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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부림절
‘벤 예후다’ (-rn-rr)는 예루살렘의 명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리의 이름이다. 수많은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낭만이 흐르는 곳으로 수천년 동안 사용되지 않던 히브리어를 이스라엘의 국어로 사용케 한 현대 히브리어의 아버지 ‘벤 예후다’(n-n-rr p)의 이름을 따라 만든 거리이다. 그날따라 ‘벤 예후다’ 거리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울긋불긋한 옷, 머리에 쓴 마스크 등으로 길거리 전체는 마치 거대한 카니발을 연상케 하였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플라스틱망치를 들고 있었다. 서로 머리를 망치로 때릴 때마다 ‘삑’ 소리가 나며 때린 사람이나 맞은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웃고 있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 몇 대 망치로 얻어맞고 나니 웃음이 절로 터져나오며 쉽게 그들과 하나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필자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를 아무나 닥치는 대로 마음껏 망치로 두들겼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머리를 때리는 기분이 그만이었다. 한 대 때리거나 맞고 나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길거리는 온통 웃음과 춤으로 가득 찼다. 부림절을 맞은 예루살렘 벤 예후다 거리의 모습이다. 그러면, 부림절의 유래와 관습, 그 의미를 살펴보자.

에스더서에 나타난 부림절

에스더서에 나타난 부림절에 관한 기사는 빠른 사건의 진전, 화려한 배경, 긴장감, 사태의 급전환, 아이러니칼한 결말 등으로 시종 독자를 사로잡는다.¹ 기사의 간략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페르시아의 황제 아하수에로(Ahasuerus)는 연회를 베풀고 만조백관 앞에서 황후 와스디(Vashti)의 미모를 자랑 하기 위하여 그녀에게 출두할 것을 명령 하였으나 황후는 연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황제는 진노하여 황후를 폐위하고 후임 황후의 간택을 명하였다. 전국적인 미인대회가 열렸고 그 가운데 유대인 처녀 에스더가 황후 후보로 간택되었다. 에스더는 부모를 여윈 후 그녀의 사촌 모르드개 밑에서 자랐다. 모르드개는 베냐민 자손으로 기스의 증손이었으며 제 일차 포로시(599년) 유다를 떠난 후 삼촌의 딸인 에스더를 양육하며 페르시아의 수도 수산에 살고 있었다. 그는 에스더에게 유대인의 신분을 드러내지 말도록 명하였다. 와스디가 폐위된 지 사년 만에 에스더는 페르시아의 황후로 취임하였다. 그후 모르드개는 황제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탐지하고 에스더를 통해 황제에게 보고하도록 하여 황제는 화를 면하였다.
한편 페르시아 왕국에는 옛날 사울왕에게 진멸되었던 아말렉왕 아각의 후손으로 하만이란 자가 페르시아 내에서 중용되어 총리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천하제일의 제국 페르시아의 총리가 된 하만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 그가 누구인가, 페르시아의 총리가 아닌가! 아하수에로 황제밖에는 감히 그 앞에 설 자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유독 모르드개라는 유대인이 자신에게 공손치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유대인을 학살할 계획을 세우고 황제의 재가를 받았다. 그는 주사위의 일종인 ‘푸르’( :한글 개역에는 ‘부르’라고 번역 되었다.)를 던져 유대인들을 학살할 날짜를 아다르월 13일로 정하였다.
모르드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즉각 에스더에게 황제 앞에 나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명령하였다. 황제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페르시아의 궁중법에 따르면 황제의 부름없이 어전에 나가는 자는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로 다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일사보국의 비장한 결심으로 황제에게 나갔다. 의외로 황제는 기쁨으로 에스더를 맞았다. 용기를 얻은 에스더는 황제와 총리 하만을 연회에 초청하였다. 황제와 황후의 초대를 받아 연회를 마친 하만은 대궐문을 나서고 있었다. 천하에 무서운 것이 없었다. 마침 대궐문을 지키던 모르드개를 만났는데 그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인사도 하지 않았다. 하만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신하들을 시켜 장대를 50자 가량 높이 세우도록 명령하였다. 황제의 재가를 받아 모르드개를 장대에 매달아 죽일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그날 밤 황제는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이를 수 없자 황제는 신하를 시켜 궁중실록을 가져오라 하여 소리를 내어 읽도록 명령하였다. 마침 황제에 대한 모반 사건을 낭독할 때 그는 이 일에 공로가 있는 모르드개에게 아무 포상이 없었던 것을 발견하였다. 황제는 하만을 불러 황제가 특별히 대우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포상 방법에 대하여 물었다. 하만은 자기에게 포상하는 줄 착각하여 신하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을 시켜 포상 받는 자에게 황제의 옷을 입히고 황제의 말을 태워 시가행진을 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황제는 하만에게 그가 황제에게 말한 그대로 모르드개에게 포상하라고 명하였다. 신하 가운데 가장 높았던 하만은 할 수 없이 모르드개에게 황제의 옷을 입히고 황제의 말을 타게 한 후 황제께서 모르드개를 이렇게 대우하신다고 외치며 시가행진을 했다.
에스더는 황제와 하만을 다음날 다시 초대하였다. 기분이 흡족해진 황제는 황후에게 소원을 물었고 에스더는 자기 민족을 구해주실 것을 간청하며 하만의 유대인 학살 계획의 진상을 밝혔다. 화가 난 황제가 자리를 박차고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하만은 에스더를 붙들고 살려 달라고 간청하였다. 황제가 다시 에스더의 처소에 들어와 보니 하만이 황후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만이 에스더를 겁탈하려는 것으로 오인한 황제는 분기탱천, 하만을 장대에 매달아 처형시켰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세워 놓았던 바로 그 장대였다. 모르드개는 하만의 후임이 되어 총리직을 맞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학살 일보 직전에서 구출되었다.

어원과 날짜

하만은 유대인들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학살할 날자를 정하기 위하여 ‘푸르’라는 주사위를 던져 그날을 정하기로 하였고 주사위는 유대력의 아다르월(月)에 던져졌다. 부림절이란 말은 이때 던졌던 주사위의 일종을 가리키는 ‘푸르’라는 말에서 왔다.² 하스모니안 왕조 (the king-dom of Hasmonian) 시대에는 ‘모르드카이의 날(Day of Mordecai)’로 알려졌다.³
부림절은 유대력으로 아다르월 14일이며 태양력으로 2월말이나 3월초에 해당한다.⁴ 그러나 예루살렘의 경우 아다르월 15일을 부림절로 지킨다. 에스더서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 페르시아의 수도 수산에 있었던 유대인들은 15일을 경축일로 지켰으나 그 밖의 촌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14일을 명절로 지켰다.⁵ 에스더서 9장 18절에 의하면 당시 페르시아의 수도 수산성에 살던 유대인들은 아다르월 15일에 부림절을 축하하였다. 따라서 아다르월 15일은 '수산 푸림'(Shushan Pu-rim)으로 알려져 있다. 미쉬나(Megi-llah 1.1)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15일에 부림절을 축하하도록 명령한다. 따라서 똑같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텔아비브에서는 아다르월 14일을, 예루살렘에선 15일을 부림절로 지킨다. 텔아비브가 성벽이 없는 도시라면 예루살렘은 성벽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아다르월이 윤달로 들어있는 해에는 두번째 아다르월의 14일을 부림절로 지킨다.

부림절 직전의 샤밧(안식일)

유대인들은 매일 절기를 따라 정해진 부분의 성경을 읽는다. 부림절 직전의 샤밧(안식일)에는 신명기 25장 17-19절을 읽도록 되어 있는데 이 구절은 “자코르 엣 아쉐르 아바 레하 아말렉”(:아말렉이 네게 행한 일을 기억하라)라는 말로 시작된다. 부림절 직전의 샤밧(안식일) 당일에 읽는 성구의 첫자를 따서 이날을 ‘샤밧자코르’(:Shabbat of Rememberance)라고 부른다. 과거의 치욕을 잊지 말자는 것이 이스라엘의 정신이다. 그래야 미래의 치욕도 없겠기 때문이다.

에스더서를 읽는 풍습

부림절이 되면 모든 유대인들은 회당에 나가서 에스더서를 읽어야 한다. 다른 유대인들과 함께 읽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부림절의 구원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민족적 구원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중병으로 회당에 갈 수없는 사람은 집에서라도 반드시 에스더서를 읽어야 한다. 흥미있는 사실은 에스더서를 읽을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이다. 규칙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구속에 관한 네 구절은 큰 소리로 읽어야 한다(에 2:5; 8:15-16; 10:3). 다음으로 하만의 이름이 나오면 소리를 지르며 부림절을 위하여 특별히 고안된 기구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야 한다. ‘그레거스’(Gre-ggers) 혹은 '라 아샤님'(Ra-ashanim)이라고 불리는 이 기구는 손에 쥐고 돌리면 나무가 톱니를 지날 때마다 ‘따다닥’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도록 고안되어 있었다. 보통은 나무로 만드나 금속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하만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소음을 내어 그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는 풍습은 아말렉의 이름을 없애라는 구약 성경의 명령에 근거한다(신 25:19; 스 3:1; 삼상 15:8-9). 예를들어 신명기 25장19절은 “너는 아말렉의 이름을 천하에 도말할지니라 너는 잊지 말지니라”라고 명령한다. 하만은 아말렉의 자손이었다.
이날. 에스더서를 읽는 사람은 에스더9장 7절에서 10절 사이에 나오는 하만의 열 아들의 이름을 단숨에 읽어야 한다. 그들이 한꺼번에 처형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음식

에스더서(9:22)에 의하면 부림절은 슬픔이 기쁨으로, 초상날이 잔칫날로 바뀐 날이다. 모르드개는 이날을 서로 음식을 나누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는 명절로 정하였다. 이 전통에 따라 유대인들은 부림절이 되면 최소한 두 사람 이상에게 음식을 마련하여 보내며, 두 명 이상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보내는 풍습을 지킨다. 이 풍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보내는 유대인들은 유대인의 생존이 어느 정도는 자기가 보내는 구제금(쩨다카)⁶에 달렸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수만명의 유대인들이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들어오고 있으며 이들의 생존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이나 디아스포라에 흩어져 있는 다른 유대인들에게 달려 있다. 유대인들은 천문학적 숫자의 구제금을 마련하여 동료 유대인들을 돕는다. 랍비들은 부림절에 가난한 사람을 위해 바치는 '구제(쩨다카)'를 출애굽기 30장 12절의 성전세(Temple Tax)와 비교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부림절이 들어있는 아다르월 첫주가 되면 첫번째 맞는 샤밧(안식일)에, 이 달이 반세겔에 해당하는 성전세를 내는 달임을 광고한다. 성전이 없는 유대인들은 가난한 사람을 위하여 구제금을 준비하는 것으로 성전세에 대한 의무 이행을 완수한다. 따라서 아다르월 첫번 샤밧(안식일)이 되면 출애굽기 30장 11-16절을 추가 성구로 회당에서 읽는다. 이 안식일을 가리켜 '세겔⁷의 안식일 (샤밧 세켈림;D온323rae?)이라고 부른다.
유대인들은 부림절 점심 때부터 저녁까지 많은 음식을 먹는다. 이때 반드시 삶은 콩과 완두콩을 먹는다. 이는 다니엘이 느부갓네살 황제의 궁중에서 유대인의 식탁법을 지키기 위하여 육식을 피하고 채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양귀비 씨나 과일을 넣어 만든 삼각형 과자를 먹는데 흔히 후식(Dissert)으로 사용하는 이 음식을 '하만의 주머니'(하만 타쉔;Hamantaschen), 혹은 ‘하만의 귀’(오즈네이 하만;n 'amy)⁸라고 부른다. 이 삼각형 모양의 후식은 하만의 귀 또는 하만이 유대인의 금으로 채우고자 하였던 그의 주머니와 모습이 같다고 하여 이와같은 이름을 갖게 되었다.⁹ 이 날은 모든 유대인이 마음껏 취할 수 있는 날이다. 심지어 하만을 저주하는 일과 모르드개를 축복하는 일을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만취하도록 마셔도 좋다고 유대의 전통은 가르친다.¹⁰

카니발

부림절을 축하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은 멋진 옷으로 성장하고 카니발을 개최하는 풍습이 있다. 로마 카니발의 영향을 받은 부림절의 카니발은 심지어 남자가 여자 옷을, 여자가 남자 옷을 입기도 한다. 이날은 유일하게 남녀의 옷을 바꿔 입을 수 있도록 허락된 날이다. 부림절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한다. 사악하게 생긴 하만의 마스크, 아름다운 에스더의 마스크, 아하수에로 황제의 마스크, 웃는 모르드개의 마스크 등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여 탈을 만든다. 여러 나라의 풍속에 따라 옷을 입은 남녀들은 탈을 쓰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길거리에 쏟아져 나와 가두 행진을 하는 유대인들을 가리켜 '아드라야다'라고 부르는데 이는 탈무드의 "아드 델라 야다 베인 아루르 하만 레바루흐 모르데카이"(저주받은 하만과 축복받은 모르드개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까지 기뻐해야 한다.)는 탈무드의 구절을 따서 온 말이다." 텔아비브의 ‘아드라야다 카니발’은 특히 유명하다. 길거리에 쏟아져 나온 유대인들은 마음껏 기뻐하며 길거리의 카니발을 즐긴다. 유대 율법을 공부하는 예쉬바의 학생들은 그들의 선생이나 솔로몬, 혹은 모세 등으로 분장하여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율법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한다. 저녁이 되면 예배를 드리고 에스더서를 각본으로 연극을 한다.

푸림 카딘(p a'nis 작은 부림절;Minor Purim)

아다르월(月)에 윤달이 겹친 경우 유대인들은 탈무드의 전통에 따라 두번째 아다르 월의 14, 15일을 부림절로 지킨다.¹² 역사적으로 유대인이 경험한 첫번째 부림절이 윤달이 겹쳤던 두번째 아다르월(月)에 있었기 때문이다. 윤달이 겹친 첫번째 아다르월의 14, 15일을 ‘작은 부림절’(푸림 카탄]룩 a'-]1S;Minor Purim)이라고 부른다. ‘작은 부림절’에는 부림절 축제가 금지된다. 회당에서 에스더서를 읽지 않으며, 가난한 사람을 돕는 부림절의 행사도 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에는 금식하는 일과 장례 행사를 금한다. 기쁜 날이기 때문이다. 다른 의미의 ‘작은 부림절’도 있다. 유대인들은 소수 민족으로서 전세계 곳곳에서 핍박을 받아 왔다. 수많은 하만으로부터 고통을 받아왔다. 그러나 역사를 통하여 모르드개와 같은 인물도 있었다. 유대인들은 지역에 따라 그들이 경험한 구원의 역사를 ‘작은 부림절’로 지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1741년 이래로 헤브론에 살던 유대인들은 엄청난 양의 세금을 부과받았고 세금을 내지 못하면 죽이든지 노예로 삼았다. 이 일에서 구출된 것을 해마다 기념하여 ‘푸림 타카’ (창문 부림절)로 지킨다. 보헤미야 지방의 브렌다이스(Brandeis)가는 비유대인을 죽이려고 자두 잼(Plum Jam)에 독을 넣어 팔았다는 누병으로 죽을 수밖에 없었으나 구출되었다. 보헤미야의 ‘융 분쯔라우’ (Jung Bunzlau) 지방에서는 이 일을 기념하여 해마다 유대인이 구출된 것을 축하한다. 이것은 또 다른 ‘작은 부림절’이다. 유대인들에겐 지방에 따라 이러한 ‘작은 부림절’이 많이 있다.

신약적 조명

요한복음 5장 1절은 “그후에 유대인의 명절이 있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유대인의 명절은 '부림절'을 가리킬 가능성이 가장 크다. 요한 복음 4장 35절은, “너희가 넉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않았느냐”라고 하였고 유대인의 추수기가 3월말이나 4월초에 시작된다고 보면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때는 12월에 해당한다. 요한복음 6장 4절은, “마침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지라”라고 기록한다. 따라서 요한복음 5장 1절의 유대인의 명절은 12월과 4월의 유월절 사이에 있는 명절이다. 12월과 유월절 사이에는 두개의 명절이 있는데 하나는 12월에 있는 하누카(성전봉헌절 혹은 수전절)¹³이고 또 하나는 2월말이나 3월초에 있는 부림절이다. 그런데 요한복음 10장 22절에서 요한은 하누카 명절을 막연히 유대인의 명절이라고 말하지 않고 '성전봉헌절'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절의 이름을 명시하였다. 따라서 요한복음 5장 1절의 명절은 부림절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요셉푸스에 의하면 예수님 당시의 모든 유대인들이 부림절을 지켰으며 에스더서의 규정대로 서로(가난한 자에게) 보낼 것(음식이나 돈)¹⁴을 보내었다고 한다.¹⁵
유대 전통에 의하면 부림절은 반드시 샤밧(안식일)과 겹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안식일에는 '므길라' (Megillah)를 읽는 것이 금해졌기 때문이다. 므길라는 유대 연례절기에 관련된 다섯 권의 책을 가리키며 특정한 절기에는 반드시 므길라를 읽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월절 제 팔일에는 아가서를, 유월절 이튿날에는 룻기를, 아브월 제 9일에는 애가를, 장막절 셋째날에는 전도서를, 부림절에는 에스더를 읽어야 하는데 이 다섯 권의 책은 하나의 두루마리로 만들어져 있으며 이를 가리켜 ‘므길라’ 즉 '두루마리'(The Roll)라고 부른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명절인 부림절이 다가오자 예루살렘에 올라가셨고(요 5:1), 베데스다 못가에서 38년된 병자를 고치셨는데 그날은 부림절을 앞둔 안식일 이었다.

주(鐘)
1. 구덕관, 「구약론른(하)」(서울:대한기독교출판사. 1990), P. 278.
2. 에스라 3장 7절 한글 개역엔 '하만 앞에서 날과 달에 대하여 ‘부르’ 곧 제비를 뽑아 십이월 곧 아달월을 얻은지라'라고 번역되어 있다. ‘부르’는 '제비'라기 보다는 '주사위'이다.「표준새번역」엔 '하만이 보는 앞에서 주사위의 일종인 ‘부르’를 던졌다. 주사위가 열두째달인 아달월 십삼일에 떨어졌다'라고 번역되었다.
3. II Macc. 15:36.
4. 에스더 9장 19절의 “그러므로 촌촌의 유다인 곧 성이 없는 고을 고을에 거하는 자들이 아달월 십사일로 경절을 삼아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더라”에 근거한다.
5. 에스더 9장 16~19절
6. 쩨다카에 대하여 더 알기 원하면 「그말씀」93년 12월호에 게재된 “유대인의 구제”를 참조하라.
7. 이스라엘의 화폐단위
8. 하만의 귀는 네덜란드에서는 ‘하만수렌’으로 이태리에서 ‘오레키 드 아만’으로, 이스라엘에서는 ‘오즈네이 하만’으로, 스페인어를 쓰는 지역에서는 ‘호누에로스 드 하만’이라고 알려져 있다.
9. 하만 타쉔은 원래 몬타쉔(Mohntaschen)에서 온 말이다. 몬(Mohn)이란 말은 "양귀비 씨"를 말하고 타쉔(Taschen)이란 말은 주머니란 뜻으로 양귀비씨가 들은 주머니 모양의 과자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부림절과 연결되어 하만타쉔(Hamantaschen)으로 이름이 바뀌어 불리우기 시작하였다.
10. Megilah 7b.
11. Megilah 7b.
12. 유대인들 중 ‘캐라이트주의자’들은 첫번째 아다르월의 14, 15일을 부림절로 지킨다.
13. 하누카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고자 하는 사람은 「그말씀」94년 7월호의 “유대인의 하누카”를 참조하라.
14. 괄호 필자 주.
15. Josephus. Antiquity 11.6, p.133.
최명덕 | 199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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