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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얘들아,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
배우 장광 | 2015년 11월호
  • 요즘 웬만한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이 분을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용팔이>에서 고사장으로 활약할 때의 모습을 많은 사람이 기억할 것이다. 기자 역시 인터뷰 장소 가기 전에 혹시 고사장처럼 까칠하시진 않을까, 무섭게 노려보시진 않을까 두려웠었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하하). 하지만 장광 선생님과의 대화는 시간이 부족해 다 나누지 못하고, 지면이 부족해 다 싣지 못할 만큼 유쾌하고 따뜻했다. 취재 | 한경진 기자 · 사진 | 정화영 기자


    sena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생님 얼굴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심지어는 가끔 주일 아침에 기독교 TV를 틀어도 성가대 서시는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장광 성가대는 요즘엔 못하고 있어요. 스케줄이 워낙 행사 일정을 피하려고 스케줄도 이미 다 조정했죠.
    ‘장로합창단’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게 너무 좋더라고요. 얼마 전에 장로합창단에서 두 곡을 연습해서 특송을 했는데요. 담임 목사님이 인상 깊게 보셔서 10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선교 행사에 가서 그 두 곡을 부르게 됐어요. 그래서 새로운 드라마에 들어가면서 연습 시간하고 행사 일정을 피하려고 스케줄도 이미 다 조정했죠.​

     

    sena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용팔이>를 인상깊게 봤어요. 드라마에서 설렁탕 그릇으로 사고치시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제 인터뷰 부탁드리면 되려나’ 싶어서 연락드렸죠.
    장광 하하. <용팔이>에서는 제 캐릭터가 좀 쎘죠? 드라마 <용팔이>는 ‘TV가 이런 맛이 있구나’라는 걸 알게 해 준 작품이에요. 영화를 주로 할 때는 영화를 본 사람들만 알아보곤 했는데, <용팔이>가 시청률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본 작품이다보니 어디를 가든지 저를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같이 사진 찍자는 사람도 많고, 알아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너무들 반가워하시고…. 대중매체의 영향력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sena 선생님 연기를 보면 연기생활을 오래 하신 베테랑 이미지이신데, 사실은 이제 막 데뷔를 하신 거라는 얘기를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장광 저는 원래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처음 연극을 할 때, 같이 하던 사람들 중에 성우 출신 선배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은 대사처리를 하는 게 남다르더라고요. 옛날에는 소극장이 없으니까 대사를 극장 전체가 다 울리게 연극 톤으로 했어야 했는데, 성우 출신 선배들의 대사는 굉장히 사실적으로 들렸죠. 그래서 그런 대사톤을 배우려고 성우 시험에 도전해서 KBS에 입사하게 됐어요. 한 2-3년 공부하다가 연극판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막상 하다보니 처음 몇 년은 적응하랴 선배들 뒤치다꺼리하랴 뭘 제대로 배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하던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중간 중간에 무대의 감을 잃지 않으려고 몇 년에 한 번씩 연극 무대에 서고, TV 드라마도 가끔 하면서요. 그러다가 성우로도 잘 나가고 돈도 먹고 살 걱정 없이 벌게 되니 마음에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욕심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보니 역시 하나님이 다 거둬가시더라고요. 하루아침에 전 재산이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죠.

     

    sena 아이고, 힘든 시간이셨겠어요.
    장광 힘들었죠. 그래도 중요한 건 그 시간 덕분에 아직 나에게 믿음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거예요. 같이 투자했던 사람들은 거의 다 이혼을 하고 가정이 무너졌는데, 저는 아내와 시간만 나면 교회나 기도원에 가서 기도했고, 성경을 읽고 성경공부에 참여하면서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갚아야 할 돈 생각하면서 피폐하게 살았을 거예요.​

     

    sena 하나님을 붙잡으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군요. 그 상황에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신 건가요?

    장광 지금도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정말 위험한 고비 때마다 하나님이 잘 넘어갈 수 있게 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다 4년 전 어느 날이었어요. 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여러분의 앞으로 10년, 20년이 내 생에 최고의 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 저와 아내와 딸이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어요. 그 메시지가 세 사람의 마음에 딱 꽂힌 거죠. 속에서 막 뜨거운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날 아내와 딸이 제 어깨에 손을 얹고 셋이서 막 눈물을 흘리면서 그 기도를 했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기도였죠. 제 나이가 당시에 59세였는데, 앞으로 10-20년이 최고의 해가 되게 해 달라니…. 이제 은퇴할 나이이고, 또 현실은 빚더미에 몰려서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그 기도제목을 붙들고 정말 매달리듯 매일 기도를 했어요. 그러던 중에 한 달도 안 되어서 저를 세상에 알린 <도가니>라는 영화의 오디션 기회가 왔죠. 당시에 <도가니>의 교장 선생님 역할에 필요한 조건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우리 식구 모두가 그 조건들을 보고는 딱 저를 위한 배역이라고 확신했어요. 50대 후반이어야 하고, 대머리여야 하고, 쌍둥이 역할을 해야 하니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어야 하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이 조건들이 모두 저와 맞아떨어지더라고요.
     

    sena 사실 <도가니>의 교장선생님 역할은 너무 악한 역할이었잖아요. 크리스천으로서 그 역할을 하는데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장광 고민 많이 했죠. 그런데 이 역할을 하나님께서 주셨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리고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해서 캐릭터를 살려내고, 사람들에게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는 것이 제 임무라는 생각이 들었죠. 배우는 배우인 거지 배역이 그 사람인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한 편으로는 갈등이 많았어요. ‘이 영화를 찍고 내가 과연 성가대석에 설 수 있을까’, ‘교회 다니는 사람이 왜 그런 역할을 하냐고 하면 어쩌지’하는 마음 때문에요. 실제로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멀리서 저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어요. 지하철을 타서도 노약자석에 앉아서 사람들이 안 보이게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고요.

     

    sena 그런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셨어요? 처음 겪는 시선이라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장광 하루는 교회에 있는데, 목사님 한 분이 가시던 길을 돌이켜서 저를 부르더니 그러시더라고요. “저 그 영화 잘 봤어요. 정말 연기 잘하셨고요. 크리스천들은 이 영화를 꼭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말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어요. 그때부터 조금씩 어깨를 펴고 다녔죠(웃음). 그리고 영화 한 편 때문에 학교가 없어지고, ‘도가니법’이라는 법까지 생기는 걸 보면서 연기를 통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이런 거구나 새삼 깨닫게 됐죠.

     

    sena 앞으로도 다양한 연기를 하실 텐데, 선생님은 크리스천 연기자로서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싶으세요?
    장광 작업 현장에서 어떤 순간에든지 자연스럽게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은근슬쩍 하나님이 이끌어 오셨던 저의 지나온 인생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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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상  2015-11-2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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