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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양피아노, 반주자를 위한 수다
<양양피아노> 양희정 자매 | 2017년 10월호
  • <양양피아노>를 만났다. 교회 건반 반주자들이라면, 찬양팀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보았을 영상 속 주인공. 건반과 신나게 놀며 예배하는 영상을 보면 그녀는 기본기가 엄청난 실력파라 생각되지만, 알고 보니 피아노 기초조차 배우지 못한 야매(?) 반주자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반주자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들을 '반주 여행'을 통해 풀어주고 있다.  양양피아노를 시작한 지 4년차. 그녀는 화면 속에서 홀로 멋진 연주를 하는 예쁘장한 자매가 아니라, 반주자와 함께 호흡하고 웃고 울어주는 교회 언니, 누나, 동생이 되어 있었다. 

    취재 | 한경진 기자·사진 | 김주경 기자 

     

    영상으로만 보던 ‘양양피아노’를 만나게 되어서 반갑네요. 저도 교회에서 반주를 하고 있어서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양양피아노로 활동한 지 얼마나 되셨죠?
    햇수로는 4년차가 되었어요. 사실 SNS가 빨리 뜨고 빨리 식는 특징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랑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 시작도 의도하고 했던 게 아니라서 얼떨떨하기도 하고요.

     

    그럼 시작 얘기를 좀 나눠볼까요? 양양피아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사실은 신천지 때문에 시작됐어요. 하하! 한창 신천지가 저희 교회 목사님의 설교 영상을 앞뒤 문맥 없이 자르고 마음대로 발췌해서 반박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더라고요. 제가 좀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교회 앞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신천지 사람들한테 막 대들고 그랬죠. 어쨌든 그 일 때문에 잠시 홈페이지에 청년부 예배 영상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서 예배 반주 모니터를 할 수 없게 된 거예요. 그래서 모니터용으로 쓰려고 패드를 설치해놓고 제가 반주하는 모습을 촬영했죠. 당시에 교통사고로 팔을 다쳐서 자세도 점검해 볼 겸이요. 그렇게 영상을 찍어서 다음날 확인을 하는데, 다시 그때의 예배 속으로 들어가는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되게 좋다. 앞으로도 계속 찍어야겠다’ 싶었죠. 그러다 한번은 ‘좋으신 하나님’이라는 찬양을 세컨 반주자 없이 고군분투하면서 연주했던 영상이 너무 웃겨서 제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그게 갑자기 3,000뷰를 넘고 화제가 되면서 영상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생겼고, 그렇게 예기치 않게 양양피아노가 시작됐어요.

     

    신천지 때문에 시작됐다니…. 그런데 그때도 지금처럼 많진 않지만 건반 연주에 대한 영상들이 있긴 했을 텐데 왜 양양피아노가 유독 화제였을까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건반 연주 팁만을 가르치는 영상이 아니라 밴드와 함께하는 라이브 영상이라서 그런 것도 있을 테고요. 라이브 실황이라도 건반만 비추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아닐까요? 그리고 저희 영상은 어설픈 것들도, 실수해서 빵 터지는 장면도 그대로 노출되잖아요. 날것 그대로요. 아마도 보시는 분들이 자기 교회 찬양팀 모습 같아서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우리만 저러는 게 아니구나.’, ‘우리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 하는 공동체 의식이랄까? 

     

    맞아요.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신선했어요. 또 영상 속에서 다른 악기 연주자들과 자유롭게 예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저는 반주를 하면서 다른 세션들을 많이 쳐다보는 편이에요. 다른 친구들이 어떤 연주를 하고 있는지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들으면 ‘내가 여기서 이 멜로디 라인을 쳐야지’라는 생각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생각하게 되죠. 제가 좋아하는 사역자 중 ‘탐 브룩스’라는 분이 있는데요. 그분의 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4명의 밴드가 100%의 이야기를 한다면, 각자 25%씩 말을 해야 한다. 그럴 때 ‘나는 25%를 얼마나 멋진 말로 채울까? 어떤 타이밍에 말할까?’를 고민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중요한 건 75%를 듣는 것이다’ 라는.

     다른 사람이 무얼 말하고 있는지 잘 들어야 내가 할 말과 타이밍을 알 수 있다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예배 반주자들은 내가 얼마나 멋있는 멜로디로 채우느냐보다 ‘지금 이 연주가 예배에 어울리는가’,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반주에 집중하다 보면 예배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건반 반주자들은 알게 모르게 상처도 많은 것 같고요.
    그럼요. 아픔도 고충도 있죠. 작년부터 ‘반주여행’을 시작하면서 여러 반주자들을 만나왔는데요. 많은 분들이 반주를 하면서 행복해하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강하게 얘기하자면, 반주자들은 교회 안에서 소모품처럼 취급되기도 하거든요. 예배 때 실수하기라도 하면 성도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갑자기 악보를 줬을 때 못 치면 ‘너는 왜 못쳐?’라는 눈초리를 받기도 하고요. 사실 처음 본 악보를 친다는 게 쉽지 않은 건데. 또, 다들 예배하면서 은혜받고 있는데, 나 혼자만 ‘노래방 기계’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느낄 거예요. 저 역시도 중3 때부터 피아노 기초도 배운 적 없이 G, C, D, E 코드만 알고 땜빵(?)으로 반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교회 반주자들의 압박감을 잘 알아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알고요. 그래서 반주여행 때마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했더니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저더러 ‘반주자노조협회장’이라고 하세요. 하하.

     

    반주여행을 하시면서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만나고 계시죠?
    그럼요. 저는 특히 중고등부 친구들을 사랑해요. 교회에 나와주는 것도, 또 찬양팀을 하겠다고 애쓰는 모습도 고맙고 해서요. 그래서 청소년 대상 ‘원데이 클래스’가 있는 날에는 “오늘은 우리가 너희들의 반주자야”라고 말해주고 예배를 드려요. 평소에 반주하느라 목소리로 찬양하는 게 익숙하지 않을 텐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찬양 소리가 커져서 제가 가사를 읽어줄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죠. 서로 처음 보는 친구들이고, 교단도, 음악 수준도 다르지만 하나님 한 분을 예배한다는 점 때문에 공동체가 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얻는 것도 많아요. 그래서 중고등부가 모이는 날에는 쉬는 시간도 없이 4시간 동안 마구 반주 팁들을 퍼주죠. 밴드도 싱어들도 가능한 모두 섭외하고요. 마지막에 밴드와 함께 연주할 기회를 주는데, 그때만큼은 ‘밴드는 이런 거다’라는 걸 경험해보게 해주고 싶어서요. 그 경험이 친구들에게 자극제가 되었으면 해요. 그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격려이자 위로인 것 같아요.  

     

    하지만 조심스러운 면도 있지 않을까요? 극강을 경험하고 나서 각자 교회로 돌아갔을 때 괴리감 같은 걸 느낄 수도 있잖아요.
    맞아요. 그게 늘 고민하는 숙제이기도 해요. 양양피아노 영상을 올리면서도 아직 피아노 한 대만으로 예배하는 교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면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그래서 수업 중에 서로 환경은 달라도 반주자로서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꼭 나눠요. 많은 찬양팀이 ‘우리는 예배를 섬기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찬양팀은 예배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앞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앞선 예배자’이니까요. 연주에 대한 마음보다 그 마음이 더 우선되었으면 해요. 안 그러면 예배 반주를 하면서도 자신은 예배하지 못하게 되죠.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앞으로도 많은 반주자들을 만나게 되실 텐데, 만나는 분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 반주자가 되고 싶으세요? 
    제가 모토로 삼는 말씀이 있어요. 마태복음 11장인데요. 예수님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부르시면서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말씀하세요. 한번은 저의 멘토이신 목사님께서 이 본문으로 반주여행 때 말씀을 전하셨는데요.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왜 굳이 멍에를 배우라는 거야. 풀어주시겠다는 게 아니고?’ 싶어서요. 그런데 당시에는 멍에 하나를 소 두 마리가 함께 메는 방식이었대요. 이때 30년 가까이 된 베테랑 소와 완전 초보인 소를 한 조로 묶으면, 베테랑 소가 어린 소를 가르친다고 해요. ‘주인이 이런 소리를 내면 이쪽으로 가는 거고, 오른쪽으로 돌 때는 이렇게 하는 거고’ 하면서요. 그런데 어린 소가 방법을 몰라서 넘어지면 베테랑 소는 “야, 일어나” 하는 게 아니라 같이 넘어질 수밖에 없대요. 그게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멍에를 메시는 방법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목사님이 모인 분들께 그러셨어요. 양양피아노가 30년 된 베테랑 소처럼, 반주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멍에를 같이 메고 같이 넘어지고 같이 울어주는 존재가 되어줄 거라고요. 그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제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서요. 물론 언제까지 이 일을 허락하실지 모르지만, 언젠가 갑자기 끝나게 되더라도 후회 없이 매 순간 임하고 싶어요. 지금까지도 제가 의도해서 온 게 아니고 열어주신 길로 온 거니까, 앞으로도 주어지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기도제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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