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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는 배우, 뮤지컬 배우 김보현
뮤지컬 배우 김보현 | 2017년 03월호
  • 배우는 배우,
    뮤지컬 배우 김보현

     

    어느덧 8년차 뮤지컬 배우.
    그는 아직 치열하게 배우며 걷는 중이다.
    배우의 삶이란 무엇인지.
    하나님께 붙들린 삶이란 무엇인지. 

    취재│한경진 기자

    사진│김주경 기자

     

     

    독특한 이력이 있으시더라고요.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셨던데요?
    목회나 사역에 대한 꿈이 있어서 신학교에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입시 때까지도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꿈을 찾을 때까지 일단 가장 좋아하는 걸 하고 있자’라는 마음으로 선택한 거였죠.

     

    신학이 가장 좋았을 리는 없고, 어떤 부분이 좋았던 건가요?
    그냥 그때는 하나님을 배우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지만, 교회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좋아서 갔을 뿐이고 믿음은 정말 1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재수를 하면서 하나님을 제대로 만났어요. 그때부터 신앙에 대한 제 궁금증과 의심들을 하나씩 채워주시는 하나님이 참 좋았고요.

     

    그때의 기억을 자세히 듣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어떻게 다가와 주셨나요?
    저는 노는 걸 좋아했고, 어딜 가든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편이어서 항상 주위에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데 하루는 재수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배 모임에 가서 예배가 시작되길 기다리는데, 난데없이 외로움과 허전함이 밀려오는 거예요. 주변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는데도요. 그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라는 가사로 찬양을 부르고 있었는데, 가사가 하나하나 절절히 와 닿았어요. 정말 세상이, 사람이 줄 수 없는 게 있구나 싶었죠. 그렇게 혼자 앉아서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세밀한 음성이 들려오는 거예요. “보현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고요. 그 순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르고 회개가 터져 나왔어요. 그렇게 하나님을 만났죠.

     

    강렬한 경험이었겠네요. 그렇게 하나님을 경험하고 가장 뜨거울 때 신학교에 가게 된 거군요?
    네, 그렇다고 신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한 건 아니었어요. 워낙 노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하하). 저 같은 사람이 목회자가 되면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4학년 때 휴학을 하고 제 앞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매일매일, 하루 종일 “하나님 저 뭐하죠?”라고 묻기만 했죠. 청소를 하면서도, 설거지를 하면서도요. 그러다 제가 가장 가슴이 두근거렸던 순간이 언제인지를 생각나게 해주셨는데, 그게 바로 교회에서 성극을 할 때더라고요. 성극을 연습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만큼은 다른 어떤 일보다 재미있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배우에 도전하려니 두 가지가 마음에 걸렸어요. 하나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이것저것 안되니까 연극을 해보려는 게 아니냐고 할까 봐, 또 하나는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거죠. 그렇게 망설이고만 있던 저에게 어느 날 하나님께서 확신을 주시더라고요. “내가 도와줄게. 하고 싶은 거 해 봐”라고요. 그 마음을 주시는 순간 “네” 하고 바로 컴퓨터를 켜서 정보를 찾고 준비를 시작했죠.

     

    주위의 시선도 그렇고, 늦은 나이에 시작했으니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겠는데요?
    여러 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실기를 앞두고 큐티 말씀이 생생하게 적용되더라고요. 첫 실기시험을 보러 가는 날, 큐티 책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하나님을 찬양하세요’라고 써 있었어요. ‘에이, 기분 나쁘게…. 힘든 일이 뭐 있겠어’ 하면서 실기에 임했는데, 그만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 후에도 매일 그런 말씀이 계속됐고, 도전하는 실기 시험마다 번번이 탈락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늦게 시작했지만, 노래만큼은 잘한다는 자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떨어지면서 조금씩 저에게 실망하고 낮아지는 연단의 시기를 보냈죠. 그러다 마지막 실기 시험 날, 그날 말씀은 ‘내가 너의 수고를 안다’였어요. ‘드디어 됐구나!’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서 주어진 2분 동안 자신 있게 노래 한 곡을 불렀는데요. 그만 삑사리(?)가 나고 만 거예요. 여기서 끝이구나 싶었죠. 그러고 나서 합격자 발표 날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게 될 것이다’라는 큐티 말씀을 묵상하고는 ‘혹시?’ 하는 기대로 합격자 확인을 했는데, ‘합격!!!’. 와~! 진짜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었어요.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문을 두드리던 시절을 거쳐서,
    지금은 어느덧 8년차 배우가 되셨네요? 지금까지의 8년을 요약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가진 것도, 남는 것도 없는 가난한 시간이었지만 배우로서는 다시 태어나도 같은 길을 걷고 싶을 만큼 행복한 시간들이었어요. 성경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는 표현이 있는데, 배우의 길도 마찬가지거든요. 배역을 따내고, 이름 있는 배우로 인정받기까지 옳은 방법으로 뚫고 올라가기가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하나님, 저는 왜 이 거친 곳에 있는 거죠?’라고 묻기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처음 저에게 배우라는 직업을 허락하셨을 때 주셨던 마음을 생각해요. 요즘 세상이 너무 살기 힘들고, 많은 분들이 직장이나 학교 같은 삶의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요. 그런 분들이 저의 연기와 공연을 보는 딱 2시간 만이라도 모든 걸 잊고 즐거워하게 되었으면 해요. 그것이 배우로서 저의 목표거든요. 지쳐있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웃음을 찾고, 다시 삶의 현장에 나갈 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공연을 통해서 제가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예술계에서 일하다 보면 신앙적으로 많은 갈등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환경에서 마음을 지키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하루에 단 1초라도 기도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요. 24시간 중에 단 1초라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라도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면 하나님에게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더라고요. 어느 때는 하나님과 저 사이의 끈이 튼튼한 와이어 줄 같다가도, 한순간에 가느다란 실오라기 한 줄처럼 되어버릴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어김없이 ‘융통성’이라는 핑계로 하나님도, 성경도 뒤로 하고 타협하려 하는 저를 발견해요. 그래서 하루 중 단 한순간이라도 기도하면서 그 끈을 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이자 신앙인으로서의 비전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개그맨 유재석 씨가 부른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에 ‘내일 뭐 하지?’라는 가사가 있어요. 공연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이 그런 고민을 안고 지내요. 저 역시 이번 공연이 끝나면 당장 내일부터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하죠. 하나님께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줄 거야’라고 말씀하셔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불안해하는 거예요. 이제 그 부분에 있어서 더 강해지고 싶어요. 연극 중에 <시련>이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이 사형 선고를 받고 주기도문을 외우는 장면이 있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죽는 날, 제 입에서 나오는 마지막 말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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