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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표, 그의 이정표
축구해설위원 이영표 | 2018년 07월호
  • 이영표 위원과 sena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
    첫 번째 만남은 국가대표 선수로, 두 번째 만남은 프리미어리그 현역 선수로. 그리고 이번 세 번째 만남에서 그는 축구 해설위원이자 책 <생각이 내가 된다>의 저자로 또 변신해 있었다. 유니폼을 벗고 양복을 입었지만 선수시절의 ‘초롱이’라는 별명답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축구선수에서 해설위원, 이제는 책의 저자가 되셨네요.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이영표 굳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누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잖아요. 제가 얼마나 하나님을 오해했는지, 얼마나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하지 않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삶속에서 어떻게 함께하시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기록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그것들을 청년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제가 젊은 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간이 없을 때가 많거든요. 한국이나 해외에서 집회 요청이 와도 거의 가지 못하는 편이고요. 그런 친구들에게 책을 통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로 어떤 이야기들을 담으셨나요?
    이영표 많은 사람이 하나님께 기도를 해요. 하지만 기다리던 응답이 없으면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어느 순간에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신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죠. 저도 그런 허무함과 허탈감을 느낄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하나님도 엄청 섭섭하실 것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하나님은 날마다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잖아요. 바람, 햇빛, 공기를 주시고, 호흡을 주시고, 음식을 주시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주시고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은혜로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하나님이 이미 우리 삶에 깊숙하게 들어와 계심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그런 우리를 보고 하나님도 상실감과 허무함을 느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에 하나님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시고 관심을 갖고 계시는지에 대해 제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적었어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란 힘들고 어려울 때 잠깐, 기쁠 때 잠깐, 주일에 잠깐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을 초대하고 느끼는 것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젊은 세대에게 특별히 전해주고 싶으신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이영표 모든 추는 어디에 매달아 놓든지 정확하게 지구의 중심을 향해요. 그래서 건물을 지을 때도 추를 기준으로 쌓아 올리죠. 만약 추가 왜곡되어 있으면 건물은 무조건 넘어질 거예요. 추가 지구 중심을 향하는 게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우리 마음의 중심이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 있을 때에만 올바른 삶을 쌓아갈 수 있지요. 그런데 이 세상에는 인간중심의 가치관들이 마치 제대로 된 기준인 것처럼 우리를 착각하게 만들어요. 저는 특히 청년들이 그런 것들을 잘 경계했으면 해요. 우리의 기준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어야 하고, 그 안에서 생각해야만 바르게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거예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평소에 신앙에 대해서 무척 생각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영표 그렇긴 해요. 저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궁금증도 의심도 정말 많았어요. 성경을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으면 해결될 때까지 답을 찾았고요. 영성이 뛰어나다는 목사님들을 만나게 되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의문들을 무차별적으로 질문하고 그랬죠. 어떤 것은 몇 년이 지나서야 풀리기도 했어요. 그렇게 의문을 갖고 해답을 찾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비로소 제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영역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 이후부터는 하나님이 믿어지지 않는 건 내가 문제가 있어서지 하나님께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죠.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들이었는지 나눠 주실 수 있나요?
    이영표 뭐 이런 거였죠.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한쪽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으로 죽어가고, 다른 한쪽에서는 먹을 게 없어서 가난과 기아로 죽는 불공평한 일이 있을 수 있나 하는…. 그런데 어느 날 잡지를 보는데 이런 글이 있었어요. ‘전 세계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하루에 100원씩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전 세계 모든 기아들이 사라진다.’ 그 기사를 읽는 순간, 하나님이 불공평하신 게 아니라 나눠야 하는 내가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이 불공평하게 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빵이 3개가 있고 배고픈 아이가 3명이 있으면 한 명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게 공평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하나님의 공평은 한 아이에게 3개를 다 주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나누라고 하시죠. 그게 하나님의 사랑법이에요. 각각 하나씩 주면 서로 사랑할 필요가 없잖아요. 내 것만 먹으면 그만이니까요. 그런데 한 사람이 3개를 가지고 있으면 사랑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겨요.

     

    최근에 양말 회사의 대표가 되셨다고 들었어요. 그런 취지에서 시작하신 사업인가요?
    이영표 그렇죠. 기업 이름이 ‘삭스업’인데요. 삭스 업(socks up)은 축구 경기 중에 선수가 프리킥이나 코너킥처럼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양말을 한번 끌어 올리는 동작을 말해요. 마음을 다잡는 행위죠. 우리가 그렇게 누군가의 좌절된 마음을 끌어 올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에요. 저는 먹고사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희망을 갖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먹는 것은 존재하게 할 순 있지만 살아가게 하는 것은 희망이잖아요. 절망에 빠진 누군가, 기회를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었어요.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축구선수가 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의 ‘샤킬레’라는 아이에게 입단 테스트를 주선해주었어요. 잘 될지 안 될지는 저희도 몰라요. 우리의 역할은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해 주는 거죠. 이것을 시작으로 축구에 관련된 일이 아니더라도 개인이든 가정이든 기회가 필요한 분들의 손을 잡아 주고 싶어요.

     

    앞으로는 사업가로서의 이영표 해설위원님을 만나볼 수 있겠네요.
    이영표 사업이라고 하기 뭐할 정도로 지금은 영세한 업체죠. 그래도 우리의 첫 번째 사훈은 ‘정직하게 망하자’예요. 정직의 결과가 망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망하는 게 우리의 목표가 될 수도 있죠. 망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항상 잘나갈 때 생기니까요. 사실은 이 마음이 변할까 봐 두렵기도 해요.

     

    정직하게 망한다는 사훈이 인상적이네요. 사실, 4년 전 sena 인터뷰에서 “쉽게 성공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다시 한 번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이영표 마찬가지예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노력하면 발전한다’는 법칙을 주셨어요. 하나님 역시 우리를 위해 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시죠. 누구든지 노력하면 발전하고, 더 노력하면 더 발전해요. 그게 당연한 건데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고 무언가를 쉽게 얻으려고 해요. 적당히 해놓고는 안 된다며 원망하죠. 만약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잘된다면, 그건 일시적이거나 혹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인 거겠죠. 저는 누구든지 한 분야에서 10년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하면 인정받을 만한 전문가가 된다고 믿어요. 그건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노력해서 일군 결과죠. 여기서 말하는 노력이란, 그냥 해보는 것 정도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근육이 강해지려면 자기 근력의 한계점을 넘어서는 고통까지 가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한계를 넘나드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노력인 거죠. 그 과정에서 고통도 좌절도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정한 뒤에는 노력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갔으면 해요. 우리가 좌절하는 이유는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기억하면서요.

    * 이영표 해설위원의 신간 <생각이 내가 된다>는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mall.duranno.com/detail/detail.asp?itm_num=204077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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