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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가까운 교회에 다니고 싶어요.
노리터 | 2022년 09월호
  • * 아래는 상담 대화 내용입니다.

     

    교회가 멀어서 주일마다 가는 게 많이 힘든가보군요?

     

    주일마다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매주 다니는 게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ㅜㅜ 엄마가 그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따라가고 있기는 한데, 정말 이렇게까지 힘들게 교회에 다녀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어머님이 그 교회로 꼭 가시는 이유가 있으신 건가요? 

     

    분명한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교회에서 권사님이신데 직분이 있어서 그만두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아, 직분이 있으시군요? 그렇다면 고민이 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저라도 다른 교회로 나가게 해주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저는 학생부에서 맡은 것도 없는데 저까지 같이 주일마다 그 멀리 있는 교회로 다녀야 한다니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요.  

     

    지금 다니는 교회 생활은 어떤데요? 

     

    뭐 특별한 것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라 잘 어울려서 놀기는 하는데요. 그렇게 재미있다거나 꼭 거기로 가야만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 다니는 교회가 딱히 싫은 건 아닌데, 너무 힘들게 멀리 다니다 보니 교회에 도착하면 지쳐서 뭘 하고 싶은 의욕이 안 생겨요.

     

    혹시 부모님께 친구의 마음을 이야기 해본 적이 있나요?

     

    피곤하고 힘들다고 티는 많이 내는데 그렇다고 이 문제만 가지고 진지하게 얘기해 본 적은 없어요. 엄마는 당연히 안 된다고 하실 게 뻔하거든요.  

     

    그럼 친구는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요? 

     

    제가 교회에 다니기 싫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거죠. 사실 집 앞에도 교회가 몇 개 있고, 동네 친구들이 다니는 교회도 있어서 거기로 다니면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좋을 것 같아요.

     

    그렇군요. 참 어려운 문제네요. 이 문제를 친구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조금 조언을 해줄게요.  

     

    -

     

    “교회가 너무 멀지?” 

    저는 부목사입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는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에 있어요. 그리고 저는 아빠입니다. 세 명의 아들이 있죠. 가족과 제가 사는 집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입니다.(정확히는 도곡리인데요. 덕소라고 하면 더 잘 알 거예요.) 

     제 차를 가지고 집에서 교회까지 가려면 30분 정도가 걸리고, 지하철로 가면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그래서 2년 전에 제가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교회가 너무 멀지? 가까운 교회에 나가면 어떨까?” 사실 아이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거든요. 아빠가 목사라 어쩔 수 없이 멀리 있는 교회에 다녀야 하는 것이 미안했고, 그럼에도 멀어서 가기 싫다고 하지 않는 것에 고마웠고, 집이 멀어 예배 후 바로 출발해야 했기에 교회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 질문을 할 때 제 마음은 가까운 교회로 가도 되는데 아빠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상황을 수용해주는 아이들에 대한 감사함과 동시에 교회에서 더 많은 친구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직접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서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친구는 경기도에 살고 있고, 서울에 있는 교회에 출석 중이군요. 저와 같은 상황이네요. 친구의 사연을 보면서 서울에 있는 교회로 가려고 하시는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가까운 교회로 가고 싶어서 고민을 보낸 친구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최선을 다해 생각해 봤어요. 

     아마도 어머니께서 그 교회에 오랫동안 다니셨다면 그곳 사람들과의 연결, 유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실 거예요. 혹시 어떤 직책을 맡고 계시다면 성실, 책임감이 중요하실 수도 있죠. 그것도 아니라면 그 공동체 안에서 말씀과 예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영적 교감과 성장이 필요하신 것일 수도 있겠고요. 반면, 가까운 교회로 가고 싶은 친구에게는 뭐가 중요한 걸까요? 질문에 적은 것처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친구와의 관계, 즉 우정일 수도 있겠고요. 멀리 가는 것이 피곤해서 쉼이나 수면이 친구에게 중요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것도 아니라면 청소년 시기가 되었으니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선택의 자유를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실제로 친구의 마음은 어떤가요?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볼게요. 가까운 교회로 가고 싶은 친구의 마음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나요? 또 엄마의 마음은 어떤가요? 혹시 친구가 잘못되기를 바라거나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당연히 둘 다 전혀 아닐 거예요. 그냥 각자 바라는 것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래서 서로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저는 친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머니와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마음과 의견에 대해 나눠볼 수 있었으면 해요.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마음은 없으니까요. 다만 표현이 서투르고 원하는 결과가 서로 달라 조금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기억하고요. 

     

    성경적인 답은 없어요

    그렇다면, 우리 친구의 경우에 교회를 바꾸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멀지만 부모님과 함께 교회에 다니는 것이 더 옳을까요? 사실 이에 대한 성경적인 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가까운 교회에 다닌다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효율적이라고 칭찬하시는 것도 아니고, 먼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더 많은 희생에 대해 상을 주시는 것도 아니니까요. 마찬가지로 힘들지만 부모님과 함께 교회에 간다고 해서 칭찬하시거나, 함께하지 않는다고 해서 혼내시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교회에 다니는 것은 가정의 신앙 문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렇게 하는 것을 추천하죠. 왜냐하면, 부모와 자녀가 한 교회의 문화를 공유하게 되면 나눌 수 있는 공통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고, 같은 신앙의 문화, 같은 말씀, 같은 이야기 속에서 함께 신앙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친구의 이야기에 Yes or No로 명쾌하게 답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에요. 하지만 오히려 이번 기회가 부모님과 친구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되면 좋겠어요. 서로의 필요, 서로가 원하는 것, 서로의 마음에 대해 서로 존중하면서 깊이 있게 나눌 때, 그렇게 쌓여가는 신앙의 대화를 통해 친구의 신앙도 무럭무럭 자라게 될 거예요. 

     

    글 노희태 목사(sen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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