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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시 만난 김지호 코치, 계속되는 그의 연결고리
김지호 코치(<무한도전> 조정 코치/독수리학교 교사) | 2017년 01월호
  • 얼마 전, 국민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500회를 맞았다. 500회 특집으로 멤버들이 지난 추억의 장면들 속에 숨겨진 무도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때. 기자 역시 멤버들의 여정에 한창 감정이입을 하던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게 됐다. 바로, 조정특집에 출연했던 김지호 코치였다. 5년 전인 2011년, 사람 좋은 얼굴로 등장해 훈훈한 매력을 마구 발산했던 그는 지금도 여전히 좋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글│한경진 기자·사진│김주경 기자

     

    2011년, 훈남 조정 코치

    5년 전, 조정 세계대회가 열리던 강원도 화천의 조정경기장에서 그를 취재했었다. 그때의 인터뷰를 떠올리자면, <무한도전>에서의 에피소드와 간증을 나누게 될 거라 기대하고 갔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왔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하나님 앞에서 허송세월은 없습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고백은 그대로 기사의 제목이 되었다.
     운동부의 어마무시한 강압에 힘겨워하던 ‘운동부 김지호’,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힘들었던 ‘고딩 김지호’, 여러 인생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연극학도 김지호’, <내려놓음>이라는 책에 적힌 ‘나가라!’라는 한 단어에 꽂혀 아프리카로 날아가 체육 교사로 헌신했던 ‘선교사 김지호’, 그리고 조정계에서 비주류 코치였음에도 <무한도전>의 코치로 세워지게 된 ‘훈남코치 김지호’.
     긍정대왕의 포스를 한껏 풍기고 있지만, 사실은 고뇌도, 좌절도, 도전도 많이 했던 그였다. 삶의 한순간도 헛된 것이 없고, 지금 이 순간은 다음 순간을 위해 준비되는 연결고리라고 고백하던 그때의 대화는 아직도 기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로부터 5년 후,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된 김 코치는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체육 선생님으로, 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었다.  

     

     

    2016년, 여전히 훈훈한 체육 선생님
    ‘조정특집’ 이후로 5년 만에 다시 뵙게 되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요즘 저는 ‘독수리기독학교’라는 기독 대안학교에서 체육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대학생 시절에 함께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했던 선배님께서 이 학교에서 근무하시는데, 도움을 요청하셔서 2012년부터 시간제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올해부터는 정식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고요.

     

    2012년이면 굉장히 ‘핫’할 때인데, 당시에 아이들 반응이 엄청났겠는데요?
    처음에는 열광적이었는데, 학교에서 워낙 자주 보니까 점점 반응이 식더라고요(하하). 그리고 ‘조정특집’을 못 본 요즘 아이들은 이번 500회 특집에서 저를 보고 깜짝 놀랐고요. 

     

    지난 인터뷰에서 “하나님 앞에서 허송세월은 없다”고 얘기하셨던 걸 기억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아프리카의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체육을 가르쳐 주셨고, 장애인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일하셨고, 노숙인 분들을 위해서도 많은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지금은 청소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이곳에 계시네요. 지금 이 순간도 하나님의 섭리라는 걸 느끼시나요?
    맞아요. 그 당시에는 잘 모르지만 하나님은 항상 제 삶의 모든 과정들을 의미 있게 쓰고 계세요. 이곳에 오게 된 것도 그런 과정이었어요. 이 학교에 오기 전에 ‘장애인 국가대표팀’을 맡으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지도하던 친구들 중에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었는데, 조정이 너무 힘든 운동이다 보니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시점에서 포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아이가 조정을 포기해버리면 다른 것들도 계속 포기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해내도록 모질게 혼을 냈었죠. 그런데 다음날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밤에 잠도 못 자고 너무 무서워한다고요. 대표선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강하게 훈련시킨 것이 오히려 그 친구에게 상처를 주었던 거예요. 그때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운동이 좋아서 온 순수한 친구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저의 코칭 스킬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목표의식을 가지되,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 고민이 <무한도전>에서도 멤버들을 칭찬하고 다독이면서 잘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또 지금 저를 이 학교에까지 오게 만들었어요.  

     

    역시 하나님 앞에서 허송세월은 없네요. 이제 학생들을 가르치신 지 5년 정도 되어 가는데, 지금의 시간은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은혜’죠.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정말 은혜예요. 왜냐하면 이곳에 훌륭하신 선생님들도 많이 계시고, 또 여기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가르칠 수 있다는 것, 그 일을 제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은혜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저는 선생님이지만, 이곳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게 더 많아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자 인생의 선배으로서 무엇을 가장 강조하시나요?
    청소년 시기에는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어제도 한 아이의 진로상담을 했어요. 본인은 체육을 좋아하고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그 길로 진로를 정해야 할지 고민하더라고요. 그래서 “네가 체육이 정말 좋아서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대학에 가기 위해서 체육을 선택하는 건지 고민해 봐라”라고 조언해 줬어요. 진로를 고민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이 뭔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고민하기보다 자신의 현실에 맞춰서 대학과 진로를 결정하려는 건 위험하니까요. 인생은 긴데 청소년 때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껏 대학 하나로 성급하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제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해요. 

     

    그렇다면 선생님의 비전은 어떤 건가요?
    조정 레이스처럼 제 인생의 레이스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다른 길로 가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가는 그날까지 바로 선 자, 바른 신앙인의 모습으로 끝까지 잘 완주하고 싶어요. 문득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나?’라는 생각을 해보면 두렵고 떨릴 때가 있어요. 특히, 학생들에게 어른 신앙인으로서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요. 어디서나 신앙인으로서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이고, “저 사람을 보니까 하나님이 계신 것 같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게 지금 제 인생의 유일한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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