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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인 1닭 문제없음! 쉬키들아, 같이 가자!
<써나쌤의 토닥토닥> 오선화 작가님 | 2018년 05월호
  •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뒤범벅이 되어 하늘마저 뿌연 날. 마스크 대신 귀여운 동그란 안경 하나 쓰고 서빙고동에 위풍당당 등장하신 우리의 써나쌤! 미세먼지든 초미세먼지든 무엇이 문제랴. 우리 쉬키들(써나쌤이 아이들 부르는 애칭♡)이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1인 1닭은 거뜬히 해치우는 쉬키들 먹이느라 치킨을 한 마리만 시켜본 적이 없어서 한 마리 값은 모른다는 그녀에게서 진짜 봄다운, 사랑 냄새가 났다.


    취재│김지혜 기자 · 사진│김주경 기자

     

     

    청소년들에게 발목 잡힌 이야기
    너무나 슬펐던 너의 그 말, “열라 배고파”
    8년 전이었어요. 삶이 너무 힘들어서 울고는 싶은데 울 데는 없고. 동네 놀이터 벤치에 앉아 훌쩍이곤 했죠. 그때 늘 마주치는 무리가 있었어요. 막대사탕(?)을 하나씩 물고 놀이터에 인테리어처럼 서 있던 아이들은 외계어(?)를 했어요. 같은 한국어인데 저는 아이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딱 들린 말이 있었는데 그게 “열라 배고파”였어요. 저는 배고픈 게 제일 슬프거든요. 그래서 불러다가 같이 치킨을 시켜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애들이 묻더라고요. 왜 거기 그렇게 앉아 있었냐고.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다고 편하게 얘기했어요. 그때는 다시 볼 애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애들이 “와, 우리도 힘든데” 그러는 거예요. 당시 저는 막 꼰대(?)가 되어가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야 전셋값 오를 걱정, 돈 벌 걱정이 태산이지만 애들은 그냥 주는 대로 먹고 공부하면 되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말하니까 애들이 자기들 힘든 얘기를 풀어놓는 거예요. 엄마 아빠 이혼한 이야기, 할머니랑 둘이 사는데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이야기. 듣고 있는데 진짜 힘들겠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사과했어요. 그러면서 어른들이 인사치레하듯 “밥 한 번 먹자”고 했는데 애들이 진짜 찾아와서 밥을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청소년들과의 만남이 시작됐어요.

     

    “하나님이 너를 사랑하신다”

    오늘도 자신 있게 외치는 이유
    20대의 저는 교회에 다니면서도 술도 마시고 즐길 거 다 즐기던 사람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교회 언니가 21일 작정 기도를 하자는 거예요. 제가 자꾸 생각난다는데 어떡해요. 결국 21일 동안 매일 교회에 가서 기도하기로 했죠. 약속은 약속이니까 술을 마신 날은 일단 교회에 가서 양심상 들어가지는 않고 복도에 앉아 기도하고 오는 식이었어요. 마지막 21일째 되던 날, 그날도 학교 동아리 모임에 갔다가 술을 진탕 마셨어요. 필름이 끊겨서 기억이 없는데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나 교회 가야 해!” 그러고는 나갔대요. 머리는 산발을 하고 옆 사람이 옷에 토해서 시큼한 냄새까지 나는 최악의 모습으로 교회 복도에 무릎을 꿇었는데 하나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사랑한다!”고요. 거짓말하지 마시라고 이렇게 거지 같은 꼴인데 뭐가 예뻐서 사랑을 하냐고 막 따졌죠. 그런데 또 “사랑한다!” 하시는 거예요. 내일 예쁘게 하고 올 테니까 내일 사랑하라고. 내가 지금 교회에 술 먹고 왔는데 그런 나를 왜 사랑하시냐고 막 따지면서 울었어요. 그때 마침 철야기도를 마치고 나오시던 목사님과 마주쳤죠. “목사님, 하나님이 미쳤나 봐요. 나를 사랑한대요.” 그런 저를 목사님이 안아주시면서 목사님도 저를 많이 사랑한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직도 그때 장면이 생생해요. 정말로 하나님은 저를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분이죠. 우리 쉬키들한테도 늘 말해요. 하나님이 너를 너무 사랑하신다고. 확신이 있는 거죠. 최악인 제 모습을 사랑하신 분이 분명 너 또한 사랑하신다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어둠에서 빛으로 한 발짝 내딛은 너를 볼 때야

    한 친구가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중3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아버지가 아이한테 말 한마디 안 하고 집을 나가신 거예요. 미움에도 힘이 있잖아요. 이 아이는 하루하루를 배신감으로 살았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원에서 시력을 잃을 거란 판정을 받았고요. 시력을 잃어가던 중 설교 시간에 용서에 대한 말씀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화가 나더래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빠에게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더래요. 그렇게 3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뭘 사러 가고 있다는 아이의 말에 “눈도 안 보인다는 애가 뭐가 필요해”라고 하신 거예요. 또 상처를 받은 거죠. 그런데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이제는 아빠가 이해가 된대요. 부모님이 사이가 좋던 시절, 온 가족이 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사과를 살 때면 늘 흠집이 없고 예쁜 것만 골라주셨대요. 사과도 흠집 없는 것을 사고 싶어 하는데 딸의 흠집이 너무 커서 딸이라고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고, 자기가 아빠라도 장애인이 된 딸이 그렇게 느껴질 것 같다는 거예요. 뭐라고 답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빨리 해야 할 것 같은 급박함이 있었어요. 계속 하나님께 ‘뭐라고 할까요’ 기도하다 솔직하게 말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아. 그래, 너 흠집 있지. 갑자기 안 보이게 된 거 흠집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작가님 만나러 오는 사람들 다 흠집 있다? 내 친구들도 다 흠집 있고 사실 나도 흠집이 너무 커서 흠집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 거야. 네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니까 해주는 얘긴데 하나님은 우리의 흠집을 갑자기 마술을 부려서 없애시거나 흠집이 없다고 거짓말하시는 분은 아닌 것 같아. 너에게 있는 흠집까지도 너라고 인정하고 그 흠집을 포함한 너를 사랑하시는 분이거든. 그 사랑, 조금만 더 느껴보면 안 될까?” 그랬더니 잠시 후에 연락이 왔어요. “알았어요. 그럼 오늘은 옥상에서 내려갈게요.” 정말 긴박했던 순간이었어요. 

     

     

    누구에게나 감당 못할 고난은 있지

    죽을 것 같은 나를 살린 것은 분명 수많은 ‘너’들이다

    저는 글 쓰는 사람이에요. 사람들 앞에 서기보다는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영화 보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갑자기 강의를 하게 되고 전국을 다니게 되더니 이제는 해외도 다녀요. 누군가에게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가 설치니 미울 수 있겠죠. 제 앞에서는 되게 친절한 분이 알고 보니 제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 분이셨고 저의 솔직함이 오해를 사고 와전되어 사실과 달라진 말로 떠도는 것을 들을 때면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다 내 편인 줄 알았는데 다 내 편은 아니었던 거예요. 그때부터 오해받을까 봐 함부로 강의를 거절하지도 못하고 들어오는 강의를 다 하자니 우리 쉬키들 못 만나고. 거기에다 그동안 만난 아픈 사연들이 다시 제 속에 상처가 되어 빼곡히 들어 차 하나같이 울고 있는데 어디에다 해소할 수도 없는 거예요. 그때 정말 숨도 못 쉴 만큼 힘들었는데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저를 살렸어요. 전화 한 통만으로 한걸음에 달려와 “이 쉬키가 이렇게 힘들었네요” 마음 담아 기도해 주시던 목사님, 제 아픔의 근원이 실은 청소년과 허물없이 만날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었음을 깨닫게 해 준 수퍼바이저 동생까지! 무엇보다 힘이 된 것은 우리 쉬키들이죠. 대충 뜬구름 잡듯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그냥 가던 길 가요. 쌤 어차피 마이웨이잖아요. 언제부터 눈치 봤다 그래요” 하면서 알바한 돈으로 밥을 사주며 저를 살리더라고요. 이렇게 먼저 살아난 애들이 저를 살리고 다시 살아난 제가 또다시 뒤에 오는 아이들을 살리고. 저는 이런 선순환이 너무 좋아요. 

     

     

    함께 가는 사람
    네 곁에서 너와 함께 작은 언덕을 올라갈게

    사실 그전까지는 제가 상담을 잘해서 친구들이 저를 찾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함께 울어주고 공감해주니까 제게 온 거였어요. 하나님께서는 저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약자들 곁에 같은 약자로 서 있는 사람, 낮은 언덕을 함께 올라가는 사람으로 쓰고 계시구나 깨달았죠. 그 뒤로 제가 한 것은 아픈 아이들을 안고 함께 울어준 것밖에 없어요. 앞으로도 저는 우리 쉬키들이 세상 어디에서든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며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 쉬키들과 쭈욱! 함께하고 싶어요.
    때때로 우리 쉬키들이 갑자기 잠수를 타고 연락을 끊어도 저는 언제든 이 자리에 있을 거예요. 몇 년이고 계속 이 자리에 있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비바람이 그치면 반드시 꽃이 피죠. 그 꽃들을 보며 우리 쉬키들과 끝까지 어깨동무하고 같이 치킨 뜯으며 함께 가고 싶어요!

     

     

    써나쌤의 따끈따끈한 신작이 나왔습니다. 특별한 스킬 없이도 사랑이면 다 되는 써나쌤의 특별한 이야기를 <교사, 진심이면 돼요(좋은씨앗)>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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