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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온 국민의 안전 지킴이
소방관 박승균 | 2019년 03월호
  • 남양주소방서 와부119안전센터 1팀장 박승균


    * 소방관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진압하고 태풍, 홍수, 건물붕괴, 가스폭발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출동하여 인명을 구조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담당 업무에 따라 행정을 담당하는 ‘사무요원’과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현장활동요원’으로 나뉩니다. 

    * 관련 분야
    소방직공무원, 각 기업의 소방 관리직, 화재 감식 분야 등 

    * 주로 하는 일
    - 화재 발생 시 소방차와 함께 긴급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함
    - 화재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피해 상황을 조사함
    - 소방차량을 점검하고, 출동지시에 따라 운전함
    - 방화 순찰을 실시하여 화재 위험 요인을 단속하고 화재 예방 활동을 함

    - 워크넷(work.go.kr) 직업 정보 참고 

      

    Q. 맨 처음 출동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모든 화재 현장이 그렇듯 당시에도 상황은 급박했고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소방관이었어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선배들이 열심히 화재 진압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요. 그때 한 선배가 장비 좀 갖다 달라고 했는데 그 용어조차 알아듣지 못했죠. 도움은커녕 우왕좌왕만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랬던 제가 벌써 20년차에 접어들었고 지금은 출동대 팀장을 맡고 있네요. 저희는 출동벨이 울리면 골든타임을 단 1초도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을 바짝 하고 현장에 출동해요. 그 1초에 한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을 때가 많거든요. 지금도 출동벨을 들으면 심장이 쫄깃해져요. 

    Q. 벌써 20년차라니 대단하세요.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화재 진압 현장이나 구급 현장에 나가 보면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세요. 재산을 다 잃고 몸이 편찮은 중에도 출동한 소방관에게 고맙다며 음료수라도 사먹으라고 꼬깃꼬깃 접힌 쌈짓돈을 주시는 분들이요. 물론 받지 않고 돌려드리지만, 그때 전해지는 마음이 참 감사해요. 또 이송해 준 덕분에 살았다며 고맙다고 일부러 소방서로 찾아오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소중한 마음들을 받을 때 감사하죠. 아직은 세상이 참 따뜻하구나 느끼고요.

    Q. 수많은 직업 중에서 소방관을 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소방관이 되고도 한동안은 얼떨떨했어요. 저는 법학과를 졸업하고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험에서 연거푸 떨어지기만 하니 낙심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아내가 같이 소방관 시험을 보자고 해서 우연찮게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예요. 그 후로 꽤 오랫동안 하나님께 저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졌어요. 소방관은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일을 하잖아요. 아무래도 거기에 의미가 있겠거니 생각했어요. 하지만 하나님은 제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보게 하셨죠. 그것은 제 아픔에서 시작됐어요. 

    Q. 아픔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소방관 10년차 무렵이었어요. 동료가 심장이 안 좋아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갑자기 제 가슴이 쿵쾅거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십 분을 꼼짝 못하고 있던 적이 있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것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하더라고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발생하는 정신, 혹은 신체의 이상 증상을 말해요. 아무래도 현장에 출동하다 보면 참혹한 장면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라우마로 남은 거예요. 보통 소방관 한 명이 1년에 7.2회 정도 참혹한 장면에 노출된다고 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쌓여서 몸으로 나타났던 거죠. 손가락에 살짝 생채기가 나는 정도는 괜찮아도 같은 곳을 계속해서 다치면 상처가 덧나고 나중에는 손 전체가 아픈 법이잖아요. 당시에는 이런 것들을 모르고 ‘왜 아플까, 어떻게 하면 나을까’를 고민하며 책을 뒤져 보다 심리상담까지 공부하게 됐는데요. 그러면서 서서히 제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그렇게 제 상처를 이겨내고 나니까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보이더라고요. 

    Q. 그래서 ‘소담’을 만드셨군요.
    소방관의 ‘소’와 동료상담의 ‘담’을 따서 이름 지은 ‘소담’은 마음이 아픈 소방관들을 상담하며 마음에 쌓인 상처들을 풀어내도록 돕는 상담팀이에요. 소방관은 보통 교대 근무를 하는데요. 근무하는 날에는 맡은 업무대로 출동을 하고, 쉬는 날에는 동료들을 상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는데 소방서 측에서 아예 상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준 거죠. 재작년에 임시조직으로 만들어진 ‘소담’은 이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저는 올해부터 다시 출동팀에 복귀해 현장에서 뛰고 있어요. 이제 ‘소담’ 팀장은 아니지만 쉬는 날에는 여전히 상담을 해요. 어제도 힘들어하는 동료를 만나고 왔는데, 1년 정도 꾸준히 상담을 받더니 불안 증세가 많이 나아졌더라고요. 본인도 상담을 공부하고 싶다 하고요. 저를 도구 삼으셔서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을 만지시는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Q. 소방관의 여러 고충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걷게 하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소방관 만한 직업도 없다고 생각해요. 월급을 받으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으니까요. 소방관은 한마디로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에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죠.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은 죽어간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제가 먼저 그 아픔을 겪고 극복한 후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른 동료들을 보듬다 보니 확신이 들었어요. 제가 그토록 하나님께 묻고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은 거예요. 소방관을 살리는 소방관, 그것이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이자 제가 오늘을 사는 이유였어요. 

    Q. 마지막으로 비전에 대해서도 나눠주세요.
    저는 소방관뿐만 아니라 소방관의 가족까지도 상담해주고 지지해주는 복합 상담센터를 계획하고 있어요.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출근했다가도 당장 현장에서 순직할 수 있는 것이 소방관이거든요. 소방관의 가족에게는 항상 그런 두려움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함께 풀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이 하는 위로는 확실히 힘이 있으니까요.  
     

    취재 | 김지혜 기자 · 사진 | 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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