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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나님 아들내미 KBS 공채개그맨, 조래훈입니다
개그맨 조래훈 | 2021년 09월호
  • 몇 해 전부터, 기독교 방송 프로그램 안에서 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선한 교회 오빠 이미지에 입담이 좋은 그 청년은 조금씩 이곳저곳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을 안고 그를 만났다. 역시 방송에서 보던 대로 그는 거침없이 술술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취재│한경진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장난끼 많은 중학생 

    어릴 때부터 저는 좀 장난기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아버지 없이 자라다보니 힘든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저를 위해 작은 액세서리나 예쁜 옷 하나 갖지 않고 모든 걸 희생하신 어머니 덕분에 지금까지 잘 자랄 수 있었죠. 사실, 저의 끼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았어요. 에서 두 번이나 최우수상을 받으실 만큼 끼가 엄청나셨거든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가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셔서 꿈을 이루지는 못하셨대요. 그래도 그 DNA가 저에게 전해졌는지, 저도 무대에 올라가든 사람들을 만나든 항상 자신감 있고 기죽지 않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게 됐죠. 제가 개그맨 시험에 합격되고 나서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엄마가 으로 데뷔했었는데, 네가 이어서 KBS로 데뷔를 하다니.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라고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KBS 데뷔 선배님인 셈이에요.

     

    할머니의 전도 프로젝트

    저희 외할머니 소원이 제가 교회에 가는 거였어요. 그래서 교회 다니는 누나 두 명에게 저를 전도하라면서 매일 용돈을 주셨대요. 그때부터 누나들이 용돈을 받으려고 저를 매일 따라다니기 시작했죠.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는데, 어린 나이에 누나들이 너무 싫어서 흙도 던지고 심술도 많이 부렸어요. 그렇게 1년 내내 누나들이 끈질기게 저를 쫓아다녔는데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안 보이는 거예요. 아마도 제가 꿈쩍도 안 하니까 포기한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싫어하던 사람도 매일 보다가 하루 못보면 왠지 궁금해지잖아요. 제가 그 밀당에 넘어가서는, 누나들이 뭐하나 싶어 제 발로 교회를 찾아갔지 뭐예요. 교회 문을 슬쩍 열고 조심히 안을 들여다 봤는데... 그 순간! 갑자기 제 가슴에 뭔가 묵직한 펀치 같은 게 날라오는 느낌이 드는 거 있죠! ‘헉, 여기에 뭔가 있나보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요. 

     

    “쟤 방언하는 거 꼴 보기 싫어”

    중학교 2학년 수련회 때였어요. 기도 시간이 됐는데, 옆에 거슬리는 광경이 있었어요. 애들을 하도 때려서 보호관찰(청소년 교도소에 수용되지 않는 대신 생활 감독 하에 생활하는 제도)을 받고 있던 중학교 1학년 동생이 있었는데요. 걔가 갑자기 방언으로 기도를 하는 거예요. 그게 너무 꼴 보기 싫더라고요. “하나님, 저런 쓰레기 같은 애한테도 방언을 주시다니요!”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엄청 따지기 시작했죠. 그때 하나님이 그러셨어요. “너도 똑같은 사람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회개기도가 터져 나왔어요. 나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가슴을 막 후벼 파는 것 같더라고요. 그 순간 저에게도 방언이 터져 나왔어요. ‘어 뭐지? 내 혀가 왜 돌아가지?!’ 라고 놀라면서도 나도 모르게 방방 뛰면서 찬양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 있어요. 

     

    “하나님 아빠! 나 힘들어요”

    다른 애들은 힘들면 아빠한테 투정도 부리고 갖고 싶은 것도 사달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얘기할 대상이 없었어요. 그런 제가 안쓰러웠는지 외할머니가 “이제부터 느그 아빠는 하나님 아빠야”라고 알려주셨죠. 그때부터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예배까지 거의 매일 교회에 가서 하나님 아빠를 찾았어요. 다른 애들이 아빠에게 하듯이 필요한 게 있음 갖고 싶다고 하고,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생길 때마다 가서 힘들다고 하면서요. 그랬더니 하나님 보시기에도 제가 짠했나 봐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하나님께 바라는 것이든 투덜거리는 일이든 뭐든지 기도하면 빨리 들어주세요. “하나님 아빠, 제가 여기에 가야 하는데, 아는 사람 한 명만 좀 연결시켜주시면 안돼요?”라고 기도하면 일주일 정도 후에 말도 안 되게 사람이 나타나고 하는 식으로요. 

     

    아버지 같은 존재가 생기다

    하나님은 중학생이 된 저에게 육신의 아버지같이 든든한 선생님을 붙여주셨어요. ‘최요한 선생님’이신데, 이름에서도 예상되듯이 크리스천이시고 아버지가 목사님이세요. 선생님은 제가 공부는 못하지만 끼가 있는 걸 발견하시고 학교 축제 MC로 세워주셨고, 공부보다 예능에 소질이 있다며 예고를 추천하시고 입학금과 등록금까지 대주셨어요. 심지어 제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어느 기업의 장학재단에 자필 편지를 무려 8장이나 써 보내주신 덕분에 3년 동안 예고도 공짜로 다녔고, 대학에 붙었을 때에는 입학금까지 내주셨죠. 지금도 계속 연락을 드리면서 매달 용돈도 조금씩 보내드렸는데, 글쎄 그걸 쓰지 않고 모아두셨다가 제 모교에 ‘조래훈 장학재단’을 만드셨지 뭐예요. 덕분에 저처럼 예체능에 꿈이 있지만 돈이 없는 친구나 한부모 가정인 아이들에게 작지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어요. 

     

    연예인 아닌 연예사병

    최근까지 군대에 ‘연예사병’이라는 보직이 있었어요. 저는 연예인이 아니었지만 해군홍보단의 연예사병 출신이에요. 제가 거의 10년 만에 뽑힌 일반인 연예사병이었대요. 어떻게 된 거냐 하면요. 연예사병 MC 지원자가 엄청 많았고 3차 면접까지 진행을 했는데, 심사하시는 중령님이 교회 집사님이셨어요. 제가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까 난데없이 “자네 이단인가?” 물으시더라고요. 순간적으로 “이단이 아니라 일단입니다!”라고 했는데, 아재개그가 취향에 딱 맞으셨는지 빵 터지시더니 이것저것 질문을 하셨죠. 그러고 나서 합격!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제가 뽑힌 거예요. 연예사병으로 엄청난 연예인 선임들과 함께 200번 넘는 무대에 MC로 서면서 정말 즐겁게 군 생활을 했어요. 그때 15개국을 순회한 적도 있는데, 제 초등학교 때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세계일주’였거든요. 하나님이 그것마저도 이렇게 응답하시더라고요. 

     

    ‘뭐하면서 살지?’

    제대하고 나서 고민이 시작됐어요. ‘이제 뭘 해서 먹고 사나’ 하는 고민이요. 당시에 청소년 사역을 하시던 곽상학 목사님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는데, 저에게 MC나 예능적인 감각이 있으니 신학을 해서 청소년 사역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재미있는 목사’가 될 자신이 있었고,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성경을 공부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 연예사병 때 함께 있었던 개그맨 이용진 선배(크리스천은 아니라고.)가 “너의 꿈과 하나님의 꿈은 다를 수 있으니 개그맨 시험을 한 번 봐”라고 하시는 거예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생각도 안 해봤으니까요.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남은 한 달 동안 준비해서 시험을 봤는데요. 글쎄 바로 합격을 해버린 거예요. 함께 기도해주시던 목사님들도 1차, 2차, 3차까지 합격하는 저를 보고도 못 믿으시더라고요. 목사님께서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시구나!”라고 말씀하실 정도였어요. 

     

    KBS → CBS → EBS

    막상 KBS 공채 개그맨이 되었는데, 정해진 연기를 하기보다 자유롭게 하는 것을 좋아하던 저는 <개그콘서트> 무대가 사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개그맨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그 무대마저도 사라지고 말았죠. 정말 참담했어요. “저 이제 어떻게 하죠?!”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기도한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였나? 갑자기 한 PD님께 연락이 왔어요. ‘CBS 기독교 방송국’이고, 소개를 받았다며 프로그램을 제안하시는 거예요. 하나님은 정말 엄청나세요. 그때부터 몇 년 동안 기독교 방송 여러 곳에서 활동을 했는데요. 기독교 방송도 오래 하다보니 개그맨이라는 저의 정체성이 고민 되고, 일반 방송에 대한 갈증도 생기기 시작했죠. 그 무렵,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EBS의 <반가워 듄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길을 열어주셨어요. 방송국 담당자 분들이 오랫동안 사생활이나 개그소재 같은 것에서 문제되거나 자극적인 것이 없는 MC를 찾으셨는데, 당시에 기독교 방송에만 전념하던 제가 그분들 눈에 띄게 된 거예요. 

     

    주신 분, 주실 분

    돌아보면 정말 감사한 게, 하나님께서 ‘이 아들내미 엄마랑 둘이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뭐라도 하나 해줘야겠다’ 싶어서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을 선물해 주신 것 같아요. <개그콘서트>가 폐지되고 공채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지기 전에 저를 부랴부랴 준비시키셨달까? 그 덕분에 어디 가서든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이렇게 sena에서 저의 하나님을 나눌 수도 있게 됐죠.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예고에 갔고, 레크리에이션과에 들어가고, 일반인이지만 기적처럼 연예사병이 되고, 그 경험으로 재미있는 목사가 되려던 저를 한 달 만에 개그맨으로 만드신 것이, 사실 하나님만 빼고 저나 제 주변 사람 모두에게 당황스러운 과정들이었어요. 심지어 지금은 공부에 관심도 없었던 제가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까지 하다니. 가끔 ‘나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여기까지 오게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하나님 아버지를 느껴요. 여러분도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부모님을 주신 분도, 공부할 수 있게 하신 분도, 내가 지금까지 건강히 지내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그분은 앞으로 내가 부족하고 연약해도 모든 걸 다 주셨듯이 앞으로도 다 주실 분이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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