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구독
  • facebook
  • 로그인
  • 회원가입

MagazineContents

[신앙]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
반도체 기술개발연구원 이재환 | 2019년 04월호
  •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Logic TD팀 이재환 책임연구원

     

    * 반도체 기술개발연구원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인 과정을 거쳐 생산이 완료되도록 공정의 모든 과정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설계하는 사람을 말함.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불량의 원인을 분석해 조치를 취하며 전체 공정이 원활히 운영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 관련 분야
    반도체 연구, 반도체 기술 개발, 반도체 공학 등

     

    * 주로 하는 일
    - 효율적인 반도체 생산 공정 구현
    - 반도체 신기술 개발
    - 공정 능력 향상을 위한 관련 정보 수집 및 기술 연구
    - 공정기술 데이터 관리 및 분석
    - 불량 분석 및 개선 작업 

    (워크넷(work.go.kr) 직업 정보 참고)
     

     

    Q. 평소에 ‘반도체’라는 단어를 많이 듣기는 했지만 정확한 개념이 궁금해요. 반도체가 어떤 것인지 쉽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세상의 모든 물질은 크게 ‘도체’, ‘부도체’, ‘반도체’로 나뉘어져요. ‘도체’는 전기나 열이 잘 흐르는 물질로 전선, 알루미늄 등을 말하고요. ‘부도체’는 전기나 열이 흐르지 않는 물질로 유리, 플라스틱, 마른 나무 같은 것을 말해요. 그에 비해 ‘반도체(semiconductor)’는 도체와 부도체의 성질을 반씩 가지고 있어서 평소에는 부도체처럼 전기가 흐르지 않지만, 열을 가하거나 인공적인 조작을 가하면 도체가 되어서 전기가 흐르는 물질이죠. 스위치를 누르거나 전원을 연결하면 부도체가 도체로 바뀌어서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요. 그렇게 도체도 되었다가 부도체도 되는 물질을 반도체라 불러요. 

     

    Q. 하나의 반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엄청난 과정들이 있을 것 같은데, 연구원 님은 그중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저는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길을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토기장이가 토기를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모래를 가져와 반죽을 해서 진흙을 만들고, 그것을 빚은 후에 가마에 굽고, 그 위에 문양을 새기고 약을 바르고 하는 과정들을 진행할 텐데요. 반도체 역시 수많은 과정들을 통해서 완성 돼요. 그 과정들을 컴퓨터로 설계하는 것이 저의 업무이죠. 즉,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작업의 순서는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각 과정을 어떻게 연결할지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프로그래밍을 해서 하나의 반도체가 원활하게 생산되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Q. 연구원 님이 설계에 참여한 반도체는 실제 어떤 제품들에 쓰였나요?
    저는 휴대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를 주로 개발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삼성 휴대폰 안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인 ‘엑시노스’라는 제품과 퀄컴이라는 업체에서 주문한 ‘스냅 드래곤’이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참여했어요. 

     

    Q. 반도체는 아주 작은 물질이어서 엄청난 정확성과 세심함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모여 있는 회사 안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과생들만 있는 사무실이기 때문에 삭막할 거라 생각하실 텐데요. 그렇지만도 않아요. 결국에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까요. 물론, 긴 설명을 하기보다는 실험 결과나 데이터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감정적인 교류가 부족하기는 해요. 그래도 하나의 작업 목표를 위해 여러 사람이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동료의식도 있고 서로 돕고 도움을 받아가면서 배우는 것들도 많아요. 

     

    Q.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기도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생산 설계를 다 마치고 나서 최종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불량이 감지되는 경우가 있어요. 반도체는 웨이퍼라고 불리는 원판 안에 많게는 천 개 이상의 칩들이 들어가고, 그것을 조각조각 잘라서 쓰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요. 이 칩들이 하나도 쓸 수 없는 불량품으로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러면 완전히 비상이에요. 어떻게 된 일인지 원인을 찾고, 각각의 과정들을 다시 분석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미팅하고 수정하고 하는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하죠. 수백 수천 개의 칩들을 하나하나 검사해서 말이에요. 그러고 나서 다시 작업을 돌릴 때는 믿지 않는 분들도 기도하라고 말하곤 하세요. 그만큼 간절하니까요. 웨이퍼가 25개씩 묶여진 덩어리 몇 개가 작업에 투입되는데, 이 한 덩어리가 거의 고급 승용차 한 대 가격이기 때문에 기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죠. 

     

    Q. 불량이 나오면 정말 엄청난 손실이네요. 이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계신데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일에 임하시나요?
    최근에 묵상하는 것들이 있어요. “예수님의 삶을 두 단어로 정리하면 ‘섬김’과 ‘순종’이다”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회사 안에서 동료를 섬기는 일들을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일을 더 도와준다든지, 제 고유의 업무는 아니지만 같이 참여해 준다든지 하면서요. 그렇게 삶으로 선함을 보여주는 것이 예수님을 전하는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일에 시달리다 보면 하나님을 생각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일과 중에 꼭 지키려고 하는 한 가지가 있어요. 회사에 도착하면 화장실에 가서 아내가 매일 아침마다 보내주는 말씀이나 짧은 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죠. 회사 안에는 딱히 조용히 묵상할 곳이 없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하고 있는데 또 이곳만큼 좋은 공간도 없는 것 같아요. 

     

    Q. 하나님께서 맡기신 반도체 기술개발연구원이라는 직업을 통해 어떤 일들을 하고 싶으신지 개인적인 비전이 있다면 나눠 주세요.
    청년 때 멋모르고 “이 땅을 품고 나아가겠습니다”라고 기도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함께 신앙생활하며 공부했던 친구들이 있는데요. 그중에 몇 명은 이미 독일이나 중동 쪽으로 건너가서 그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예수님을 전하는 크리스천으로 살고 있어요. 저도 아직은 막연하고 준비되지도 않았지만 젊은 시절에 품은 소망대로 하나님께서 주신 기술을 들고 나아가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길을 열어 주실 거라 생각해요. 그때까지는 지금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먼저 견고하게 하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동료들을 섬기면서 주어진 일들을 잘 감당하고 싶어요. 

     

    취재 | 한경진 기자

    사진 | 김희석 기자

     

     


  • url 복사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러분의 댓글은 힘이 됩니다^^
등록

저작권자 ⓒ 새벽나라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