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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능 없음. 그래서 하나님께 붙들린 배우”
배우 임지규 | 2012년 04월호
  • <과속 스캔들>에서는 주인공의 찌질한 남자친구로, <역전의 여왕>에서는 ‘껌딱지 커플’로 유명한 구용식의 비서로, <최고의 사랑>에서는 독고진의 매니저 ‘재석’으로. 우리가 TV 드라마 속에서 봐 오던 임지규는 때로는 능청스럽고 때로는 귀요미 같은 매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본 배우 임지규는 그런 캐릭터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진중, 신중, 진지함 그 자체’랄까? 과연 그는 배우다. 그런데 그의 조곤조곤 내뱉는 고백에는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는 능청스러움의 근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가 담겨 있었다.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정대영 실장(F-vision studio)

     

    “그 친구는 좋아하는 교회 오빠가 있더라고요”

    제가 처음 교회에 나간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당시에 학원에 다녔는데, 하루는 잠깐 쉬는 시간에 안경을 벗고 세수를 하러 갔다가, 얼굴이 뽀얗고 너무 예쁜 여자아이를 보게 됐죠. 그 순간 재빨리 안경을 가져다가 쓰고 그 친구 얼굴을 확인하러 갔는데... 좀 전에 봤던 그 이미지가 아닌 거예요(웃음). 그런데 이상하게도 환상이 깨지기는커녕 마음이 계속 두근거리는 거리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집에 가는데, 학원 버스에서 누군가 제 어깨를 툭툭 쳤어요. 바로 그 여학생이었죠! 저에게 “니 교회 다니나?”(임지규는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라고 묻더라고요. 그 순간 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아니!’라고 대답했고요. 그런데요. 교회에 가 봤더니 그 친구는 고등부 회장 오빠를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실망이 커서 그 친구를 속상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2주간 교회에 안 나간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래 봤자 제 손해더라고요. ‘이제 내가 없는 소중함을 알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별 차이도 없었고요(웃음). 그래서 그냥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하기 시작했죠. 

    사실 당시에 저희 부모님은 노점 장사를 하시면서 술을 많이 드셨고, 싸우는 날이 많았는데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우연이지만 그 친구를 따라 간 교회에서는 저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곳에 있으면 많이 웃을 수 있었죠. 그때부터 저에게도 꿈이나 희망 같은 게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나님께서 선교와 작품 스케줄을 다 짜놓으셨어요”

    저의 선교와 작품 스케줄은 하나님이 이미 다 짜놓으신 것 같아요. 희한하게도 한 작품이 끝나면 꼭 여름이나 겨울 선교 시즌이더라고요. 그리고 선교 시즌이 끝나면 또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되고요. 기막힌 타이밍이죠. 

    제가 다니는 교회는 선교를 엄청 많이 해요. 그래서 꼭 가야 하는 분위기라 처음 한두 번은 의무적으로 갔었죠. 그런데 선교지에 다녀올 때마다 제가 얻는 게 너무 컸어요. 하나님께서 나에게 어떤 은사를 주셨는지, 제가 어떤 배우로 살기를 원하시는지 조금씩 배우게 되었죠. 언젠가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서 선교를 하겠다’고 결심했었는데, 출연한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들어주실 때마다 그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을 느껴요. 물론 드라마 이름도, 저도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그럴 때 하나님은 또 다른 방법으로 기막히게 역사하시죠.

     

    “저에게 주신 은혜는 ‘재능 없음’이에요”

    저는 배우가 되기에는 너무 가난하고, 인맥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가정에서 태어났고, 배우로서 발성이나 끼도 갖추지 못했어요. 어릴 때는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가정에서 나를 태어나게 하셨을까’ 원망도 많이 했는데요. 십여 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이런 마음을 주시더라고요. ‘네가 가진 것이 없어야 나를 의지할 게 아니니?’라고요.

    만약 제가 남들처럼 돈이나 인맥, 배우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면 굳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저에게는 하나님밖에 의지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죠. 하나님은 제 삶의 아픔과 상처들을 가지고 배우로서의 좋은 재료로 만드셨어요. 결국, ‘남에게 있는데 나한테 없다는 건 불행이 아니라 축복’이었던 거예요. 

    사실 그동안 많은 지적도 받았었는데요. 이제 의외로 제 연기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하나 둘 생겨나더라고요. 그럴수록 더 하나님께 감사하게 돼요.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기까지 하나님께서 손을 안 대신 부분이 없거든요. 심지어 부산 사투리를 심하게 썼는데 그것을 고친 것만도 하나님의 은혜죠. 저는 정말 하나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준으로 작품 정하기”

    저는 배우로서 ‘당장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꼭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는 욕심도요. 그저 하나님의 기준으로 작품을 잘 분별해서 고르고, 그 작품을 통해서 복음을 증거하는 도구로 쓰임 받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어요. 그때는 어리숙한 마음에 ‘내가 지금 이것저것 가릴 처지야? 하나님이 이해해 주시겠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고,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 술도 몇 잔 마시고 그랬는데요.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잘못된 삶의 방향을 다시 바로잡았죠.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서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로 나를 부르셨는데, 내가 단지 돈을 조금 더 벌거나 유명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목적에 어긋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물론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내 눈에 당장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 뜻에 합당하지 않은 건 결국 내 것이 아니에요. 

     

    “영화 <봄눈>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달에 제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해요. <봄눈>이라는 영화인데요.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준비하는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예요. 저는 아들로 출연하죠. 이 시나리오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요. 실제로 누이가 암 선고를 받은 뒤 많이 방황하셨고, 그 끝에 회심하게 되셨죠. 물론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복음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 그리고 잊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저 역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제 가족에 대해 많이 돌아보았어요. 저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노점 장사를 하시던 부모님, 그리고 2년 전에 안타까운 일로 잃게 된 동생도 많이 생각하게 됐죠. 영화의 주제처럼 가족이 ‘내 옆에 있을 때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하나님은 <과속>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역전>의 하나님, 하나님은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시는 나의 <최고의 사랑> 되신 하나님이세요”

    sena를 보는 청소년들에게 ‘여러분 각자가 하나님께 특별한 존재’라는 걸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얼마 전에 성적을 비관해 안타까운 선택을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공부가 전부는 아니에요. 솔직히 저도 수능 때 수리 영역에서 80점 만점에 무려 9점을 받았어요. 한 번호로만 찍어도 그 정도는 안 나올 텐데...(웃음) 그런데 이렇게 제 기질에 맞게 하나님의 일에 쓰임 받고 있잖아요. 물론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하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절대 아니에요. 분명 하나님께서 나에게만 주신 특별한 은사가 있어요. 그게 어느 순간 ‘뿅’하고 드러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늘 기도하고 예배하면서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게 중요하죠. 여러분 모두 세상이 말하는 기준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우선 배우로서 하나님의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그 작품이 복음의 도구로 쓰임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부르시는 선교 현장이라면 어디라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갈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으신 아버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작년에 천국에 간 꿈을 꾸었는데,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서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이야기를 미니홈피에 적어 놓았죠. 정말 꿈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하루 빨리 아버지가 예수님을 영접하셨으면 좋겠어요. 함께 기도해 주세요.

     

    “여러분은 하나님에게 특별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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