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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김영철을 만나다
개그맨 김영철 | 2010년 07월호
  • 인터뷰를 앞두고 ‘개그맨 김영철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그의 미니홈피와 트위터에 들러 보았다. 하루에도 열댓 개 이상 글이 올라오는 트위터에서 그는 140자 메시지로 마냥 지인들과 노닥거리는 재미있는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다른 미니홈페이지에서는 트위터와 또 다르게 140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삶에 대한 묵상과 진지함이 엿보였다. 직접 만나본 김영철 역시 그랬다.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그저 재미있고 유쾌한 개그맨일 뿐이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는 내내 유쾌함과 개그본능 속에 감춰진 진지함과 진실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취재/ 한경진 기자·사진/ 한치문 기자

     

    ‘크리스천’ 김영철

    맨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건 개그우먼 이성미 씨 덕분이었어요. 5-6년 전, 이성미 씨가 캐나다에 가시기 전에 저를 전도하려고 애쓰셨는데, 한번은 제가 아무 생각 없이 애드립으로 “선배님 캐나다에 가시면 나갈게요”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옆에 계셨던 박미선 씨에게 저를 꼭 데리고 나가라고 당부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성미 씨가 캐나다에 가시자마자 그 주 토요일에 박미선 씨에게 전화가 왔어요. “영철아, 약속한 내일이야~ 한 입으로 두 말 하진 않겠지?”하고요. 그래서 제가 했던 말도 있고 해서 빼도 박도 못하고 교회에 나가게 됐죠. 그렇게 저는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입방정 은사를 받은’ 김영철

    교회에 다니게 되면서 새벽예배에 나가곤 했는데, 처음에는 새벽예배에 가기가 꺼려지더라고요. 방언하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모습이 부러워졌죠. 그래서 “하나님 나에게는 어떤 은사를 주실 거예요?”라고 기도했는데, 알고 봤더니 전 이미 은사를 하나 받긴 받았더라고요. ‘입방정 은사’요. 그냥 말을 일단 뱉어내게 되는 거 있죠. 한번은 교회에 다니면서 “담배 끊을 거예요”라고 입방정을 떨고 말았죠. 그리고는 즉시 담배를 끊었어요. 말한 게 있으니까 끊을 수밖에요. 

     

    ‘영어 예배 통역 폭탄 선포한’ 김영철

    그날은 제가 세례받는 날이었는데요. 목사님이 저를 일어나게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성도들 앞에서 “김영철 씨는 연예인인데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담배도 끊었다”고 칭찬을 해주시니까, 성도들이 “아멘!”하면서 박수를 치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 제가 한창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영어 학원은 아직도 다니고 있나?” 하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때 그냥 단순히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하면 될 것을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영어예배요? 제가 통역하려고요”하고 또 입방정을 떤 거예요. 와… 말한 순간 저도 진짜 놀랐어요. 동시통역이라는 게 진짜 어렵거든요. 제 실력에는 아직 하기도 힘들고……. 그런데 또 입방정을 떨었으니……. 지금도 영어예배에 가서 이어폰하고 자료를 들고 열심히 들어보고는 있어요.(웃음)

     

    ‘긍정적인 사람’ 김영철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솔직히 무슨 말만 하면 한숨을 쉬고,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 곁에 있으면 저도 덩달아 불평하고 우울하게 돼요. 그래서 누군가 부정적인 말을 하면 그냥 넘겨버리고 더 오버해서 긍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게 돼요. ‘하품은 전염된다’는 말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행복한 사람 옆에 있으면 행복해지니까요.

     

    ‘안 우울한 연예인 1위’ 김영철

    살다보면 뜻대로 안되고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럴수록 저는 예배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또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성경에 보면 ‘걱정’이라는 단어가 365번 나온대요. 그만큼 우리는 365일 매일을 걱정하며 산다는 거죠. 걱정을 안 해도 365일이 가고, 걱정을 해도 365일이 가는데 며칠씩 우울해 할 필요는 없잖아요. 물론, 저도 실수를 많이 하고, 부족한 모습이 많지만 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요. 실수하면 사과하고, 욕을 먹으면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는 거잖아요. 이런 저를 보고 개그우먼 김효진 씨가 ‘안 우울한 연예인 1위’라고 하더라고요. 

     

    ‘교만해 보일까 걱정하는’ 김영철

    개그우먼 송은이 씨와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항상 제 옆에서 저의 교만함을 일깨워주세요. 사실, 개그맨이라는 직업적 특성 상 뭐 하나 해도 부풀리고 오버해야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누군가 저에게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하세요?”라고 하면 저는 “뭐 타고났잖아요~”라고 받아치는데, 이런 개그맨 기질이 어떤 때는 잘난척이고 교만함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은이 누나가 중간 중간 끊어주죠. “영철아, 교만!”이렇게 주의를 주시든가 성경공부에서 교만에 대한 말씀이 나오면 “영철이 이거 외워라!”라고 하실 때도 있고……. 신앙생활을 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런 신앙의 친구들을 저에게 허락해 주셔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어요. 

     

    ‘영어 잘하면서 웃기는 개그맨’ 김영철

    제가 인생을 살면서 정말 크게 해낸 것 중에 하나는 하나님을 만나면서 담배를 끊은 것과 영어를 꾸준히 놓지 않고 배웠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영어를 시작하게 된 건 ‘미국 사람들을 웃겨보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는데, 그런 생각으로 무작정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갖게 된 비전이 있어요. 사실,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도 ‘비전’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지만 그 단어가 저에게 크게 와 닿았던 적은 없었죠. 그런데,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거창할지는 모르지만 ‘영어를 잘하면서 웃기는 놈’이 되고 싶은 비전을 갖게 됐어요. 요즘 작게나마 직장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곤 하는데, 저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그분들이 새로운 꿈과 힘을 얻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그런 비전을 위해서 하나님과 대화하고 부딪치며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어요. 

     

    ‘진실하게 늙어가는’ 김영철

    한번은 누군가가 제 트위터에 ‘봄을 만끽하지도 못했는데 여름이 된 것 같다’라고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러고보니 여름도 지나가는 것 같다’라고 답을 해줬어요. 인생이란 그런 것 같아요. 그냥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진실하게 살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저에게 “너무 솔직하고 너무 정직하고 너무 당당해서 싫다”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살다보면 옳은 일은 아니지만 곤란하고 어려울 때는 거짓말도 하게 되고, 포장도 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그러면 또 새롭게 거짓말을 해야 하고, 포장을 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느끼면 느끼는 대로 살고 싶고, 그렇게 진실되고 솔직한 모습으로 늙어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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