화가 완성되어 가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Q. 작가님은 어떤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하고 계시나요?
    처음 영화계로 뛰어들었을 때는 단순히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영화로 하나님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무리 멋진 영화를 만들어도 만드는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이 상처받고 다친다면 그것을 어떻게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기독교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으로 sena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성경적 상상력’을 많이 개발했으면 좋겠어요. 성경에 기록된 말씀에는 그 이상의 것들이 많이 함축되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성경에는 단순히 혈루병 걸린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고 치유받는 것으로 끝나잖아요. 하지만 여기서 끝내지 말고 이 여인이 그곳에 나간 이유가 뭘까? 하는 물음표들을 계속 붙여나가며 상상력을 넓혀 나가는 거예요. 그렇게 물음표를 무기로 성경적 상상력을 개발하다 보면 그 인물 속에 들어 있는 나를 만나게 돼요. 거기서 만나는 하나님은 이전에 알았던 하나님과 또 다르고요. 그렇게 나만의 하나님을 만나게 되죠. 이제는 친구들도 부모님의 하나님, 목사님의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하나님을 찾을 때가 되었으니까요! 친구들의 성경적 상상력을 응원할게요.


    취재 | 김지혜 기자 · 사진 | 김주경 기자 · 장소 협조 | 한국영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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