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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개신교와 천주교는 어떻게 다른가요?
<교수님 궁금해요> | 2017년 01월호
  • Q. 학교에서 개신교는 천주교가 종교개혁하면서 새롭게 탄생하게 된 거라고 배웠어요. 그렇다면 개신교와 천주교는 뿌리가 같다는 뜻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개신교 안에서도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성결교 같은 교파가 있듯이 개신교와 천주교도 비슷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유독 개신교와 천주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종교로 취급되는 것 같아요. 개신교와 천주교가 어떻게 다른 건지 알려주세요.

     

    A. 한자를 쓰는 나라들에서는 가톨릭교회를 천주교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러나 사실 천주교라는 명칭과 가톨릭이라는 명칭은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어요. 천주는 ‘하늘의 주님’을 뜻하니까 천주교는 하늘의 주님을 믿는 종교인 반면에 가톨릭이라는 말은 ‘보편적인’이라는 뜻이니까 가톨릭교회는 세상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참된 교회라는 뜻이에요. 가톨릭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054년에 유럽의 교회들이 동쪽에 있는 교회(동방교회)들과 서쪽에 있는 교회(서방교회)들로 나눠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예요. 당시 동방교회가 정통을 의미하는 ‘오르소독스’(orthodox)라는 용어를 붙여서 자기들이 정통교회(동방정교)라고 주장하자, 서방교회는 이에 맞서서 자신들이 지구상 모든 곳에 있는 참된 교회라는 의미로 자신들을 가톨릭교회라고 부르기 시작했지요. 우리나라에서 천주교라고 부르는 교단도 서방의 가톨릭교회를 가리키는 것이고요. 

     

     가톨릭교회가 성경이 말하는 교리와 다른 교리를 말하기 시작한 것은 성경 66권에 속하지 않은 외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외경은 성경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저자가 의심스럽고 내용도 허황된 것들이 많아서 초대 교회가 철저하게 검사하여 가짜 경전임을 밝혀낸 문서들이에요. 성경의 내용에 그리스 사상을 비롯한 이방사상들을 적당히 가미해 호기심 많고 무속적인 성향이 강한 일반 대중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죠. 요즘에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라든가 ‘천국에 다녀 온 이야기’, ‘다빈치 코드’와 같은 책들이 서점에 나오면 불티나게 팔리잖아요?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늘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죠.

     외경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연옥'에 관한 교리에요. 연옥이란,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사는 동안 선행을 많이 해야 하는데, 천국에 가기에는 부족하지만 지옥에 갈 정도는 아닌 사람들이 불로 죄를 씻으며 고통 속에서 머무른다는 곳이에요. 가톨릭교회에서는 천국에 갈 만큼 선행을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연옥에서 오랜 시간 고통을 받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연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있다고 해요. 바로 자기를 구원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훨씬 뛰어 넘을 만큼 많은 선을 행한 성인들의 선행을 빌려오는 방법이죠. 즉, 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연옥의 사람들을 위해 성인들을 힘입어 속죄의 제사를 드리면 그들의 고통을 줄여 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가톨릭교회에서는 연옥에 있는 신자들을 위한 미사(기독교에서 말하는 예배에 해당함)나 연도(계속적으로 이어서 하는 기도)를 계속하며 하나님께 마리아나 순교자들, 혹은 기타 성인들이 행한 공적들을 봐서라도 연옥에 있는 신자들이 그곳에 머무르는 기간을 줄여달라고 간청하는 기도를 드려요. 왜냐하면 마리아나 순교자들이나 성인들은 자기 자신을 구원하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선행을 한 자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잉여공로설’이라고 해요. 정리하자면, 예수님을 믿는다고 해서 바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사는 날 동안 얼마나 바르게 살았는가’를 기준으로 천국으로 직행하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는 거예요. 순교자나 특별히 선행을 많이 한 성인 같은 극소수의 사람들은 천국으로 직행해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만족할 만한 선행을 하지 못한 대부분의 신자들은 모두 연옥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지요. 

     

     가톨릭교회는 연옥 외에도 선조 림보나 유아 림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어요. ‘림보’는 가장자리라는 뜻으로, 천국이나 지옥의 가장자리를 가리켜요. 즉, 이 말은 구약시대의 의인들이 선조 림보라는 곳에 들어가서 재림 때까지 머물다가 재림 때가 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선조 림보는 하나님을 보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난을 당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곳이에요. 또한 믿지 않는 유아들은 지옥에 떨어지지는 않고 유아 림보라는 곳에 들어가서 영원히 머무르게 되는데, 유아 림보는 하나님을 보지 못하고 구원받을 희망도 없지만 감각적인 고통은 당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며 자연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참고로, ‘유아 림보’ 개념은 2007년 23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시로 폐기되었죠. 진리의 말씀이 아닌 외경을 기본으로 교리를 세우다 보니, 800년 가까이 지속된 교리가 이렇게 폐기되기도 하는 거예요.)


     이 외에도 가톨릭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거룩하고 신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는데, 이 관습도 이방종교에서 온 거라 할 수 있어요. 중세시대의 이방종교 중에 처녀의 신인 미네르바를 숭배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가톨릭교회가 이 관습에 영향을 받아서 미네르바 대신 마리아를 특별한 존재로 떠받들게 된 거예요. 마리아는 구주이신 예수님의 육신의 어머니이니까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여신으로 승격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거든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어머니라면 당연히 구주보다 더 위대하게 여겨질 수 있지 않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마리아가 신적인 존재도, 공경할 만한 특별한 대상도 아닌 그저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알고 있지요.
     중세 말기에 루터와 칼빈 등 개혁신학자들은 가톨릭교회가 주장하는 구원의 교리들이 성경이 말하는 내용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다른지를 지적하기 시작했어요.
     첫째로, 가장 큰 차이는 구원을 얻는 방법에 있어요. 가톨릭교회는 선행이 구원의 필수요소라고 가르쳤어요.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예수님이 하신 완전한 선행에 의지하여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죠.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니까요 더욱이 성경은 자기 자신을 구원하기에 충분할 만큼 선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이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롬 3:10)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죠.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선행을 한 사람은 있을 수가 없어요. 성경이 가르치는 것은 간단해요. 예수님을 믿으면 아무리 죄가 많은 사람도 천국에 들어가고,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제아무리 착하고 선하게 산 사람도 지옥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덧붙일 것도, 뺄 것도 없이 이것으로 끝이죠. 물론 성경에도 행위에 대해 기록한 말씀들이 있지만, 그것은 천주교에서 말하는 행위와는 많이 달라요. 천주교에서는 행위를 구원의 조건으로 여기고 있지만, 개신교에서 말하는 행위는 구원의 감격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삶의 변화를 말해요. 그래서 성경에서는 믿음 없이 행위만 강조하는 바리새파 사람들을 지적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것이고요.
     둘째로, 가톨릭교회는 사람이 육체적으로 죽은 다음에 주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머무르는 장소로 천국, 연옥, 선조 림보, 지옥 이렇게 네 곳을 말하고 있어요. 그러나 성경은 딱 두 군데만을 말하죠. 하나는 천국이고, 다른 하나는 지옥이에요. 모든 성도들은 현세에서 선행을 어느 정도 했느냐와 상관없이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으로 직행하고, 아무리 선행을 많이 했더라도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면 지옥으로 직행하는 거예요. 이처럼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해요.
     셋째로, 성경은 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아요. 그저 보통 여인들과 똑같이 죄를 범한 하나의 인간으로 대할 뿐이죠. 마리아도 예수님이 부활·승천하신 후, 예수님의 형제들이나 제자들과 함께 다락방에 모여서 죄를 회개하며 성령을 구하는 기도를 간절하게 드렸던 한 사람의 성도일 뿐이라고요. 

     

     이처럼 구원의 문제라는 아주 중요한 핵심교리에 있어서 개신교와 천주교는 다른 입장을 취해요. 이것들은 개신교가 타협하고 수용할 수 없는 핵심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두 종교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신앙생활을 할 때 성경말씀이 아닌 다른 어떤 경전이나, 사람의 생각, 주장 등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답니다. 

     

    글/ 이상원(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모델/ 주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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