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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로피를 쫓는 것이 아니라 트로피가 오는 것이다"
골프 선수 최경주 | 2012년 12월호
  • 최경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 골퍼다. ‘미국 PGA 투어에 입성한 한국 최초의 골퍼’, ‘코리안 탱크’... 

     

    이름 앞에 붙여진 거창한 수식어들을 보면, 그를 어릴 때부터 착실히 훈련 받아온 골프 신동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수산 어선의 기관장이 되려다 우연히 고등학교 시절에야 골프를 처음 알게 된 늦깎이다. 그런 그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그 속 이야기를 드디어 세상에 외치기 시작했다. 

    글/ 한경진 기자·사진/ 최경주재단·두란노서원 

     

    기도하는 골퍼, 최경주

    그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로 하루를 연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이 급한 데도 일단 기도를 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성경을 묵상한 뒤 마음을 가다듬고는 골프를 치러 간다. 하루 일과를 끝낸 저녁에는 찬송가를 부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날 일을 정리한다. 그것이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그가 터득한 성공의 비결이다.

     

    “제가 미국에 갔을 때, 주위에 동양 사람이라고는 저 혼자밖에 없었어요. 언어도 안 되니 제가 뭔 말을 해도 사람들이 못 알아듣고, 동양에서 왔다고 얕보고 놀리는 소리도 저는 전혀 못 알아들었죠. 그래서 속으로는 열불이 나지만 차라리 말을 말자고 생각하고 그냥 연습만 했어요. 하루에 한국말 한마디도 안 한 적이 참 많았죠. 아마 제가 영어를 배우고 미국에 갔다면 어쭙잖게 한국에 대해서 말하고, 제 얘기 하느라 연습량이 많이 줄었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처음으로 미국 PGA에 진출한 골퍼로서 제가 골프장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맘대로 욕할 거 다 하고, 골프채 집어던지고, 가방 차고, 캐디한테 뭐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다 저런다고 할까 봐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제 마음에 확 화를 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이렇게 하면 안 되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게 아니지’라고 생각하고 한 발짝 물러서서 기도하곤 했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하나님 오늘 이랬습니다. 저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용서해 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아침에는 “오늘도 그런 일이 없도록 지켜달라”고 기도했죠. 그게 외로운 타국에서 제가 터득한 신앙이에요. 기도하고 돌아보고 참고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죠”

     

    하나님은 그의 골프 코치

    그는 경기 중 여러 고비를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서 직접 해 주시는 코칭을 받곤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믿기 힘든 기적 같은 일이 그에게 벌어진 것이다.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 공에서부터 컵까지 하얀 선이 그러져 있는 기적, 또 호미로 파놓은 것처럼 공이 들어갈 길이 미리 보인 기적까지. 하지만 그가 최고로 꼽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는 따로 있다.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AT&T 내셔널 대회’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아내가 요한복음 15장 16절을 외우고 경기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죠.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로 시작되는 성경 구절인데, 말씀을 읽는 순간 나를 이 자리에 세운 것은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왠지 말씀을 외우고 자야 할 것 같아서 2시간 가까이 겨우 외우고, 연습 중은 물론 대회 중에도 중얼중얼 외우고 다녔죠. 그런데 막상 경기의 중요한 순간이 되니까 ‘너희가... 너희가...’ 하고 다음이 생각 안 나는 거예요. 그때부터 정신은 온통 ‘너희가’ 다음 말씀을 기억하는 데에만 팔려 있었죠. 원래 선수들은 첫 타를 치고 다음 샷에 대해 고민하는 편인데, 저는 온통 생각이 딴 데 가 있었어요. ‘너희가... 너희가....’ 그 사이에 뭘 했는지도 모르게 거의 3시간 반이 지났죠. 전략이고 뭐고 없었어요. ‘이번 경기는 선두권에서 멀어졌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스코어보드를 우연히 보니 제가 선두인 거 아니겠어요? 순간 하나님께서 제가 자칫 욕심이라도 부려 한꺼번에 흔들릴까 봐 아내를 통해 성경 구절을 알려주신 거라는 걸 알았어요. 정신을 말씀 암송에만 쏟게 하신 거죠. 순간 가슴이 벅차고 든든해지더라고요. 그리고 15번 홀에 가서 경기를 계속하는데, 그제서야 막혔던 수문이 열리듯 말씀이 다 생각나는 거예요. 얼마나 기뻤는지... 그 경기가 PGA 투어 6승째였고,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역전승이었어요. 저에게는 많은 기적같은 일이 있었지만, 그때 하나님께서 저를 미국에 보내신 이유를 알게 됐어요.”

     

    ‘최경주는 신을 감동시켰다’

    타이거 우즈가 두 살 때부터 골프채를 휘둘러 온 골프 신동이라면 최경주는 열일곱 살 때 ‘골프’라는 말을 처음 들어 본 늦깍이다. 조건에 있어서 타이거 우즈는 그가 ‘오르지 못할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타이거 우즈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미국의 한 기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신이 타이거 우즈를 선택했다면, 최경주는 신을 감동시켰다’

     

    “타이거 우즈가 갖지 못한 것이 저에게 있는데, 그건 바로 ‘신앙’이죠. 그래서 우리는 1대 1이에요. 그렇다고 저는 타이거 우즈처럼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다만 마지막까지, 정말 끝까지 준비하고 연습할 뿐이죠. 제 마음에는 항상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시는데 여기서 어영부영 하고 연습도 대충 하면, 내가 나중에 ‘하나님 이렇게 되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할 때 들어주실까?’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몸살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죠. 

    지금도 저는 성공이 아니라 승리를 위해 살아요. 골프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승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 그게 제 삶의 방식이죠. 겉으로는 슬럼프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그건 잠시 주춤하는 거예요. 만약 ‘죽을 쑤는’ 제 모습을 보거든 ‘저 사람이 계속 가고 있구나’, ‘지금 뭔가를 또 연구하는구나’라고 생각하시고 기도해 주시기를 바라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니까 늘 하던 것이 안 되고, 난관에 부딪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항상 나에게 담겨 있던 것을 나누고, 하나님께서 새롭게 주시는 것을 담는 ‘빈 잔’ 같은 인생을 살고 싶어요.”

     

    다음 세대를 키우는 최경주의 ‘꿈의둥지센터’

    그는 얼마 전, 책을 한 권 출간했다. 소위 ‘자서전’이라 불릴 만하지만, 그 시기가 참 묘하다. 한창 잘 나갈 때가 아닌 그의 말대로 ‘죽을 쑬 때’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낸 것이다. 자기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드러나고, 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힘든 고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사람은 특별한 소수가 아닌 바로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특히 이 책은 그가 각별하게 생각하는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해 주고 싶은 조언이라고.

     

    “요즘 많은 젊은이들은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하다 안 되면 ‘다른 걸 할까’ 하면서 관두거나, 조금만 기분이 나빠도 참지 못하고 막 따지곤 하죠. 그런데 저는 우리 사회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내와 정신력,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를 시작했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필요하고, 목표를 위해서 기초, 기본을 잘 가다듬고 꾸준히 하는 자세도 필요하죠. 그래서 이 책을 ‘청소년들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어요. 운동이든 어떤 분야이든 말이죠. 그렇게 자신을 격려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모든 일을 감당해 나갈 때, 어떤 일이든 극복하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걸 가르쳐 주셨거든요. 

    또 저는 ‘꿈의둥지센터’를 세우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이 센터는 골프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 또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이뤄갈 수 있게 돕는 곳이죠. 앞으로 5년 이내에 골프 아카데미와 복지관, 체육관 등이 갖춰진 문화 교육 시설을 만들려고 해요. 왜냐하면 우리 학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만 하는데, 때로는 휴식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제가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알지만, 운동은 절제와 인내, 정신력을 가르치죠. 그래서 이곳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운동도 하고 놀기도 하고, 또 시간에 따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지금 청소년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곳곳의 리더가 되고, 그 속에서 세상을 맑히는 정화조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일을 위해서 함께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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