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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나는 AI 오디오콘텐츠 기획자입니다
㈜보이셀라 대표, 배우 추헌엽 대표 | 2022년 08월호
  • 배우로 활동하시면서 AI 오디오 콘텐츠 분야에서도 활약하시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전혀요. IT 분야는 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다만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지 콘텐츠가 핵심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죠. 이 분야의 일을 하게 된 건, 고등학교 때 연극반에서 함께 활동하던 선배님이 IT 분야에 정말 좋은 기술을 가지고 계신데 그것을 어떤 콘텐츠로 담아낼지 고민하시던 중에 저를 불러주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있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또 고등학교 시절부터 저에게 아이디어나 기획력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IT 분야와 전혀 거리가 멀었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시기에 막연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선배님께서 운영하시는 회사는 AI 챗봇과 빅데이터 분석에 탁월한 기술을 가진 회사인데, 제가 합류해 이것저것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음성합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어요. 즉 누군가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서 음성 결과물을 만드는 것인데요. 요즘에는 ‘TTS’라고 해서 글을 입력하면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해주는 기술이 유튜브를 비롯해 정말 많은 곳에 쓰이고 있기는 해요. 그런데 제가 배우이다 보니 발음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TTS 음성 파일들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고 아쉽더라고요. 끊어 읽기만 잘 해도 사람과 훨씬 비슷해질 수 있는데 거기까지 구현이 잘 안 되죠. 그래서 저희는 그 기술을 조금 더 완벽하고 특별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냈어요. 기계음이 아닌 특정 사람의 목소리로 음성을 만들되, 그 사람 특유의 억양과 발음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죠. 그러면 아빠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 친구나 애인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편지, 개인의 영성 일기, 가족의 기록, 심지어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 전하는 메시지 등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이 음성 기술이 쓰일 거라 생각했어요.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려면, 기술적으로 가능해야 하니 여러 과제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획자가 기획을 시작할 때는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껏 큰 상상과 큰 비전을 그려 보고 또 그것을 현실에 맞도록 조율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죠. 처음부터 너무 현실적인 것만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이 음성 기술이 쓰일 수 있는 정말 많은 가능성을 상상했어요. 그리고 저희 회사의 정말 탁월하고 훌륭한 개발자 분들이 무려 2년 동안 그 상상을 실제 가능한 기술로 완성해 주셨죠.  

     

    콘텐츠 기획자와 IT 기술자의 완벽한 협업이네요. 그 기술로 어떤 작업들을 하셨나요?

    첫 작업은 하나님께서 예상치도 못한 길을 열어주셨어요. 아는 분을 통해 이 기술로 성경을 읽는 콘텐츠를 시도하게 됐는데요. 그 첫 번째가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님이신 이재훈 목사님의 목소리로 90일 동안 성경 1독을 하는 프로젝트예요. 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돌아가신 하용조 목사님(온누리교회의 초대 목사이자, sena가 발행되는 두란노서원의 창립자)을 비롯해 지금은 여러 목사님께서 성경읽기와 성도들을 위한 메시지를 제작하고 계시죠. 사실 처음부터 기독교 시장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저희가 어릴 때만 해도 교회 안에서 드럼이나 전자기타를 연주하는 것에 반감이 있었듯이 AI 기술로 읽는 성경에 대한 반감이 있지 않을까 고민을 했거든요. 그럴 때 하나님께서 로마서 10장 17절,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라는 말씀으로 확신을 주셨죠. 지금도 그 말씀을 따라가는 중이에요.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교계에서 신뢰도가 있는 분들을 붙여 주셨고, 또 코로나 상황으로 사람들의 일상 대부분이 보는 것, 듣는 것으로 전환된 환경도 저희에게 유리하게 작용이 되었죠. 덕분에 최근에는 음성 콘텐츠만으로 채워진 <바이블리>라는 크리스천 앱도 출시하게 되었고요. 모든 게 은혜죠.  

     

    저도 하용조 목사님의 음성으로 성경을 들어봤는데,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도 그분의 음성이 완벽하게 구현된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성경 읽기를 예로 들면, 목사님께서 녹음실에서 한 시간~한 시간 반 정도 성경을 녹음하셔야 해요. 그러면 저희가 노이즈, 숨소리 같은 것들을 모두 제거하는 ‘전처리 작업’으로 깨끗한 음성 데이터를 추출하죠. 그리고 나서 텍스트에 적힌 대로 발음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한 후 3~40분 정도 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면 녹음하신 분의 음성과 같은 가상 음성 파일이 생겨요. 거기에 텍스트를 적용하면 그분의 억양과 발음 등이 적용된 목소리 파일이 완성되죠.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완성된 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보면서 어색한 발음이 있는지 검수하는 작업을 마치면 최종 결과물이 완성되죠.  

     

    실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정말 뿌듯하셨겠네요.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으신가요? 

    처음 공개됐을 때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첫 작업인 이재훈 목사님의 경우에는 90일 동안 매일 성경 일독 음성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AI로 만든 음성입니다”라고 자막까지 넣었는데도 아침마다 성도님들이 그렇게 인사를 많이 하셨대요. “목사님, 이걸 매일 어떻게 읽으세요!”라고요. 또 댓글에도 “목사님, 꼭 물 드셔가면서 하세요”라고 남기신 것을 보고 뿌듯해서 캡쳐까지 해뒀어요. 그만큼 저희가 목사님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뜻이니까요. 

     

    기획자로서 앞으로 AI 음성 콘텐츠로 어떤 일들을 꿈꾸고 계신가요?

    AI 음성 기술은 참 좋은 기술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부작용도 있을 수 있어요. 나쁜 예로 보이스피싱이나 법정 증언을 조작하는 데에 사용될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이 기술이 좋은 쪽으로 쓰이는 일에 앞장서고 싶어요. 한번은 한 원로 목사님께서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라고 하는데, 이제 땅끝은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만이 아니라 메타버스와 가상공간까지 확장되었다” 면서 그곳에도 복음을 전할 기술이 크리스천에게 필요하다고 저희를 격려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 말씀을 듣고 소름이 돋았어요. 하나님께서 새로운 비전을 주시는 것 같았죠. 저는 이 기술로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살아나도록, 또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도록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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