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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바울, 그의 첫 번째 올림픽
리우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안바울 선수 | 2016년 10월호
  • 리우올림픽 유도 -66kg 은메달리스트. 무려 이름조차 ‘바울’인 크리스천 국가대표 선수. 원래 이름이 ‘태양’이었던 그는 다섯 살 때 부모님을 졸라 바울이라는 이름을 획득(?)했다. 마음에 드는 이름이지만, 이름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 그러나 이제는 메달리스트라는 책임까지 더해졌다. 올림픽 은메달을 들고 귀국해 매일같이 인사를 다니느라 바쁘던 그가, 8월의 어느 날 sena를 위해 짬을 내 주었다.

     

    글│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sena  와, 올림픽 전부터 바울 선수를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결국 메달리스트가 되어서 만나게 되네요. 올림픽 끝나고 알아보는 분들이 많으시죠?

    안바울 선수(이하 안바울)  간혹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해요.

     

    sena  경기 후에 웹상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혹시 본인 이름을 검색해 보셨나요? 어느 포털사이트에 보니까 ‘안바울 선수하고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까지 있을 정도예요(하하). 그런 글들을 보면 어떠세요?
    안바울  그냥 좀 웃기고 당황스럽고… 신기하기도 해요. 신기한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sena  혹시 올림픽 전에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이렇겠지?’라고 상상했던 게 있었나요?
    안바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날그날 운동하면서 시합준비에만 집중했거든요.

     

    sena  준비하는 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대략 일과가 어땠어요?

    안바울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잠깐 쉬다가 또다시 운동하고, 점심 먹고 운동하고, 잠깐 쉬다가 저녁 먹고 운동하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었어요. 솔직히 올림픽을 준비하지 않을 때도 늘 하던 일상이긴 했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올림픽이라는 목표가 있으니까 더 집중적으로 강도 높게 훈련을 했어요. 목표의식이 있어서인지 오히려 훈련을 할수록 정신적으로는 더 강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래도 매일 똑같은 운동을 하다보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많이 힘들었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서 짜증나 있기도 했고요.  

     

    sena  올림픽 이야기를 좀 나눠보고 싶어요. 라이벌이었던 일본 선수(에비누마)와의 경기를 인상 깊게 봤는데, 이기고 나서 상대 선수가 매달리는 걸 매몰차게 뿌리치더라고요. 그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안바울  사실 올림픽 전에 그 선수한테 세 번을 진 경험이 있어요. 일본에서도 그걸 알고 그 선수와 제가 4강에서 만날 수 있게 전략을 세워 왔죠. 그래서 저도 경기 전에 그 선수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 엄청 준비를 많이 하고 경기에 들어갔어요. 제 전략은 상대 선수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승부를 내는 거였는데, 마침 경기 후반에 지쳐있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힘을 내서 확 넘겼는데… 진짜 뭐라고 설명해야 되지? 그때 기분은 진짜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요. 그동안 제가 져왔던 것도 있고, 사실상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경기라서 ‘와! 해냈다. 이제 금메달 다 땄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소리도 지르고 그랬죠.

     

    sena  그때 저희도 응원하면서 이제 거의 금메달이라고 생각했는데, 결승전에서 랭킹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한테 져서 조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안바울  솔직히 유도에서 랭킹은 별 의미가 없어요. 기술이 제대로 걸리면 한 번에 넘어가고 경기는 끝나니까요. 그 선수를 보면, 그날 경기도 엄청 잘했고, 준비도 열심히 한 것 같고, 대진에서도 센 선수들이 모두 떨어져서 흐름이 좋았었어요. 반면에 저는 천적이던 일본 선수에게 이겼다는 감격에 빠져서 다음 경기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요. 그래서 오히려 저에게 금메달을 안 주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sena  그럼, 바울 선수에게 은메달은 어떤 의미인가요?

    안바울  결승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생각에 멍하니 있기도 했고, 기분도 좋지 않았는데요. 천천히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지금 금메달을 주지 않으신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제가 어리잖아요. 또 4년 후에도 올림픽이 있고요. 어찌 보면 이번 올림픽은 제가 항상 이기지 못했던 일본 선수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얻는 기회였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경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실력만 쌓아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이제 남은 4년은 열심히, 그리고 겸손하게 준비하고 믿음생활도 더 충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sena  4년 후가 기대되네요.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어떤 기도를 하셨는지 궁금해요. 메달에 대한 기도도 했었나요?
    안바울  금메달을 따게 해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연습했던 것만큼 후회 없이 하고 돌아오게 해 달라는 기도를 했어요. 올림픽이 아니어도 모든 시합 앞에서 이렇게 기도하는 편이에요.

     

    sena  선수촌 안에서 예배에도 열심이었다고 들었어요. 훈련 중에 예배드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열심히 참석했던 이유가 있나요?

    안바울  선수촌 안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예배가 있었는데요. 시간이 맞으면 무조건 갔어요. 힘들게 훈련을 하다가도 예배드리고, 말씀을 듣고 나면 몸은 피곤하지만 힘들고 복잡했던 마음이 안정되더라고요. 

     

    sena  사실, 운동선수로서 신앙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기도 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운동 후에 술도 좀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안바울  그렇긴 한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도를 해서 대부분의 선수들과 어릴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제가 교회에 다니는 걸 거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술을 권해도 안 마신다고 하면 이해해 주세요. 주일에 불러내도 “형, 저 교회 가잖아요” 하면 봐주시고요. 그리고 감사한 게, 지금 제가 소속되어 있는 ‘남양주시청’의 선찬종 감독님이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한 분이라 저에 대해 잘 아세요. 그래서 소속기관 사람들과 술자리가 생기면 “얘는 술 안 마십니다” 하고 미리 보호해 주시죠. 되게 감사해요. 

     

    sena  올림픽을 목표로 달리는 선수들을 보면, 마치 천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신앙생활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유도를 하면서 바울 선수가 경험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안바울  하나님은 항상 나를 지켜보시는 분, 함께하시는 분이에요. 그리고 모든 걸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딱딱 준비해 놓으시고 그 길을 걸어가게 하시는 분이고요. 저는 그 안에서 겸손하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그분이 만들어 놓으신 길로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sena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고 싶은지, 개인적인 비전이 있다면 나눠 주세요.

    안바울  앞으로 제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유도가 저에게 주어진 전부나 마찬가지니까 유도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선수로서 열심히 운동하고, 또 믿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요.  

     

    sena  마지막으로, 바울 선수가 올림픽을 준비할 때처럼, 내 인생이 금메달이기를 바라면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해 주시겠어요?
    안바울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하나님께 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기는 준비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잘 되지 않으면 “하나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 하고 원망해선 안 되잖아요. 주어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분명히 다른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좌절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올림픽 직전에 갑자기 어깨를 다쳐서 훈련을 많이 못한 적이 있는데요. 그 덕에 생각지도 못했던 무릎이나 다른 부분들을 더 보강할 수 있었고, 경기를 앞두고 많이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그것이 오히려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시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그 기간을 견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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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박선희  2018-08-30
좌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연약한 나를 일으키시는 하나님을 오늘도 꼭 붙잡고! 금메달 축하드려요~~
김샤론  2016-10-06
안바울 선수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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