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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섭리 아래서 흘리는 땀
<너래인농장> 송주희 농업인 | 2017년 11월호
  • ‘농업인’이란,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종사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먹거리의 기초가 되는 곡물류, 채소류, 과실류 등을 재배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각종 기계 및 농사 기술을 활용하여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합니다. 수확한 후에는 생산물을 가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포장하여 출하하는 것까지 이들이 담당합니다. 또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여 인류의 생존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취재 | 한경진 기자·사진 | 송주희

     

    농업인 송주희
    강원도 화천 <너래안농장(neorean.modoo.at)> 대표
    인간극장 ‘꽃처녀 농부가 되다’ 출연

     

     

    Q. ‘농부’라고 하면 햇볕에 그을린 피부, 무언가 내공이 느껴지는 어르신들을 상상하게 되는데 제 예상과 전혀 다른 젊은 아가씨여서 놀랐어요. 어떻게 농사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 사연이 궁금한데요?
    저는 강원도 화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저희 집을 비롯해서 동네 분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셨고요. 하지만 부모님은 저와 세 명의 언니들 중 누구에게도 농가를 물려줄 생각이 없으셨어요. 너무 고된 일이니까요. 그래서 고등학교 입학 즈음에 서울로 유학(?)을 보내셨는데, 저에게는 서울 생활이 쉽지는 않았어요. 사람한테 시달리기도 하고, 환경도 낯설어서요. 그래서인지 자신감도 많이 없어지고 대학도, 취업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많은 혼란을 겪었어요.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집에서 연락이 왔어요. 엄마가 작업을 하시다가 기계에 손이 빨려 들어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셨다고요. 너무 놀라서 하던 일을 다 그만두고 엄마를 간호하러 화천으로 내려갔죠. 그 무렵 매일 밭에 나가서 나물도 뜯고, 부모님 일도 돕고 했는데요. 서울에서와 달리 하루하루가 편안하고 행복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 길에 들어서게 됐어요.

     

    Q. 부모님을 돕는 것과 직접 농업에 뛰어드는 건 조금 다른 문제라서,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사실 처음엔 도시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머리도 식힐 겸 당분간 시골에서 지내야겠다’라는 생각만 했었어요. 그런데 집에서 부모님을 지켜보니 열심히 수고하시는 것에 비해서 수입이 많지 않고, 정성들여 가꾼 농산물이 평범하게 시장으로 팔려나가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시장에 유통시키기보다 직접 판매하고 가공도 해 보자’는 생각에 아버지 농산물을 블로그와 카페에 올려서 판매해 보았죠. 그 정도가 전부였는데 하루는 어릴 때부터 다니던 교회 목사님과 대화를 하게 됐어요. 목사님께서 청소년 사역에 관심이 많으신데, 청소년 폭력이나 가정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치유 농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게 됐죠. 그때 ‘아, 나를 이곳에 보내신 게 그런 비전 때문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소명 때문에 저를 이곳에 부르셨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Q. 농사는 전혀 몰랐던 분야라서 공부할 것도, 배울 것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감사하게도 주위에 계신 농사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이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동네 어르신들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세요. 제가 처음에 농사하겠다고 뛰어들었을 때는 어르신들이 많이들 말리셨죠. 농사하면 피부 노화도 빨리 오고 골병도 들고 먹고살기도 힘들다고요. 그러시면서도 제가 밭에서 일하고 있으면 꼭 오셔서 도와주세요. ‘아 이거 어떻게 해야 되지’ 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지나가다 오셔서 직접 시범도 보여주시고, 밭일도 도와주시고 하시면서요.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어깨너머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요즘에는 청년 농업인들이 많이 이슈가 되고 있어서 모일 기회도, 같이 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서 정보를 교류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혼자 해서 힘들거나 지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몸이 힘들 뿐이지 마음으로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죠.

     

    Q. ‘농사’라는 게 날씨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더 많이 묵상할 수 있는 직업일 거란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그럼요. 농사는 제가 해야 할 일들, 가꿔야 할 것들에는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아무리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베테랑 농부라 해도 어느 해에는 농사가 완전히 망하기도 하고 그래요. 날씨, 기후, 환경에 따라 결과물이 좌우되니까요. 올 봄에는 너무 가물었고,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와서 농사가 힘들었는데요. 그런 시간을 겪으면서 농사라는 게 내가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하나님과 그분의 섭리 앞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는 일이죠. 그래서인지 너무 큰 야망이나 욕심도 부리지 않게 돼요. 밭일을 하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오면 ‘아, 하나님이 시원하라고 바람을 보내주시는구나’ 하면서 엄마와 수다를 떨고 하는 소소한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는 좋은 일터가 있다는 게 참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Q. 농업인으로서 개인적으로 꿈꾸고 있는 비전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사실, 내일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저는 그저 하나님께서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시면 그 길로 가는 게 제 비전이에요. 하지만 농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을 때 세웠던 비전이 있기는 해요. 지금은 제가 사는 동네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젊을 때부터 농사를 지으신 분들인데, 지금은 힘들고 몸도 약해지셔서 손을 놓으신 상태예요. 그래서 그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시는 데 필요한 일들을 하고 싶어요. 제 친구와 함께 이 비전을 나눈 적이 있는데요. 친구는 요양원을 세우고, 저는 그 옆에 사업체를 세워서 요양원에 계신 분들이 포장 같은 소일거리를 하실 수 있게 돕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사실, 지금은 새내기 농부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앞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농사일이 익숙해지다 보면 그런 일들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시지 않을까요?

     

     

    ▶ 농업인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2017 11월호 sena(새벽나라)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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