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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별나도 괜찮아 별처럼 빛날 테니까
‘별을만드는사람들’ 대표 심규보 | 2018년 03월호
  • # 내 이름은 심규보. 한자로는 별 규 奎, 도울 보 輔.
    사람들을 도와주는 별이 되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어린시절 나는 동네 개울가에서 개구리 잡는 걸 좋아했고, 예쁜 돌을 좋아하시는 엄마를 위해 돌을 주우러 다니던 평범한 아이였다.

     

    # 모른 척하고 못들은 척했지만 언젠가부터 집에 가면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의 우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집에 들어가는 게 싫었다.
    중학생이 된 나는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고, 오토바이도 탔다. 나가서 친구들과 놀려면 그렇게 해야 했으니까. 그렇게 평범했던 나는 어른들이 말하는 ‘별난 아이’가 되었다.
    내 나이 열 일곱.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아버지 말로는 3층에서 떨어졌다는데 병명이 ‘간질’이라고 했다. 원인은 스트레스.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그렇게 가기 싫었는데…. 앞으로 실컷 잠잘 수 있고 밤새도록 놀아도 되는데…. 검정고시 치면 되지 뭐 슬퍼하지 말자….
    고등학교 입학 한 달 만에 자퇴를 하고 학교를 관둔 친구들과 어울리며 문신을 했다. 그런데 마음에 들진 않았다. 사실 가진 게 없고 약한 존재라서 문신을 한 거였으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 같아서. 

     

    # 절도죄, 폭행죄. 소년원에서 출소하고 20대에 또 구치소로. ‘이제 내 인생은 끝났구나’
    어쩌면 나에게는 이곳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평생 이렇게 반복되겠지?
    그런데 갇혀있던 그곳에서 새로운 게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사람’.
    어릴 때 엄마에게 배운 붓글씨와 서예 실력을 발휘해 구치소 동기들의 탄원서를 대신 써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그들 모두 결손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걸.
    출소한 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청소년학과에 입학했다. 수업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 아니 너무 슬펐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내가…’

     

    # 범죄심리사가 되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이런 내 이야기를 들려줄 때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이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오늘 만난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이 안 계셨다고 한다. 담배를 훔치다 잡혀온 아이. 담배라도 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힘들었기 때문이겠지? 상담을 마치고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나도 너처럼 이곳에 앉아 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야. 지금 네가 여기 온 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 하지 마.”

     

    - 위의 이야기는 ‘별을만드는사람들(www.makingastar.co.kr)’에서 발췌, 정리하였습니다.

     

     

    ‘별을만드는사람들’이라는 이름이 무척 의미 있게 느껴져요. 어떤 바람을 담아서 지으신 이름인가요?
    이게 라임이 좀 있어요. 제 이름이 ‘별 규’에 ‘도울 보’잖아요. 할아버지가 ‘돕는 별이 돼라’는 의미로 지어주셨는데, 과거에는 친구들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놀리기도 했죠. 하나님은 사람들을 각각 특별하게 지으셨잖아요. 그런데 사회에서든 학교에서든, 심지어 교회에서도 특별한 아이들을 특이한 아이들로 구분해서 내몰아요. 에너지 많고 활동적인 아이가 잘못하면 ‘ADHD’가 되고, 창의력 많은 사람도 잘못 보면 ‘정신분열’이 되죠. 특별함을 특이함으로 만드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원래 모습대로 별처럼 빛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을 지었어요. 특히 사회적으로 ‘잘못된 별’로 낙인찍혀서 소년원에 가서 진짜 별을 달게 된 아이들이 원래 모습대로 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일을 저 혼자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복수형으로 지었어요. 이곳에서는 검정고시를 가르치는 선생님, 반찬을 제공해주시는 어머님들, 매주 운동을 함께하시거나 자신도 수급자이면서 후원해주시는 소중한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 모든 분들이 아이들을 별로 만드는 일을 돕는 사람들이에요.

     

    대표님이 어린 시절 특이한 아이로 낙인찍히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돌보는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시겠네요. 
    그렇죠. 저도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돌아올 수 없는 길까지 가서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치며 살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애들 마음을 잘 알죠. 그래도 감사한 건, 사고를 치면서도 계속해서 고민을 했다는 거예요.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죠. 말로는 죽고 싶다고 하지만 진짜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그게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강점이 아닌가 해요. 그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구치소 안에서 하나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죠. 저는 구치소에서 함께 방을 쓰던 방장에게 잘 보이려고 새벽에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보다가 말씀이 하나하나 제 마음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됐어요. “저 여기서 좀 나가게 해주세요”라고 했던 기도가 점점 “제가 다치게 한 그 사람 마음이 회복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로 바뀌더라고요. 그러면서 기적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구치소에서 12년을 구형받고 첫 심판을 앞두고 있는데, 경험 많은 교도관 분들도 1심에서 적어도 7년 정도 받을 거라 말씀하셨죠. 그런데 1심에서 그냥 풀려나게 된 거예요. 하나님을 부인할 수 없었어요. 교도관들도 ‘야, 네가 믿는 하나님이 있나보다’ 하셨죠. 그렇게 풀려나서는 착하게 살 수밖에 없었어요. 잘못하면 바로 징계를 받을 것 같고, 그분이 지켜보고 계신 것 같은 기분 때문에요. 그때 저에게 하나님은 ‘두려운 하나님’, ‘무서운 하나님’이셨어요.

     

    그랬던 하나님이 지금은 대표님께 어떤 분이신가요?
    심규보 지금 하나님은 저에게 ‘사랑의 하나님’이세요. 이곳에서 아이들을 대하면서 느껴요. 저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쁜 놈이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알겠어요. 저같은 놈을 어떻게 기다려 주셨는지. 얼마나 저를 사랑하길래…. 하나님께서 저를 구치소에 보내신 건 때리시려는 게 아니라, 저를 너무 사랑하셔서 그 방법이 아니면 죽을 것 같아서였던 거죠. 저도 아이들을 그런 마음으로 소년원에 보내보면서 알았어요. 소년원에 가게 해서라도 잃어버리기 싫은 마음인 거죠. 애들에게도 그런 하나님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사랑의 하나님이요.

     

    범죄심리사로 아이들을 만나시고, 학교 밖 청소년들과 스트레스로 뇌전증(간질)을 앓는 친구들을 돌보시면서 이 시대의 청소년들의 현실을 가장 잘 보게 되실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심규보 이 시대 아이들은 항상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죠. 저처럼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나도 버림받을 거란 생각에 시달리고, 친구를 만나면서도 버림받을까 무서워서 나쁜 일인 걸 알면서도 하자는 대로 하게 되고요. 지금껏 제가 봤던 아이들도 대부분 싫은데 할 수 없이 하다가 공범이 되어서 끌려온 아이들이에요. 그런데 살아보니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건 나 자신이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하나님이 나를 정말 소중하고 존귀하게 여기시고, 너무나 사랑해주고 계시다는 것. 그 사실을 모두 알았으면 해요.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 ‘별을만드는사람들’에서 현장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홈페이지 : www.makingast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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