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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나는 그래픽디자이너입니다
사라디자인 박문희 대표 | 2023년 09월호
  • ‘그래픽디자인 분야’가 엄청 방대하더라고요. 대표님은 그중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그래픽디자인은 주로 인쇄물에서 그림, 도형, 사진, 글자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모두 적용되는 분야예요.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미지화해서 로고 등을 만드는 ‘비주얼 아이덴티티 그래픽디자인’, 포스터나 광고판, 전단지 등을 제작하는 ‘광고 그래픽디자인’, 책, 잡지 등 인쇄물을 취급하는 ‘출판 그래픽디자인’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웹상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구현하는 ‘웹디자인’,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는 ‘모션 그래픽디자인’ 등 분야도 점점 방대해지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로고디자인, 패키지, 명함, 스티커, 브로셔, 현수막, 배너, 전단지, 간판 등 전반적인 인쇄물의 디자인을 두루 다루고 있어요.

     

    이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사실 운동선수 출신이에요.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언니를 따라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유도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선수 생활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던 중에 미국에 있는 지인이 체육관 사범을 찾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떠났죠. 하지만 지도자 일마저 잘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지금껏 해온 일을 놓을 수 없어서 견디고 견뎠는데, 한인교회 목사님께서 뜬금없이 그래픽디자이너를 제안하시더라고요. 딸이 그 분야를 전공하는데 미국에서 잘 자리 잡고 있다면서요. 그때는 그 조언을 가볍게 넘기고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또 언니를 따라 경찰 시험을 준비했는데 세 번을 내리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세 번을 떨어지고 나니 절박해지더라고요.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뭘 해야 하나. 그때 한 1년을 간절하게 기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웹디자인에 관심이 생겨서 바로 학원에 등록했고, 결국 이 길로 들어섰죠. 그때서야 예전에 하신 한인교회 목사님의 조언이 생각나더라고요(웃음).  

     

    계속 해오던 일을 내려놓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신 건데 두렵지는 않으셨나요?

    그때는 간절한 마음이 너무 커서 두려움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학원에 등록했을 때가 28살이었거든요. 남들 다 자리 잡고 있을 때 새로운 분야에 막 발을 들여놓았으니 조급함이 컸죠. 빨리 제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어요. 학원 수업이 총 6개월 과정이었는데, 학원에서 연계해 준 곳으로 바로 취업을 했어요. 사실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프로그램을 다루는 법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에요. 디자인 감각이라든지, 실전 감각은 다 실무를 거치면서 쌓아나가야 하죠. 그렇게 처음에는 명함을 만드는 일로 시작했어요.

     

    명함으로 시작해서 지금의 디자인 1인 기업 대표님이 되신 거네요.

    그 후에도 몇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실무 경험을 쌓고 저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갔어요. 마지막 회사가 디자이너를 한 7-8명 보유하고 있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곳이어서 그때 제일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거기서 남편도 만났고요. 같이 야근하면서 디자인 작업과 제안서에 넣을 인포그래픽을 함께 만들다 눈이 맞은 거죠(웃음). 그 후로는 쭉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1인 기업을 야심 차게 시작하게 됐어요. 확실히 1인 기업은 스케줄 조정이 자유롭고 눈치 볼일 없다는 점에서 좋지만, 아무래도 혼자 일하다 보니 함께할 때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더라고요. 혼자서 고군분투해야 하니까요. 

     

    업무 과정은 어떤지 궁금해요.

    클라이언트가 일을 맡길 때, 제일 먼저 견적을 내요. 시안 몇 가지에 얼마, 이런 식으로 금액을 정하고 계약이 진행되면, 그때부터 콘셉트를 잡죠. 이때,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먼저 묻고 거기에 맞춰서 디자인을 해요. 취향이 확고한 분이 계신 반면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그럴 때는 직접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그러면 취향이 보일 때가 있거든요. 보통 작업에 들어가면, 자료 검색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인데요. 참고할 만한 게 없으면 직접 나가기도 해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도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게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아요. 리플렛 같은 경우는 집중하면 하루 만에 끝나기도 하고, 로고 같은 것은 오래 걸리면 3일 정도 걸리기도 해요. 작업물이 나오면 클라이언트와 조율을 하고 수정 사항을 반영해서 최종 결과물을 뽑아내죠.

     

    그래픽디자이너로서 작업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내 개성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되게 의외죠? 내 개성을 고집하면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없어요. 어쨌거나 이 일은 내 자아실현이라기보단,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취향에 맞춰야 하는 일이니까요. 작업물이 제아무리 내 마음에 들었다 해도 클라이언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거든요. 물론, 열심히 했던 작업물이 거절당하면 마음이 힘들죠. 마치 밤새워 열심히 시험공부를 했는데 시험을 망친 것과 똑같은 심정이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거절당한 것들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자산이 돼요. 그것이 내 포트폴리오가 되어 언젠가는 반드시 쓰게 될 날이 오거든요. 그러니 거부를 당해도 ‘다시 하면 되지’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작업에 몰두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일을 하시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끼고 계신지 나눠주세요.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렇고 제 인생 자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제가 기대하고 계획한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도하시는 것을 봐요. 사무실 근처에 법원이 있어서 법원 관련 일을 많이 하게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교회 관련된 일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또, 크리스천으로서 마음이 어려워지는 직종의 일은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것도 큰 은혜인 것 같아요. 교회학교를 9년째 섬기면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디자인 작업을 도맡아서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그때그때 가장 좋은 것으로 먹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답니다.  

     

    취재│김지혜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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