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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아름다움과 실용성 사이의 조율자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 김동주 | 2018년 09월호
  •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란,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는 자동차의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완성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자동차 디자인을 위해 기초가 되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한 안에 디자인 작업이 마무리되도록 디자이너들을 지원하며, 디자이너의 의도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련부서를 비롯해 회사의 입장이 원만히 절충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 김동주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Q.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라는 이름만 들어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매니저 중 어느 분야에 가까운지 예상이 잘 안 되는데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희 회사가 자동차 회사이기 때문에 ‘자동차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하는 일은 ‘프로젝트 매니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자동차를 한 대 출시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4년 정도가 걸리는데요. 그 중 첫 번째 단계가 기획에 맞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일이고, 그 과정만도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소요돼요. 이때 디자인프로그램매니저는 디자이너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원활히 작업할 수 있도록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챙기고, 관련된 부서들을 비롯해 해외 지사들과도 소통하면서 디자인을 조율해 나가죠. 

     

    Q. 구체적으로 어떤 조율 과정들을 거치게 되나요?
    어떤 컨셉의 차를 만들지가 결정이 되면 디자인센터에서는 여러 디자이너들이 각자 아이디어 스케치에 들어가요. 시작 단계에서는 바퀴도 크고 슬림한 멋진 자동차들이 수도 없이 그려지죠. 그중 몇 개의 아이디어들은 구체화시켜서 3D 데이터로 만들어보고 실제의 3분의 1 사이즈 정도 되는 모델로 조각해서 살펴보기도 해요. 그러고 나면 본격적으로 여러 부서와의 조율이 시작되는데요. 부품이나 기능 등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이 공간을 키워주세요”, “이 부분은 고쳐주세요”라고 요구하기도 하시고, 생산 단계에서는 대량생산에 용이하도록 비용이나 실용성 면에서 디자인을 수정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처음에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과는 모양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저희들의 역할이 필요해요. 디자이너의 의도를 잘 지켜주는 방향으로 설득을 하되, 기술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비용이나 효율성 면에서 디자인에 대한 고집을 조금은 내려놓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중재를 하죠.
     

    Q. 서로 입장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럼요. 가끔은 팽팽하게 의견이 맞설 때도 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힘들게 문제가 조율이 되는 과정들이 이 일의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기도 해요. 각각의 케이스마다 접근 방법과 해결책이 다 다른데 그것을 해결해 나가면서 다양한 해결법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할 수 있거든요. 

     

    Q. 디자인 부분을 절충하려면 아무래도 디자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겠네요?
    디자인 지식이 필수는 아니지만, 색이나 디자인 요소 등 기본적인 개념들을 알고 있으면 대화하기가 훨씬 편해지죠. 일반 소비자처럼 “예쁘다”, “괜찮다” 정도의 시선으로 접근해서는 디자이너의 의도와 생각을 파악하고 다른 부서에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Q. 이런 분야의 일에 원래 관심이 있으셨나요?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도 한때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어요.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틈만 나면 스케치북에 자동차나 온갖 그림을 그릴 정도였죠. 미술을 반대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결국 다른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요. 그래도 항상 디자이너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대학 졸업 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동차 디자인을 배우려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지금 회사의 공고를 보고 ‘자동차 회사 근처라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죠. 사실은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면접 때 저를 좋게 봐주셔서 지원하지 않은 다른 부서로 입사하게 해주셨어요. 제가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꾼 이야기, 교회에서 국내외로 많은 아웃리치를 다니면서 팀장으로 여러 사람을 섬긴 이야기, 해외 현지의 사람들과 소통한 이야기들을 모두 나눴거든요. 그걸 들으시고는 디자인 매니지먼트에 적임자라고 판단해 주신 것 같아요. 

     

    Q. 꿈꾸던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자인을 관리하는 일인데 아쉽지는 않으셨어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로망은 언제나 있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잘 아시고 제게 꼭 맞는 자리에 저를 두신 거라 믿어요. 막상 곁에서 지켜보니 제 성향상 빠르고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업계에서 매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뽑아내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버거웠겠다 싶기도 해요. 지금은 디자인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나 좋은 아이템을 찾아 공유하면서 디자인 과정에 동참하는 것으로 만족해요. 그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고 설득하는 일을 저에게 맡기신 만큼 지금의 훈련에 충실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이유 없이 이 자리에 저를 두진 않으셨을 테니까요. 이 훈련을 통해 앞으로 무슨 일에 저를 사용하실지 기대가 되네요.
     

     

    Q. 이 업무를 하시면서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가요?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계신지 나눠주세요.
    저희 회사가 외국계이기도 하고, 요즘은 직장 내 술 문화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음주나 접대 같은 곤란한 상황은 없어요. 다만 제가 크리스천이라는 걸 회사에서 다 알기 때문에 회의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이 되면 조심스럽기는 해요. 회사 안에서는 몇 안 되는 크리스천이 기독교인 전체를 대표하니까요. 그래서 요즘 ‘직장이 선교지다’라는 말을 많이 묵상하고 있어요. 직장 안에서 겸손하게 실력을 쌓아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경쟁자가 아닌 섬김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직장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게 이곳에서의 제 비전이에요. 

     

    취재 | 한경진 기자·사진 | 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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