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구독
  • facebook
  • 로그인
  • 회원가입

MagazineContents

[인터뷰] 그의 손끝에서 영웅들이 깨어난다!
<마블>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 앤디 박 | 2018년 08월호
  • 그의 손끝에서 영웅들이 깨어난다!

    - 지금 꿈을 사는 그의 이야기

     


    한창 마블 시리즈에 빠져 하나하나 차례로 정복(?)해가는 재미가 쏠쏠하던 어느 날. 마블의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가 한국에 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낯설고도 긴 직함이 뭔지도 모르면서 단지 ‘마블’이라는 단어만으로 기자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했다. 잘나가는 만화책 아티스트에서 방향을 틀어 한창 떠오르는 비디오게임 분야를 평정하더니 이제는 마블人이 된 앤디 박을 만나보았다. 열정이 가득 배인 그의 삶에는 단단한 꿈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취재│김지혜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Part 1. 마블에서 일하는 남자


    마블’s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
    저의 주 업무는 마블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의 ‘컨셉’을 디자인하는 일이에요. 마블에서는 두 개의 비주얼 개발팀이 두세 편의 영화를 동시에 진행하는데요. 저는 그중 하나의 팀을 총괄하고 있어요. 캐릭터의 의상을 비롯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를 완전히 만들어내는 거죠. ‘건축설계사’ 같은 역할이라고 보시면 돼요. 제가 도면을 그리면 누군가가 그 도면대로 CG 처리를 하거나 실제 배우가 입을 의상을 만드는 식이죠. 물론 비주얼 개발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아요. 감독을 포함한 관계자들과 여러 번의 치열한 미팅과 피드백 끝에 비로소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나 여러분을 만나게 되죠.

     

    잊지 못할 맛, 어벤져스의 기적
    마블 만화책을 보며 자란 저는 친구와 곧잘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영화관에서 어벤져스를 보는 날이 온다면 굉장할 거야!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 그도 그럴 것이 그때만 해도 마블의 히어로들은 슈퍼맨이나 배트맨만큼 유명하지 않았고, 히어로 한 명이 한 영화에만 등장하는 것이 당시의 영화 공식이었죠. 하지만 아이언맨을 비롯해서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같이 마블책을 본 사람만 아는 듣보잡(?) 히어로들이 영화로 하나하나 성공을 거뒀어요. 그리고 마블은 마침내 모두의 편견을 깨고 여러 명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 만들기에 돌입했고요. 이 일에는 수천 명의 스텝과 1-2억 달러가 넘는 큰 돈이 필요했어요.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컸죠. 그러나 그 누구도 실패를 위해 노력하지 않아요. 다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가 해야 할 최선의 일을 할 뿐이죠. 저도 2010년에 처음으로 어벤져스 일에 참여했는데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요. 한 2주 동안은 사무실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가도 “대박. 내가 지금 어벤져스를 그리고 있네! 현실인가?”라고 중얼거리곤 했죠. 2년 후에 개봉한 어벤져스를 영화관에서 직접 보는데, 제가 작업한 것인데도 마치 제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전혀 새로운 것을 보는 것 같은 쾌감이 있었어요. 저는 불가능을 가능케 한 기적의 중심에 있었으니까요.

     

     

    Part 2. 나는 크리스천이다

     

    110% 노력하고 소통하는 모태신앙人
    어렸을 때부터 가정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하며 컸기 때문에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제 삶 깊숙이 스며들어 있어요. 그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크리스천으로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과 은사를 최대한으로 발휘해서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언제 어디서든 제게 주어진 일에 늘 110%의 노력을 들였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것. 이것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었고 지금 저의 경력이 되었죠. 둘째는 제 생각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체득한 소통력은 팀으로 일하며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저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롭지만, 성장하고 있으니 괜찮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크리스천으로 있는 것은 때때로 외로운 일이에요. 마블은 그래도 괜찮은데 제가 이전에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작업할 때는 일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될 때가 많았어요. 특히 시리즈는 성인용 테마가 많아서 자극적인 요소를 가미해야 할 때면 다른 아티스트에게 그 부분을 넘기곤 했죠. 믿음과 타협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곳에서 외로운 크리스천으로 있는 것이 한편으로는 열린 사고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항상 크리스천들에 둘러싸여 지내느라 몰랐지만, 믿지 않는 직장 동료들과 믿음에 대해 토론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이 참 많아요. 정중한(?)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은 제가 믿고 있는 진리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보고 다시 한 번 곱씹을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런 과정이 저를 더욱 성장시킬 거라 믿어요.

     

     

    Part 3. 꿈을 좇는 사람

     

    꿈을 따른 선택
    어릴 적 제 꿈은 만화책 아티스트였어요. 그 꿈을 이루려고 멀쩡히 다니던 학교를 그만둔 적이 있죠. UCLA 2학년 때 일인데요. 독학으로 작업한 포트폴리오를 들고 참석한 코믹쇼에서 만화계 거장에게 발탁된 거예요. 그 길로 UCLA를 자퇴하고, 어릴 적 꿈꾸던 만화책 아티스트로 일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리면 그릴수록 배움에 목말랐어요. 만화책을 그릴 때는 연필 하나면 충분하지만, 색감이나 그림을 구성하는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애니메이션 분야 등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싶었죠. 만화책 아티스트로 경력을 인정받기 시작할 무렵, 저는 “미쳤냐?!”는 사람들의 말을 뒤로 한 채 일을 그만두고 ‘패서디나 아트센터’에 입학했어요. 제게는 경력보다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했거든요. 그게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이곳에서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으며 지금의 기반을 닦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때 제가 만화책 아티스트로 남기로 결정했다 해도 나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게 제 전부였겠죠. 하지만 그 이상의 배움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는 비디오게임 분야를 거쳐 지금의 영화 영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어요.

     

    꿈을 좇는 당신에게
    자신감은 너무 넘쳐도, 너무 없어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자신감은 넘치는데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망상이 되고, 반대로 실력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으면 실력발휘가 제대로 안 돼요. 그러니 무엇을 하기 전에 먼저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해요. 으쓱해지려 할 때,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다보면 또다시 겸손한 ‘학생’이 될 수 있죠. 배움에는 끝이 없어야 해요.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을 더욱 키워갈 수 있으니까요. 다른 무엇보다 열정을 좇으세요. 트렌드나 눈에 보이는 돈, 그저 매력적이기만 한 것들을 좇는 것은 쉽지만 그만큼 작은 자극에도 흔들리기 쉬워요. 열정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내가 맡은 일이 크든 작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그 열정이 당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 거예요.

     

    오늘, 딱 한 계단 오르기
    저는 늘 꿈을 안고 살아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죠. 여기에는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해요. 물론 열심히 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우울해질 수 있어요. 또 세상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사람이 너무나 많죠. 그러나 저는 언제나 그런 것들이 아닌 저의 바로 다음 단계에 집중해요. 지금 나의 현 상태를 바로 보고, 여기서 딱 한 계단만 올라가는 거예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만큼 많은 희생과 절제도 감수해야 하죠. 그러나 저는 지금도 오늘의 한 계단을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그런 꾸준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어느 순간 좀 더 꿈에 가까워진 나를 볼 수 있을 거예요.

     


  • url 복사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러분의 댓글은 힘이 됩니다^^
등록

저작권자 ⓒ 새벽나라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