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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만능 엔터테이너 ‘입(IB)’ 사장님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
개그맨 표인봉 목사 | 2020년 08월호
  • 인터뷰 내내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 무대에서만이 아니라 인터뷰에서조차 기자를 웃기던 뼛속까지 개그맨인 그는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이 행복하다 했다. “IB(인봉, 일명 ‘입’) 엔터테인먼트” 사장님은 회사 로고를 닮은 큰 입으로 카페 안에 강렬한 웃음 테러(?)를 일으키고는 곧 무대에 오를 뮤지컬 <마마누요> 연습장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받은 달란트를 십분 활용하여, 이 세상에서 이 세상의 것으로 하나님과 복음을 전하는 그에게서 또 한 명의 진짜 크리스천을 보았다. 

    취재│김지혜 기자 · 사진│정화영 기자

     

     

    유레카! 재능의 발견
    원래는 꿈이 과학자나 소설가였어요. 고1 때까지는 다른 데 눈 안 돌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이었고요. 그러다 고2 때 우연히 학교 축제에서 MC를 맡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다들 진행을 너무 잘한다고 극찬을 하는 거예요. 이쪽으로 나가보면 어떻겠냐면서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재능을 발견한 순간이었어요! 그때부터 진로에 대한 방황이 시작되었죠. 연극 연출, 배우 등 예능 쪽 꿈을 꾸며 끊임없이 이쪽에 소질이 있는지를 되물었어요. 그렇게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연극영화과 입시에 도전했고 합격했지요. 그게 첫 번째 확신이었어요. 두 번째 확신은 92년에 SBS 공채 개그맨 1기에 합격한 것이었어요. 당시 개그맨 신동엽 씨와 함께 극단에서 연극을 하던 때였는데 막 개국한 SBS 쪽에서 면접제의가 온 거예요. 그때 면접을 안 봤다면, 또 모르죠. 개그맨이 아니라 연극을 하고 있었을지도요!

     

    남산 깔때기에 등극하다
    저희 집 가보가 1937년에 인쇄된 ‘ㆍ’(아래아)가 가득한 할아버지의 성경책일 만큼 저는 할아버지부터 부모님에 이어 3대째 믿음을 지킨 모태신앙인이었어요. 늘 교회에서만 살았죠. 그랬던 제가 자유분방의 최고봉인 대학을 갔는데, 진짜 너무 재밌는 거예요! 모든 것이 신세계였어요. 세상 문화 속으로 단번에 쑥! 빨려 들어갔죠. 제가 대학 시절 별명이 ‘남산 깔때기’였거든요. 학교가 남산에 있었는데, 마치 입에 깔때기를 꽂고 술을 붓듯 잘 먹는다고 해서요. 술 시합이 벌어졌다 하면 늘 학과 대표였고, 방송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주당이었죠.

     

    점점 넓어지는 지경
    개그맨이 가수 활동을 하는 ‘개가수’가 요즘 대세잖아요. 이래 봬도 제가 앨범을 5집까지 낸 원조 ‘개가수’예요. 94년에 <틴틴파이브>로 데뷔해서 1집이 무려 50만 장 넘게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죠. 당시 ‘잉~ 치킨!’ 하는 로보캅 개그로 붐을 일으키기도 했고요. 95년에는 대학에서 ‘뮤지컬 연출’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서 처음으로 <빌록시 블루스>(한국명 ‘보병 스토리’)라는 브로드웨이 작품으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했어요. 그 작품이 그해 최고의 히트작이 되어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극단까지 만들어졌어요. 저는 개그맨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린이 뮤지컬부터 시작해서 브로드웨이 작품까지 해마다 한 작품 이상씩 총 25개가 넘는 작품을 제작하고 연출했어요.

     

    달리는 KTX도 멈출 때가 있다
    말 그대로 전력질주로 달리던 때였어요. 방송국에서도 개그맨, MC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고, SM 자회사인 SM아트컴퍼니의 사장이 되어 음반도 만들고 신인도 뽑고 교육도 시키고 뮤지컬도 만들면서요. 회사는 세계적으로 잘나갔고, 방송 활동까지 병행하다보니 인생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하나님을 찾을 시간이 없었죠. 달리는 KTX 안에 있으면 산 같이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잖아요.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간판, 기둥 같은 것은 그냥 슉슉 지나쳐버려요. ‘어, 방금 뭐가 지나갔지?’ 하는 게 다죠. 제게도 그렇게 전력질주하던 인생의 속도가 줄어들던 순간이 있었어요. 속도가 ‘0’이 되니까 비로소 늘 저와 함께 계시던 하나님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늘 멀리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물 컵을 비우자
    한 번의 깨달음으로 사람이 단번에 바뀌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를 단번에 바꾸지는 않으시더라고요.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셨어요. 물이 가득 담겨있는 물 컵에 물이 점점 비워지면 빈 공간은 공기로 채워지죠. 그것처럼 제 안에 ‘나’를 점점 비워내면 그만큼 하나님께서 더 많이 들어오시게 된다고요. 그렇게 조금씩 ‘나’를 비워내다 보니 어느 순간 중독되었던 것들에서 빠져나오게 되었어요. 문제는 물 컵에 물이 다 비워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물은 호시탐탐 들어올 기회를 엿보다 갑자기 들어오거든요. 그럴 때마다 물을 비워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신앙생활이 아닐까 싶어요.

     

    개그맨, 목사가 되다
    사실 신학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은 늘 느끼고 있었어요. 두 가지 이유였는데요, 첫째는 제가 <방향 인터내셔날>이라는 선교단체 대표를 맡으면서부터예요. 여기서는 미자립교회를 돕거나 해외 선교를 위해 콘서트를 열고, 직접 해외로 선교도 가는 등 여러 가지 문화 예술 의료 선교 사역을 하는데, 특히 오지에 있는 미전도 종족에게 가서 복음을 전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에게 세례를 베풀 누군가가 필요한데 이것은 평신도가 하기에는 어려운 영역이거든요. 또, 두 번째 이유는 제가 크리스천 뮤지컬 대본을 쓰고 있기 때문이에요. 성경말씀을 가지고 만드는데 신학적인 오류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두 가지 이유로 고민했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엄두도 못 내던 차에 우연히 집 근처에 신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 합창단 ‘ACTS29’의 팀원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러 갔다가 알게 됐죠. 마침 제 스케줄과도 맞아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닐 수 있었어요. 그렇게 목사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_<마마누요>
    2010년까지는 주로 브로드웨이 작품 같은 상업 뮤지컬을 많이 했어요. 회심한 후로도 그런 작품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었지만,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재능으로 하나님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처음 쓴 크리스천 뮤지컬이 예요. 요한계시록에 보면 예수님이 문밖에 서서 두드리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것을 모티프로 해서 만든 작품인데 공연 때마다 진짜 눈물바다를 이뤘어요. 이 작품을 함께 하면서, 혹은 관람하면서 신앙을 회복하는 사람들을 보며 누군가는 이런 작업을 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2000년에는 개그맨 신동엽 씨와 뮤지컬 배우 정성화 씨가 예수님으로 출연한 뮤지컬 <가스펠>을, 그리고 올해는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의 비유를 개그콘서트처럼 재미있게 풀어낸 뮤지컬 <마마누요>를 제작·연출했어요. 공연을 보면서 1시간 반 동안 깔깔 웃었던 장면들이 평생 동안 생생하게 떠오르도록 아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죠. 7월 30일부터 8월 16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하니 많이 보러 오세요! 전도용으로도 아주 좋아요!:)

     

    To. sena 친구들에게
    친구가 “어, 거기 뭐 묻었어!” 하며 윗옷을 가리키면 고개가 자연스럽게 숙여지고,
    친구는 신나게 외치죠. “인사 잘~ 하신다!” 우리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보통은 하나님이냐 세상이냐로 나눠서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을 바라보느냐, 나를 바라보느냐로 나눠져요.
    문제가 있을 때, “내게로부터 눈을 들어 주를 보기 시작할 때”
    비로소,“주의 일을 보겠네”라는 거예요(CCM <시선> 가사 중).
    세상적인 것이 다 나쁜 게 아니에요.
    이런 패러다임으로 보면 우리는 모두 머리를 깎고 산속으로 들어가야 하죠.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어요.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누리라고 주신 모든 것들을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취하되 매 순간 내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거예요.
    그럴 때, ‘오늘 성경 몇 장 읽었어?’, ‘오늘 새벽예배 갔어?’ 하며
    진리에 괴롭힘 당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가 주는 자유를 누리게 되죠.
    그렇게 늘 내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이 주시는 풍성한 것들을 더 많이 누리는 친구들이 되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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