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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진정성 없는 제 자신이 실망스러워요
노리터 | 2021년 11월호
  • >> 상담 내용입니다.

     

    친구의 고민을 보면서 사실은 기특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요즘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친구처럼 신앙적인 고민을 하기보다 개인적인 고민들을 더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가요? 저도 나름대로 다른 고민들을 많이 하긴 하는데요. 요즘 들어서 신앙적인 생각을 조금 하게 됐어요. 

     

    아마 영혼이 그만큼 갈급한 것을 친구가 느낀 걸 거예요. 그 정도로 순수한 마음을 가진 친구인 것 같네요. 

     

    그렇다면 다행인데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조금 마음이 복잡해요.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거든요.  

     

    어떤 상태인지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줄래요? 

     

    교회에 다닌 지 꽤 오래 됐고, 교회 예배도 빠지지 않고 잘 드리고는 있어요. 나름대로 QT도 빼먹지 않고 하려고 노력하고요. QT할 때마다 하나님이 저에게 주시는 말씀에 감격하는 날도 많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그냥 형식적으로 하게 되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죄책감 같은 게 느껴져요. 

     

    형식적으로 한다니...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매일 QT를 하려고 마음을 먹기는 하지만 못하는 날도 점점 늘어나고, 그냥 해치우듯이 하게 될 때도 있어요. 솔직히 QT보다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요.  

     

    두 가지 마음이 있어서 많이 힘들었겠네요.  

     

    네. 그래서 주일이 되면 ‘오늘은 성적에 집착하던 때 묻은 나를 깨끗하게 씻고 새 마음, 새 힘을 얻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예배에 참석하곤 하는데요. 막상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면 찬양도 그냥 노래하듯이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되는 것 같고, 설교를 들어도 그냥 ‘그렇구나’ 하는 생각만 들지 뭔가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듣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렇게 예배가 끝나면 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워요. 저를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린 것 같아서요. 또 제가 이미 너무 더러워져서 회복되기 힘든 상태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요. 

     

    그렇군요.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고민을 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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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를 응원합니다

    크리스천 청소년 중에 매일 성경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사역하는 교회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QT 생활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는데요. 주중에 QT를 꾸준히 하는 친구들이 30% 정도 되더라고요. 각자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제가 볼 때 많은 인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친구의 고민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는 ‘나름’ QT도 하려고 애쓰고 있고, 내가 드리는 예배에 진정성이 있는지 고민할 만큼 진정한 예배를 드리려는 마음의 소망이 있는 친구니까요. 이런 마음을 가진 친구에게 먼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전심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친구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답니다. 그래야 온전한 예배를 방해하는 것들을 정리할 수 있고, 방향키를 하나님께 맞출 수 있으니까요.

     

    내 마음 살펴보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우리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게 하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마음에 말씀의 씨를 뿌리셨어요. 모든 사람이 열매를 맺으면 좋았겠지만, 많은 경우 뿌리를 내리는 단계나 열매를 맺는 단계에서 문제를 만나곤 했죠. 예수님께서는 열매 맺지 못한 세 가지의 땅이 어떤 상태인지를 소개해 주셨어요.

     ​첫 번째는 ‘길가’예요. 마음이 굳고 딱딱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거부하는 사람들을 말하죠. 예수님을 구원자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 될 거예요. 이런 사람들은 QT는 물론이고 하나님을 찾으려 하지도 않겠죠. 

     ​두 번째는 ‘돌밭’이에요. 당장은 말씀이 뿌리내리는 것 같지만, 크고작은 시련이나 걸림돌에 걸려 무너져버리는 것을 말해요. 그 돌들은 무엇일까요? 신앙 때문에 받는 박해와 핍박들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말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의 가치들이 될 수 있어요. 어떤 사람에게는 경쟁에서 무조건 이기려는 경쟁주의, 과정보다 결과만 중요시하는 결과주의, 돈과 경제력을 중요시 여기는 물질주의, 내면보다 겉모습에 치중하는 외모지상주의 등이 말씀을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죠. 오래 전에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체육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런데 왜 체대를 준비하냐고 했더니 서울대, 연대, 고대 중 한 곳을 가기 위해서래요. 그러면서 “SKY 빼고는 다 쓰레기래요”라고 한 말이 제 마음을 힘들게 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과외를 해주는 사촌 형이 그렇게 말했다더라고요. 그 형도 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성경과 반대되는 가치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이 친구에게 경쟁주의, 결과주의라는 돌덩이로 자리 잡게 한 것이죠.

     ​마지막은 ‘가시덤불’입니다. 세상의 염려와 유혹들 때문에 말씀을 들어도 열매 맺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제가 고등부를 졸업하는 친구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술에 빠지지 마라. 쾌락에 빠지지 마라. 그리고 반드시 주일 예배는 참석해라’라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학에 가면서 예배 대신 엠티를 선택하고, 친구들과 놀기에 바쁘고, 밤새 게임하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예배에 빠지고, 취업 준비를 핑계로 교회를 점점 멀리하곤 하죠. 놀라운 사실은 그 친구들이 처음부터 믿음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자기 필요에 따라 점점 믿음을 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믿음의 열매가 아닌 자기만족의 열매를 맺는 것이죠.

     ​자, 이 세 가지 마음 밭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면서 지금 친구는 어떤 상태일지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바랄게요. 나의 마음 상태를 잘 알아야 좋은 마음 밭으로 바로잡을 수 있으니까요.

     

    좋은 땅 되기

    예수님께서는 좋은 땅의 시작은 ‘말씀을 듣는 것’이라고 하셨어요(마 13:16). 물론 길가,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 모두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열매를 맺는 땅과 아닌 땅의 차이는 말씀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죠. ‘받아들인다’는 단어의 원어적인 의미는 ‘인정하다’, ‘환영하다’입니다. 그저 좋은 이야기나 필요한 이야기 정도가 아니라, ‘나’라는 한 인격이 존재하고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인생의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것을 말해요.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지금도 성령으로 내 안에서 나를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진리만큼 인생의 중요하고 가장 큰 가치는 없습니다. 그러니 친구도 나의 신앙이 혼란스럽고 의심될 때마다 딱 두 가지를 기억하기 바랄게요. 몸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을 찾는 것처럼 신앙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말씀으로 나의 마음을 진단해 보세요. 그래야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뒤에 어긋났던 삶의 방향키를 하나님께 맞추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는 친구가 되길 축복합니다. 

     

    글 노희태 목사(sen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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